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4월 22일 (금)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정관용>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 시작합니다. 고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고성국>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오늘은 재보선 며칠 안 남았습니다. 판, 오늘 선거판 읽어주셔야 됩니다.
▷고성국> 그러지요.
이재오 장관 발언, 위법 소지 크다▶정관용> 그 전에 방금 2부에 방송 다 들으셨지요? 이재오 특임장관 발언을 둘러싸고 선관위 쪽 입장, 민주당 쪽 입장, 쭉 들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이거 위법입니까, 아닙니까, 고 박사님 보시기엔?
▷고성국> 어, 저는 위법의 요소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선관위랑 또 생각이 다르시네요?
▷고성국> 제가 위법이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위치는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제 법 상식으로는 적어도 현재법에, 실정법에는 위법한 측면이 많이 있다, 이렇게 보지요.
▶정관용> 민주당 쪽 편을 들어주시는군요?
▷고성국> 이게 누구 편을 드는 게 아니고요, 현행법에 그렇게 되어 있지요. 저는 이 법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무직 공무원의 정치활동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가야▶정관용> 법에 문제가 있다?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무직 공무원, 그러니까 국회의원이면서 장관인 사람을 이야기하는 건데요, 또는 뭐 대통령도 그렇지요, 당적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도요. 이 경우에 사실 두 측면이 같이 있잖아요. 공무원으로서 정치 중립 의무를 지켜야 될 그런 측면이 엄연히 있는가 하면, 또 국회의원이거나 당적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 정치를 안 한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요.
제가 정치평론을 할 때, 대통령한테 늘 대통령이 하는 모든 행동은 가장 큰 정치다, 정치적 관점에서 봐야 된다, 이렇게 제가 주문을 하잖아요. 그래놓고서 막상 선거 때 대통령이 뭔가 영향을 미칠 정치적 발언을 하면 공무원 중립 위반이다, 서로 다른 잣대를 가지고 어느 때는 된다고 하고 어느 때는 안 된다고 하고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대통령이 당적을 이탈하면 몰라도 당적을 갖도록 허용되어 있는 현재 정당법 체제 하에서는 정치활동의 범위를 좀 넓혀주는 것이 현실에 맞는 것 아니냐.
▶정관용> 그러니까 법을 좀 고칠 필요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고성국>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관용> 아까 민주당 백원우 의원도 고칠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판단한다.
▷고성국> 만약에 그랬다면 2004년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도 없었겠지요.
▶정관용> 글쎄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선관위 쪽에게는 아니, 2004년 전 대통령 발언하고 지금 이재오 특임장관 발언하고 무슨 차이가 있느냐, 라는 걸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백원우 의원 쪽에는 2004년부터 그런 식의 방향을 제시해왔으면, 차제에 아, 이재오 특임장관 잘 했다, 차제에 법 바꾸자, 이렇게 나가는 게 맞는 것 아니냐, 제가 그랬거든요.
▷고성국> 그런데 선거 막판에 야당 의원이 여당의 핵심 실세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 더구나 당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판에 잘했다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지요.
▶정관용> 통 크게 보면 그런 게 더 선거에 도움 되는 거 아닌가요?
▷고성국> 그럴 수 있지요. 역으로, 역발상으로 보면요.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 당시 논란이 되었던 발언을 하고 나서도 소신을 굽히지는 않았거든요. 뭐 그것 때문에 탄핵까지 받았습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상식적으로 봐서 이것은 해도 괜찮은 행동 아니냐, 계속 아마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정관용> 그렇습니다.
▷고성국> 뭐 탄핵 발의까지 받은 시점에서는 더 이상 그 발언을 자제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러면 적어도 백원우 의원과 같은 정말 대통령을 직접 모셨던 친노 인사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그런 문제의식을 확장시키는 방향에서 문제를 볼 필요는 있지요.
이재오 장관의 선거 독려, 선거에 도움 안 될 것▶정관용> 예, 그나저나 이게, 이런 논란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많이 미쳐요, 어때요?
▷고성국> 미칩니다.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저는 법보다도 정치적으로 볼 때, 지금 민심이 그렇게 좋은 게 아니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친이계들을 3, 40명을 모아놓고 선거를 독려하는 모습 자체가 선거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거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관용> 음... 논란이 일면 도움 안 되는 것은 더 커지겠네요?
