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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유럽 3개국 방문길에 오르게 됐다.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와 수교 50주년을 맞은 세 나라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그리스를 방문해 국가원수들을 만나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우호증진방안을 논의한다.
이 정부 들어 2008년과 2009년에 이어 3번째 대통령 특사 수락이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가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고 여러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이어서 박 전 대표의 특사 수락은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측은 특사 파견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받아들여지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이다.
김희정 대변인은 이날 "수교 50주년을 맞은 나라에 중량감있는 정치인이 가면 상대국을 배려한다는 생각을 갖게될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이정현 의원은 "이 정부 들어 3번째 특사직 수락이다 있는 그대로 봐달라"며 "특사직 수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집권 종반을 맞은 대통령이 당내 라이벌이었던 유력 차기주자에게 특사직을 맡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나라당의 K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특사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외교분야에서 차기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카드이고 이 대통령은 당이 화합분위기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면서 현안에 대한 도움도 받을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되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BestNocut_R]
이 대통령은 과학벨트와 LH본사 이전 같은 굵직한 현안 처리와 이후 안정적인 국정추진을 통해 벌여 놓은 국정을 마무리하고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야 하지만 주요 지지기반인 친이계가 핵분열하면서 국정추진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4.27재보선은 1차적으로 넘어가야할 산이다. 분당, 강원 등 주요 격전지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여권 전체는 또 한 차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유력 차기주자이자 당내 일정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박 전 대표 마저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나설 경우 국정이 표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눈앞의 어려움보다 내년 총선이 더 큰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내년 4월 총선 이후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8개월 가량 남게된다. 국회지분과 대권을 사이에 둔 당내 계파싸움이 선거패배로 이어진다면 임기말 국정은 불을 보듯 뻔해진다.
차기를 노리는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도 집권세력의 실패가 달가울 리 없다. 대권 플랜의 차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근에서는 "특사를 수용했다고 앞으로 할 말을 하지 않지는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특사 수용에는 이미 정권과 함께하겠다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직 수락을 각기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오월동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여권에서는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