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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검찰청 '칼날'도 비켜간 218억, 부산저축銀 비자금?

[단독]대검찰청 '칼날'도 비켜간 218억, 부산저축銀 비자금?

김양 부회장 측근이 운영하는 E사, 이면약정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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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독일 풍력발전사업에 650억 원 이상을 부실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회계상 손실 처리된 수백억원이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개연성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08년 9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된 P사는 부동산 개발과 해외 투자 전문회사로 건축가 강모(52)씨가 지분을 99% 보유하고 있다.

이듬해 9월 3일 회사 이름을 바람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윈드(wind)'가 포함된 E사로 바꾼 강씨는 독일 풍력발전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구속기소)부회장의 광주일고 후배인 강씨는 그룹 사옥과 관련된 각종 공사를 독점하고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노컷뉴스 6월 1일 보도)

부산저축은행그룹 5개 계열 은행은 적게는 20억 원에서 많게는 170억 원까지, 모두 516억 원을 강씨가 추진하는 사업에 일제히 빌려줬다.

강씨가 운영하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인 건설업체 P사에 같은 해 대출된 275억여원보다 훨씬 큰 액수이다.

사실상 부산저축은행그룹의 SPC로 추정되는 E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파악한 120개 SPC 명단에도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PC에 대한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이 당초 알려진 4조5942억 원보다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E사의 자금 흐름을 보면 200억 원이 넘는 돈이 특별한 이유 없이 사라졌다.

당시 E사는 그룹으로부터 빌린 516억 원에 다른 자본을 더해 모두 1000억원 가량을 들여 독일 현지법인을 세우고 북해 연안에 있는 288메가와트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에 투자했다.

E사는 독일 법인을 설립하자마자 지분 30%를 덴마크의 한 투자회사에 넘기기로 하고, 매각대금 1440만유로(당시 환율기준 우리 돈 223억여원)는 2010년 6월 23일까지 지급받기로 했다.

그런데 덴마크 회사는 약속된 날짜까지 돈을 주지 않았고, E사는 별다른 회수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지난해 연말 미수금 전액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즉 받지 못한 돈을 앞으로도 회수할 수 없는 채권으로 분류하고 약 218억원을 모두 손실로 처리한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지난해 E사에 추가로 130억원을 빌려주며 수상한 거래를 계속했다.

E사의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한 공인회계사는 "불과 몇 개월 만에 미수금 전액을 대손 처리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의 회계처리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며 "덴마크 회사와 대금을 다른 식으로 돌려받는 이면약정을 맺고 비자금을 조성했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이 회계사는 E사의 독일 현지법인에 대해서도 "부산저축은행그룹과 E사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재무제표상의 손실과 상관없이 나중을 위해 남겨둔 일종의 보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진 218억원이 김양 부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BestNocut_R]

여기에 지금까지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E사와 독일 현지법인까지 새롭게 조명되면서 베일에 가려 있던 부산저축은행그룹 비자금의 규모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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