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올라갈수록, 그리고 상급 학교로 갈수록 초등학생과 중ㆍ고교생의 행복감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29일 발표한 ''서울형 학생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62.5점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서울형 학생행복지수는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학교생활 만족도''와 ''가정생활 만족도'', ''자신에 대한 만족도(성적과 자신감 등)'', ''전반적 행복도(''나는 현재 행복하다''라는 데 동의하는 정도)'', 4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영역별 행복지수는 가정생활 만족도가 69.2점으로 제일 높았고, 이어 전반적 만족도 64.8점, 학교생활 만족도 62.0점 순이었다.
자신에 대한 만족도는 54.0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날 발표된 행복지수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초ㆍ중ㆍ고 각 22개교씩 모두 66개교를 대상으로 학년당 한 학급씩(초등학교는 5, 6학년만) 총 5,35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학교급별 행복지수는 초등학교가 75.1점으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61.8점, 고등학교 56.4점으로 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행복지수가 급속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학교급에서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행복지수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의 평균 행복지수는 77.2점으로 80점에 근접했지만, 6학년은 73.2점으로 떨어졌다.
중학교 역시 1학년이 65.4점으로 가장 높았고, 2학년과 3학년은 각각 60.3점과 59.7점으로 1학년보다 5점 이상 낮았다.
고등학교는 학년별 행복지수 차이가 초ㆍ중학교보다는 크지 않았지만, 1학년 57.1점, 2학년 56.1점, 3학년 55.3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수가 떨어지는 추세가 유지됐다.
성적과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학생 행복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도 확인됐다.
상ㆍ중ㆍ하 3단계로 구분했을 때, 경제적 수준이 ''상''인 학생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73.0점, ''하''인 학생들은 53.5점으로 그 차이가 무려 20점에 육박했다.
성적에 따른 행복지수 격차 역시 ''상'' 71.1점, ''하'' 54.3점으로 경제적 수준에 따른 차이 못지않게 벌어졌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11개 교육지원청을 기준으로 한 지역별 행복지수는 성동이 65.2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강동 64.2점, 강서 64.0점, 동작 62.9점 등의 순이었다.
강남은 62.2점으로 북부(61.6점), 동부(60.0점), 남부(58.7점)와 함께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방정환재단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 4월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전국 초ㆍ중ㆍ고생 6,4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같은 내용의 자료가 있는 OECD 23개 국가와 비교한 결과였다.
OECD 평균을 100점으로 놨을 때,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 주관적 행복지수는 평균에 34점이나 모자라는 65.98점으로 23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