▷고성국> 그렇지요.
▶정관용> 왜냐하면 자꾸 잊어버리지 않고 더 얘기를 하게 되니까?
▷고성국> 그렇지요. 자, 한번 돌이켜보시지요. 이재오 특임장관이 불과 10개월 전에 7.28 재보선을 했잖아요. 그때 자신의 선거를 어떻게 했습니까?
▶정관용> 조용하게 했어요.
▷고성국> 한나라당 의원들한테 한강 넘어오지 말라, 이러면서 혼자 했잖아요. 혼자 다니면서 구십도 각도 절하고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그러면서 그 어려운, 정말 6.2지방선거 이후에 그 어려웠던 여당으로서는 그런 민심을 정면돌파 했잖아요. 그렇게 해서 말하자면 자기는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는데.
▶정관용> 근데 이번에 왜 이랬을까요?
▷고성국> 그러니까요. 역시 정말 절박하게 자기 문제를 온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돌파할 때하고 또 권력의 실세가 되어서 정국 전반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 되다보면 눈높이가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관용> 이런 차이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 손학규 대표까지 뛰어든, 판이 좀 다르다, 이런 해석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고성국> 그러나 판이 다르다고 해서 조급하게 이런 식으로 달려들면 오히려 그 판은 더 나빠지지요.
▶정관용> 고 박사님은 그렇게 보신다?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럼 별로 득 될 것도 아닌, 고 박사님 해석에 의하면, 그런 행동인데 논란은 점점 커지고, 고발까지 당하고.
▷고성국> 그런데 이재오 특임장관보다도 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막판에 발생을 했네요.
▶정관용> 강원도?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엄기영 후보 진영 불법선거운동 논란, 선거에 큰 영향 미칠 것▶정관용> 우선 소개를 해주시고요, 엄기영 후보 측 어떤 행동을 했는지. 오늘 나온 뉴스라.
▷고성국> 이 엄기영 후보 측의 운동원들이 강릉의 한 펜션에서 불법적으로 전화홍보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불법적으로 했다는 뜻은 뭐냐면요, 이 펜션이 선거사무소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장소이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한두 명이 한 게 아니라 한 30여 명이 한 것 같습니다. 29명이.
▶정관용> 전화홍보를 했다는 거지요?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29명이 전화홍보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자체가 불법이고요.
▶정관용> 엄기영 후보 측은 그런데 자발적으로 한 거다, 우리는 몰랐다, 이런 식 아닌가요, 현재까지는?
▷고성국> 그렇지요. 엄기영 후보 쪽에서는 이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한 것이고 우리는 전혀 몰랐다, 이렇게 지금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건 상식적으로 봐서, 이렇게 열성적인 분들이 선거를 해주면 참 좋긴 하겠습니다만, 상식적으로 봐서 이게 자발성으로 보긴 좀 어렵다, 우선 선관위가 아마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 민주당 쪽은 또 돈 받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고성국> 그래서 일단 선관위와 경찰이 이 29명의 신병을 확보해서 조사 중인데요, 그런데 만약에 조사 결과 이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 아니라 뭐 지금 민주당은 일당 5만원씩 받고 했다는 것 아닙니까? 3일 동안이나 잠복을 해서 이분들의 현장을 확인했다는 거니까.
만약에 그렇다면 이건 굉장히 심각해지지요. 불법적으로 고용해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이기 때문에요. 일단 지금 한나라당과 엄기영 후보 쪽에서는요, 전화홍보원들이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다, 라고 하는 사실관계는 인정을 했고요.
▶정관용> 그래서 사과까지.
▷고성국> 예, 사과까지 했습니다. 이게 불법적인 행동이라고 하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다만 사전에 몰랐고, 우리가 돈을 주고 고용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이 부분은 결국은 선관위와 경찰의 조사, 또 검찰의 조사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재보궐 선거는 특히 막판에 실수, 실언이 나오면 곤란하다, 그런 말씀 제가 계속 드렸잖아요?
▶정관용> 그렇습니다.
▷고성국> 제가 보기에 이런 정도의 대형 악재는요, 우선 강원도 선거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요, 이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이게 만약에 경찰하고 검찰까지 가서 불법이다, 라는 게 발견되면 당선되어도 문제가 되는 그런 건가요, 아닌가요? 그건 재판까지 받아봐야 되나요?
