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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풍 메아리와 함께 쏟아진 장맛비로 4대강 공사 현장 곳곳이 붕괴되고 쓸려 내려갔다.
특히 상주보 하류 제방이 이번에도 맥없이 유실되면서 홍수대비 차원에서 만든 보가 오히려 홍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4대강 사업 현장 곳곳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예상이 불행히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교각 주변까지 무리하게 준설하면서 교각을 지탱하는 힘이 급속히 약화돼 다리 붕괴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는 왜관철교 붕괴로 현실화 됐다.
지류가 본류에 합류하는 지점 곳곳도 다시 무너져 내렸다.
이 가운데 특히 경북 상주시 인근 상주보 하류 제방이 또 다시 무너진 것은 대재앙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상주보는 폭 540m 의 낙동강을 가로막아 낙동강의 물을 가둬놓은 뒤 강물이 차오르면 왼쪽 끝에 난 폭 105m의 수문을 열어 물을 하류로 흘러 보내도록 설계돼 있는 일종의 댐이다.
이 일대는 원래는 유속이 느린 곳인데 대규모 준설로 유속이 빨라진데다 빠른 물살의 힘이 좁은 수문을 통해 한꺼번에 발산되면서 하류쪽 제방을 공격해 무너뜨린 것이다.
지난 5월 중순 비에 무너져 내렸던 걸 원상 복구해 놨는데 이번에는 더 심하게 무너져 내렸다.[BestNocut_R]
현장을 둘러 본 녹색연합 황인철 팀장은 "이번에는 그 때보다 붕괴 정도가 훨씬 심각하다"며 "하류 제방 2/3 정도가 힘없이 무너져 내렸는데 앞으로 비만 오면 붕괴될 거라는 당시의 예측이 불행히도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호안보호공 공사를 진행하던중 이번 집중호우로 일부 깎여 내려간 것"이라며 "주변 농경지 등은 전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국토해양부는 이어 "조속한 보강 공사를 하겠다"며 안심하라고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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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보강은 불가능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보는 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데, 댐은 협곡 지형의 암반위에 조성된 것이라 물의 힘을 견뎌낼 수 있지만 상주보는 흙 위에 조성된 것이라 하류 전 구간을 콘크리트로 도배하지 않는 한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4대강에는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두 16개의 보가 새로 설치됐다.
모든 보가 상주보와 같은 운명은 아니겠지만, 수 십 만년의 세월이 만든 자연의 물길을 불과 3년만에 인위적으로 바꾼 인간의 도전에 자연은 말 없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