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속기소된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이 "증자를 하면 살 수 있다는 청와대의 언질이 있었다"며 지난해 말 대규모 증자를 주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6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 증자에 필요한 재원은 은행이 보유한 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내부에서는 증자에 반대하는 의견이 상당했다. 증자를 해서 회생할 수 있는 상황을 이미 넘어섰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증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은 "청와대의 언질이 있었다"며 "증자를 해야 살 수 있다"고 증자를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증자를 해서는 안된다는 부산저축은행 임직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600억원이 증자되는 지난해 말은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기 약 두 달 전으로 부산저축은행의 부실을 수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이었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에서 어떤 신호가 있었길래 누가 봐도 무리한 증자가 강행됐는지 규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부산저축은행이 지난해 위기상황에서 실시했던 1500억원 규모의 증자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삼성꿈장학재단 500억원과 포스텍 500억원, 대주주 500억원 등 모두 1500억원을 증자하는데 성공했다.
이 때도 부산저축은행에서는 부실 규모에 비춰볼 때 1500억원 증자의 효과가 의문스럽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BestNocut_R]
이 때문에 여기서도 "''증자를 하면 살아날 수 있다''는 금감원 차원의 신호가 있었다"고 부산저축은행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주장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김양 부회장 등 구속기소된 부산저축은행 임원들을 상대로 이처럼 수상한 증자를 강행하게 된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이처럼 미심쩍은 증자 과정에 캐나다로 달아난 거물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박 씨 외에 다른 브로커나 정·관계 인사들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김 부회장 등을 상대로 증자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