▷고성국> 물론 그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봐야겠습니다만, 통상적으로 제가 아는 경험칙에 입각해서 보면 이런 정도의 사건이고 실제로 돈을 받은 것이 확인이 되면 그러면 당선 무효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관용> 예, 그건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우니까요. 어쨌든 상황은 그렇군요, 현재로서는. 상당히 큰 사건이다.
▷고성국> 상당히 심각한 사건입니다.
강원, 분당, 김해 모두 야권 승산 높다▶정관용> 그러면 이제 선거 판, 한번 읽어볼까요?
▷고성국> 그러시지요.
▶정관용> 어떻게 읽고 계세요? 예측하실래요?
▷고성국> 예측하지요, 뭐. 틀릴 땐 틀리더라도. 다음 주에 또 회초리 가지고 오면 되니까요. 강원도는 막판 돌발 변수 때문에 사실은 판세가 정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형 악재가 터졌기 때문에 저는 최문순 후보의 추격세가 거세질 거라고 보고요. 어쨌든 TV 토론이, 예정되어 있던 TV 토론은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이제 정말 한번, 두 번 남은 TV 토론에서 엄기영 후보는 아마 방어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게 될 거예요. 그러면 마지막 TV 토론을 마치고 난 시점에서는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관용> 지금 현재에서 이 건이 터지기 전에는 엄기영 후보가 상당히 앞섰다고 볼 수 있고?
▷고성국> 예, 앞서고 있고, 최문순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TV 토론을 거듭하면서 추격을 계속했는데,
▶정관용> 좁혀갔는데?
▷고성국> 예. 그것은 왜 그러냐 하면요, 이 TV 토론은 짧은 시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굉장히 효과적인 선거운동이잖아요. 그런데 엄기영 후보는 워낙 높은 인지도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토론을 통해서 인지도 높이는 게 별 의미가 없어요. 최문순 후보는 여전히 인지도가 낮거든요?
그런데 압축적으로 토론을 통해서 인지도가 높아지면 지지도가 따라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막판 급피치를 올려서 추격하고 있었는데, 엄기영 후보 측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해버린 거지요. 이렇게 되어서 저는 역전까지 갈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관용>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고성국> 예.
▶정관용> 그러면 최문순 승? 아, 그렇게 점을 치셨어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분당은요? 손학규 vs 강재섭, 강재섭 vs 손학규.
▷고성국> 분당은 지금 워낙 혼전이라고 얘기들 합니다만, 지금 시점에서 혼전이라면 역시 야당 쪽에 가능성이 더 있다고 봐야지요. 예컨대 숨은 표가 10%까지는 안 되더라도, 뭐 분당이라고 해서 숨은 표가 없겠습니까?
▶정관용> 그러나 또 재보선은 특히 투표율이 낮은데요.
▷고성국> 투표율이 낮지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이 노이즈 마케팅을 잘 해놓은 셈이지요. 선관위하고 투표 참여 캠페인 가지고서 한번 논란이 있었고, 그걸 이제 사람들이 알게 됐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민주당에서 이낙연 사무총장이 계속 아니, 투표합시다, 라고 하는 캠페인을 왜 선관위가 막느냐, 이러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잖아요.
▶정관용> 그게 법에 당명이 박히면 안 된대요, 그런 광고가.
▷고성국> 예, 지금 당명이 없는 캠페인도 선관위가 철거를 해서 문제가 된 건데요. 그런가 하면 이 사건이 터지니까 이를테면 샐러리맨들은, 직장인들이라 하더라도 법적 공휴일은 아니지만 투표할 권리가 헌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이를테면 투표시간을 10시까지로 늦추자든지 하는 여러 가지 형식으로 문제제기를 당사자들이 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정관용> 영향을 미친다?
▷고성국> 이 지역의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유인하는 요소가 되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거기도 그러면 손학규 승?
▷고성국> 저는 그렇게 예측합니다.
▶정관용> 김해는요?
▷고성국> 김해는 김태호 후보가 상당히 선전했지요. 역시 분당의 손학규 후보처럼 김태호 후보도 김해에서 출마를 했지만 잠재적으로는 대권 주자 중의 한 사람이다, 이렇게 유권자들이 보시는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대통령 중심제이기 때문에 대권 주자에 대해서는 좀 접어두는 측면들이 있거든요.
