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위탁 유기동물보호소가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부산시와 강서구, 금정구 등 일선 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동물보호소에서 근무했던 자원봉사자 등의 증언을 바탕으로 동물 학대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이 구더기가 가득한 음식물 통과 동족인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의 시체를 훼손하는 사진과 동영상 등을 인터넷 카페와 게시판 등에 퍼 나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위탁보호소가 돈을 벌기 위해 동물들을 학대하는 등 관리를 허술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2년가량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다는 인터넷 카페(길냥손)의 누리맘(ID)은 "찾는 사람이 많이 없다보니 동물들에게 밥과 물을 주지 않고 굶겨 죽인 뒤 위탁비만 챙긴다"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지저분한 위생상태에 대해 비판하면 '후원을 받아와 해결하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자원봉사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면 보호 동물을 안락사시켜버린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자원봉사단체인 '천사를 만나다'의 엄지코코(ID)는 "이런 상황을 부산시청과 구청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온다"며 "행정기관이 이렇게 안일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동물애호가들로 구성된 부산유기동물보호시민모임은 지난 16, 17일 부산시청 앞과 부산역 광장에서 학대 동물들의 사진을 게시해놓고 행정기관의 엄격한 관리 감독과 보호소의 계약 해지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절차와 법령에 따라 보호소에 시설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각 구청에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유기동물보호소 측은 자원봉사자들이 사안을 부풀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보호소는 법적으로 10일이 지나면 유기동물을 안락사하게 돼 있지만 불쌍한 동물을 그냥 죽이는 게 안타까워 오랜시간 보호하고 있다보니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보호소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에 고발했다"며 "인터넷 등에 비난 여론이 거세져 기존 500여 마리였던 유기동물을 100여 마리로 줄여 엄격한 위생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시 위탁 유기동물보호소는 주인 잃은 유기동물을 잡아 7일 동안 주인이 찾아갈 것을 공고한 뒤 10일이 지나면 안락사시키고, 이 과정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한 마리당 10만 원을 일선 지자체로부터 받고 있다.
국제신문 김화영기자/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