우리나라 기업들이 버는 돈을 투자로 돌리지 않고 쌓아놓고만 있다. 10대 그룹의 자금 동원 능력을 나타내는 유보율이 무려 1200%를 넘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유보율이 1219%나 된다.
한 해 전의 1122.91%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10대그룹 상장 계열사 중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72개사를 분석한 결과다.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올라 2004년 600%, 2007년 700%, 2009년 마침내 1000%를 넘었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납입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자금동원 능력을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으면 일단 재무구조가 안정적임을 뜻한다.
그러나 투자 등 생산적인 부분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다는 부정적인 뜻도 된다.
10대 그룹만이 아니라 전체 상장사를 봐도 유보율이 높다. 한 해 전보다 65%포인트 증가한 746%이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태광산업으로 무려 3만6000%를 넘었다. 그 다음은 SK텔레콤으로 역시 3만%를 넘었다. 롯데제과는 2만%, 남양유업과 롯데 칠성음료 등은 1만%대이다. 삼성전자의 유보율도 9000%를 넘어 1만%로 향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은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아직은 투자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갖가지 친기업 정책을 펼친 만큼, 기업들이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투자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