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중호우에 강바닥이 깎이는 것을 막기 위해 4대강 바닥에 설치하기로 했던 구조물 가운데 둘 중 하나는 설치되지 않았거나 유실된 것으로 파악돼 장마철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4대강 살리기 공사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본류 준설공사의 공정률은 16일 현재 90%를 넘어섰다.
강바닥 준설로 본류의 유속은 눈에 띄게 빨라졌고 본류로 흐르는 지천들의 유속도 덩달아 빨라졌다.
이대로 둘 경우 지천과 본류가 만나는 합류 지점의 강바닥은 심하게 깎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토해양부는 이들 합류 지점 강바닥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인 ''하상유지공'' 설치 공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토해양부가 이 하상유지공을 설치하기로 한 지점은 모두 112곳. 그런데 최근 4대강사업 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가 실태를 점검해보니 남한강에 3곳, 낙동강 최소 21곳, 금강 14곳, 영산강 2곳이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설치된 곳도 지난 4~5월 봄비로 상당수가 유실됐다는 사실이다.
남한강은 2곳, 낙동강 3곳, 금강 7곳, 영산강 1곳 등 모두 13곳이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에는 4대강범대위가 파악하지 못한 17곳의 합류지점이 있어 유실된 하상유지공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봄비에도 무너진 이상 앞으로 비만 오면 비슷한 결과가 반복되리라는 것이 4대강범대위의 결론이다.
조사를 주도한 관동대 곽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시작은 했지만, 결코 준공할 수가 없는 사업"이라며 "설사 내일 4대강 사업이 준공된다 해도 오늘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어 4대강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4대강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익은 거의 없다"며 "4대강 사업의 결과물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 경고했다.
4대강범대위는 이날 국회에서 국회의원, 각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결과를 보고하고 앞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