여당이고 야당이고, 일단 대권 주자 급이면 좀 살려놓고 봐야 된다, 이런 점들이 이제 나홀로 선거전략을 취한 김태호 후보의 예전과는 다른 겸손한 모습과 결합이 되어서 상당한 선전을 했는데, 그러나 역시 이 지역이 워낙 상징성이 큰 지역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결되어 있는 상징성이 워낙 큰 지역이고.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또 유시민 대표에 대한 기대도 또 못지않습니다. 김태호 후보가 잠재적 대권 주자라고 하면 유시민 대표는 현재적인 대권 주자지요.
▶정관용> 그럼요. 지지도에서 야권 쪽에서는 제일 높게 나오니까.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이 선거가 이붕수 후보의 선거가 아니라 유시민 대표의 선거다, 이렇게들 다 보는 거니까요. 적어도 야권 지지자들 측에서는 그렇게 보이지요. 이렇기 때문에 결국은, 야권 단일화 효과가 좀 많이 감소되긴 했지만, 이붕수 후보 쪽에 조금 더 승산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느낍니다.
▶정관용> 거기도 이붕수 승?
▷고성국> 예.
▶정관용> 3대 0이네요, 세군데?
▷고성국> 아, 그렇게 되면 3대 0이 되나요?
▶정관용> 뭐, 알면서 그러세요? 이게 밴드웨건 효과라고 하나요?
▷고성국> 예, 밴드웨건 효과는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되어서 이기는 쪽에 표를 모아주는 효과가 있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 효과를 발휘할 지, 아니면 그 반대가 뭐지요?
▷고성국> 갑자기 용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정관용> 왝더독인가 뭐 그런...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이제 뒤처지는 후보한테 동정표가 몰리는 그런 효과가 동시에 있지요. 통상 우리나라에서의 투표 행태는 선거 막판에 밴드웨건 효과가 조금 우세한 것으로 조사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오늘 예측이 민주당이나 야당 후보들의 밴드웨건 효과를 조금 부추기는 것으로 작용할지도 몰라서 사실은 제가 조심스럽습니다. 그럴 의도는 전혀 없고요.
▶정관용>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신 분들이 아이고, 큰일 났네, 한나라당 가서 찍어줘야지, 이렇게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이게 이중 삼중의 심리전이 여러 군데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를테면 분당을 같은 경우에는 보수층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고 아마 강재섭 후보 측에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박빙이다, 추격당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김해 을에는 똑같은 한나라당의 후보지만 김태호 후보는 이기고 있다, 이길 수 있다, 그래서 밴드웨건 효과를 오히려 노리는, 그건 왜 그러냐 하면은요, 밴드웨건 효과는 대개 대권 주자들이나 큰 인물이 나올 때, 노릴 수 있는 효과고요.
▶정관용> 맞아요.
▷고성국> 강재섭 대표는 중진의원이고, 정말 원로의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차기 대권 주자는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심리전략의 차이도 나타날 수밖에 없지요.
▶정관용> 그나저나 방송에서 이렇게 고 박사님이 나는 누구누구가 이길 거라고 봅니다, 이건 선거법 위반 아니지요?
▷고성국> 이건 제가 여론조사를 공표하는 것도 아니고요.
▶정관용> 수치를 들먹이지 않았으니까.
▷고성국> 그냥 저의 주관적인 느낌을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틀리면 제가 책임지면 될 일이지, 선거법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선관위는 개입하지 않겠습니다만, 한나라당 측에서는 매우 싫어할 수 있겠네요, 고 박사님.
▷고성국> 글쎄요, 왜 싫어할까요. 저는 좀, 선거는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고 이기는 것은 정말로 민심을 읽는... 이를테면 우리가 공부 잘하는 학생은 시험 보고 내가 뭘 틀렸나를 보는 거지, 내가 몇 개나 맞았다고 자랑하는 것 아니잖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저는 청취자분들께 고 박사님의 개인적 의견을 다들 감안해서 들으시라, 그런 걸 옆에서 좀 도와드린 것에 불과하고요
▷고성국> 그러시지요.
▶정관용> 다음 주에 이제 회초리를 맞으실지, 아니면 또 제가 한번 돗자리 펴시지요, 이 소리 나올지 다음 주에 한번 보기로 하고요.
