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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지는 돌고 돈다"
4.27 재보선 직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손학규 대표에게 달아준 '빳지'(국회의원 배지)가 돌고 돌아 한나라당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에게 채워졌다.
겉으로는 으르렁 거리지만 결국에는 돌고 도는 여야 인맥의 공수회전을 보여주는 일례다.
황우여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손학규 대표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 민주당 대표실을 찾았다.
한나라당 시절 이후 오랜만에 서로 마주한 손 대표는 "한국정치가 바뀌고 혁신과 쇄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인(sign)을 보내시는 것 같아 반갑다"며 "황우여발(發) 변화와 혁신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냈다.
이어 손 대표는 "원내대표가 됐으니 날치기는 물론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며 "황 대표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와 단지 한나라당 내부만이 아니라 국회, 여야관계, 정치와 국민의 관계를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종일관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한 손 대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원내대표는 달아야 한다"며 황 원내대표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직접 옷깃에 채워주기도 했다.
이는 4.27 재보선 분당을 승리 이후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직접 달아준 배지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손학규) 대표님께서도 대통령을 좀 자주 만나야 한다"며 "민생과 서민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서는 한나라당의 정책으로 기조를 조금 옮기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손 대표와 만남을 가진 직후 황 원내대표는 곧바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찾았다.
콤비를 자랑하던 한나라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에 이어 박 원내대표와 짧게나마 짝을 이루게 된 황 원내대표는 "한-EU FTA 처리에 좋은 모범을 보여주셨기에 국민들에게 더 좋은 인상을 주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번 한-EU FTA 비준 문제로 한나라당과 야합했다는 지적을 받아 곤경에 처했던 박 원내대표는 "나는 곧 물러나지만 한-미 FTA는 국회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하는게 좋겠다"고 맞받아치는 동시에 서로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선전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