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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렙 법안 처리 지연으로 방송광고시장의 극한 경쟁체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여권에 대한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빗발치는 비난여론을 의식해 8월 임시국회에서는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진정성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이 8월 국회 처리 여부에 대해 "안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잘 반영해주는 대목이다.
미디어렙 법안의 8월 임시국회 처리는 사실상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대 쟁점인 종합편성채널의 미디어렙 편입 여부에 대해 여야의 접점 찾기가 어려운데다, 조만간 종편이 직접 광고영업에 들어가면서 한나라당이 조급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종편이 9월부터 직접 광고영업에 들어가고 SBS,MBC 등 지상파 방송 등도 독자 영업에 들어갈 경우 방송광고 시장은 무한 경쟁체제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종편규제 외면 이런 결과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8년 11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독점판매체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09년말까지 대체입법을 마련하라고 한 이후 1년 6개월 이상 무법 상태를 방치하면서 얻은 현 여권의 성과물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7월 한나라당이 신문의 방송 진출을 허용하는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강행 처리한 뒤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 채널을 위해 취해온 정책을 되짚어보면 한나라당이 미디어렙 법안 처리에 왜 소극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방통위는 그동안 지상파와 같은 영향력을 갖게 될 종편에 대해 지상파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하라는 요구를 외면해왔다.
종편은 출범부터 케이블 등 유료방송에 의한 의무송신이라는 차별적인 특혜를 보장받는다.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때 영세한 외주전문제작 채널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시행령에 따른 것이다.[BestNocut_R]
그럼에도 지상파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는 받지 않는다. 국내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지상파는 60~80%, 종편은 20~50%),외주제작프로그램 편성비율(지상파는 40%이내, 종편은 주시청시간대에 한해 15%이내) 등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광고제도에서도 종편은 중간광고 허용과 광고시간 등에서 지상파에 비해 특혜를 받게 된다.
이런 특혜 조치에 대해 방통위는 "현행 방송법 틀안에서 허용한 것(최시중 방통위원장)"이라거나 "종편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일 뿐"이라며 과거 만들어진 허술한 규제공백 상태를 눈감아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렙 법안처리 회피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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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가 이처럼 종편에 대한 규제에 눈감고 있는데 맞춰 한나라당은 미디어렙 법안 처리 지연으로 화답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6월 3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 발언은 한나라당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됐다.
그는 종편의 미디어렙 편입 논란에 대해 "정부가 봤을때 종합편성채널은 아기다. 걸음마를 할때까지는 보살펴야 한다"며 직접 광고 영업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맞춰 한나라당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사안도 아닌 KBS 수신료 인상안을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강행처리해 여야 대치 상황을 조성하는 것으로 미디어렙 법안 논의의 물꼬를 아예 봉쇄했다.
종편이 미디어렙에 편입되지 않는 한 법안이 처리되지 않아도 종편은 직접 광고 영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종편이 미디어렙에 편입되지 않을 경우 사회에 끼칠 폐해는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미디어렙은 방송사가 광고 유치를 위해 광고주에게 압력을 가하거나 반대로 광고주가 광고를 미끼로 방송사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지상파와 다름없는 영향력을 갖게 될 종편은 ''신생사''라는 이유 만으로 미디어렙에 편입시켜선 안된다는게 방통위와 한나라당의 논리다.
◈내년 총선, 대선 겨냥한 합작품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언론학계는 여권이 종편의 직접광고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지난 2009년 7월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강행처리해 조중동 방송을 탄생시킨 목적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정권에 우호적인 조중동 방송을 안정궤도에 올려 정권 재창출에 활용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말로 장기집권 프로젝트 1단계인 정권홍보방송 종편채널승인작업을 마무리했다면 이제는 조중동 방송에 충분한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일이 2단계 작업으로, 종편의 독자영업 허용은 그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정치권력과 자본, 언론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한 것으로, 종편이 계속 보수적 목소리를 내면 보수의 어젠다가 전면에 부각되고 그러면 정치적 영향력과 집권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권의 이같은 의도가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종편이 시청률 경쟁 과정에서 오히려 현 정권에 대한 폭로전으로 갈 것"이라며 "현 정권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를 쓸 경우 차별화가 안되니까 ''저기는 바른 언론인가보다''하는 착시효과를 얻으려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