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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북한

    조용한 김일성 17주기…경제·승계 방점

    • 2011-07-07 14:34
    김일성 주석의 17주기(8일)를 하루 앞둔 7일 북한은 여느 때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공식행사로는 5일 평안남도 온천군에서 열린 농업근로자 회고모임, 6일 열린 직맹원의 맹세모임과 여맹원의 회고음악회, 청년학생의 회고무대 정도이고 국가우표발행국에서는 소형전지 3종, 개별우표 23종 등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오히려 김 주석에 대한 추모 분위기보다 지난달 29일 남한 전방부대의 구호를 문제삼아 ''보복성전''을 공언한 정부 대변인 성명을 이어가는 대남 압박과 위협이 더요란하다.

    또 오는 11일 북중 우호협력조약 체결 50주년을 앞두고 친선대표단을 교환하는 등 대외 행사에 더 열을 올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김 주석이 사망한 시점이라 떠들썩한 축제보다는 추모 분위기를 조성할 수밖에 없고 올해가 17주기로 이른바 ''꺾어지는 해''가 아니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각종 매체는 김 주석의 17주기를 맞아 수기, 기사, 논평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추모 분위기를 돋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6일자 노동신문은 2면과 3면에 김 주석의 업적 등을 되돌아보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고, 민주조선도 관련 사설을 실었을 뿐 아니라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도 김 주석 관련 글들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북한은 이들 글을 통해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승계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강성대국 진입의 해(2012년)를 앞두고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

    김 주석의 항일빨치산 시절 유격대 간호사를 했던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은 대남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 기고한 ''어버이 수령님은 우리 조선의 위대한 선군시조이십니다''란 제목의 수기에서 "어버이 수령님의 선군위업을 계승한 우리 당의선군정치가 있어 백두에서 시작된 선군혁명역사는 세기를 이어 힘차게 흐르고 있다"며 김일성 가계(家係)인 ''백두혈통의 계승''을 강조했다.

    또 노동신문은 지난 4일자 ''평양을 영원히 김일성 조선의 수도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평양 10만 가구 주택건설사업 등을 거론하면서 수도 평양이 김일성 주석의뜻을 받드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7년 당 총비서가 되면서 본격적인 ''김정일 시대''를 열었다는 점을 들어 최근 재개발 사업 등을 통해 평양을 ''김일성 조선의 수도''로 만들면서 후계자 김정은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북한의 매체들은 김 주석의 100회 생일인 내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목표를설정한 만큼 추모분위기를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전환하는 데 더 관심을 쏟고 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6일 ''어버이 수령님의 경제강국 건설 염원을 빛나게 실현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인민경제 모든 전선에서 대혁신, 대비약의 폭풍을 세차게 일으켜 나가야 한다"며 "추제연호로 빛나는 김일성 조선의 100년사를 우리식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로 빛내고 강성대국의 대문에 떳떳이 들어서자"고 강조했다.

    노동신문도 같은 날 ''자립의 기둥을 굳건히 세워갈 철석의 의지''란 글에서 "어버이 수령님이 열어주신 자립의 한길에서 한치도 벗어남이 없이 주체공업은 앞으로만 전진해 가고 있다"며 "어버이 수령님의 유훈이 활짝 꽃펴난 경제강국을 우뚝 일떠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7주기를 맞아 2012년 이후 체제를 준비하기 위해 후계와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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