▷고성국> 예.
▶정관용> 그런 와중에 또 오세훈 서울시장, 또 김문수 경기도지사 미국 가서... 특히 이런 발언은 미국에서 많이 하더라고요, 다음 대권 뜻이 있다, 이런 발언 같은 것?
▷고성국> 그러게 말이에요.
▶정관용> 그리고 정몽준 전 대표도 청와대 가서 대통령을 만났고. 거기서 뭐 배수진을 친 듯이 열심히 해보라, 이런 발언을 대통령이 했다는 식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것 묶어서 잠깐 좀 풀어주시지요.
▷고성국> 정몽준 전 대표가 6.2 지방선거 다음날 사표를 냈는데요, 그리고 나서 사실 일이 잘 안 풀렸어요. 월드컵 유치도 실패했고, FIFA 부회장 선거에서도 참패했고요. 예상 외의 참패였지요. 지금 연속으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정관용> 거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 같아요.
▷고성국> 여권으로서 굉장히 아쉬운 거지요. 그래서 대통령이 좀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한번 힘을 실어줬다고 해서, 바로 그런 패배가 다 잊혀지고 다시 바로 본격적으로 주자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느냐.
▶정관용> 그건 아니지요.
▷고성국> 그건 좀 다른 문제 같습니다. 우선은... 뭐 제가 좀 이렇게 인색하게 말씀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내년 총선을 돌파할 수 있는지가 일차적으로 아마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수도권은 어느 지역이나 쉽지 않습니다. 대권주자라고 해서 쉬운 선거는 없습니다.
▶정관용> 지금 동작으로 지역구를 옮겼지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역구를 당시에 옮길 때는 정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면서. 정동영 직전 대선후보와 겨뤘잖아요. 그때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서 불과 두 달만에 치러진 총선이었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이겼습니다. 큰 차이로 이겼지만, 이제 내년 총선은 전혀 양상이 다르지요. 그 점에서 총선 돌파를 직접적인 목표로 하는, 낮은 자세의 행보가 지금은 필요할 때가 아니냐, 저는 대통령이 힘을 실어줬다고 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곤란하다, 이렇게 보고요.
김문수, 오세훈의 발언은 존재감 과시가 목적▶정관용> 오세훈, 김문수, 두 분은?
▷고성국> 오세훈, 김문수, 두 사람이 미국에서 말하자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의 발언을 한 거지요.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도 아니고요.
▶정관용> 아닙니다.
▷고성국> 예, 저는 두 사람이 여러 가지의 그림을 그리고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역시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겠느냐. 지금 이분들이 대선에 출마를 한다면 우선 박근혜 전 대표와 경선에서 겨뤄야 하는데, 승산이 도대체 어느 정도 있겠느냐, 이렇게 따질 수밖에 없겠지요. 자신들의 문제가 걸려있으니까요. 물론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 자리를 가지고 경선을 할 수는 있습니다, 법률상. 그러나 그건 굉장히 옹색하지 않겠어요?
▶정관용> 그만두고 나가야지요, 나가려면?
▷고성국> 그러니까요. 그러면 먼저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를 그만 내려놓고, 승산이 별로 없는 이 대권 도전에 나서야 되는데,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는 거지요.
▶정관용> 현재로서는?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에서의 발언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정도의 발언, 이라고 일단 해석을 합니다.
▶정관용> 아, 결국은 내년 총선 이후쯤 되어봐야 이분들도 판단하지 않겠어요? 당에 어떤 흐름이라든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어떤... 또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는 거니까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이분들보다 더 중요하게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과연 킹메이커로서 누구를 선택할 수 있잖아요. 어떻게 그 구도를 짜느냐가 오히려 이분들에게는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겁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제가 묶어봤는데, 이건 그냥 우연의 일치군요? 다 시기를 일부러 짠 건 아니겠군요?
▷고성국> 일부러 짰다고 할 수는 없지요. 다 두세 달 전에 기획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기 때문에요. 이 정도 기획력이면 대통령 할 만 하지요.
▶정관용> (웃음) 아니, 혹시 저는 그런 누가 있나 싶어가지고. 그건 아니고?
▷고성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관용> 이런 발언들도 그런 큰 의미를 부여할 것은 아직은 아니다?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간명하게 정리해주셨네요. 고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성국>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