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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독산동과 경기도 광명시를 잇는 금천교. 독산동에서 금천교를 지나 안양천길로 우회전 하려는 차들은 가로 세로 각각 1m 가량 파여 나간 깊은 홈에 움찔한다.
종로2가 모 유명 영어학원 앞과 4가 광장 시장 앞 도로에서도 큰 파임현상이 발견됐고, 어떤 곳에서는 아스팔트가 돌출해 위험천만하다.
CBS가 16일과 17일 이틀여 걸쳐 수도권 곳곳의 도로를 달려 봤다. 한 달 가량 지속된 긴 장마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도로가 군데 군데 파여 나간 것이 목격됐다.
고속도로도 사정은 마찬 가지여서 경인고속도로 등에서는 도로가 움푹 들어간 곳이 꽤 있었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들이 이 곳을 지날 때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했다.
장맛비로 인한 지름 2,30cm 미만의 작은 균열은 이루 셀 수 없어서 6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서울시 도로관리과에만 1만 7천 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도로가 중간 중간에 파이는 현상은 빗물이 아스팔트 사이로 스며들어 부피가 팽창했다가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면서 발생한다.
이런 도로 파열은 버스들이 많이 다니는 버스 중앙차로나 맨 바깥쪽 차로가 특히 심하다. 인도와 접한 도로 맨 끝부분은 아스팔트 파편이 수북하다.
도로 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 특히 밤에 멋모르고 달리던 운전자들은 덜컹하는 흔들림에 사고가 난 것 아닌가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택시기사 김 모 씨는 "(도로파임 때문에) 동부간선도로에서 사고를 낼 뻔 했다"며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뒷차가 받을 염려가 있고 핸들을 꺾으면 옆차와 부딪힐 수 있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다른 택시기사 이 모씨는 "주간에는 환해서 시야가 확보되고 차도 많아서 빨리 안달리니까 괜찮지만 야간에는 굉장히 위험하다"며 각별한 신경을 쓸 것을 당부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자체들은 비가 그치면서 본격적인 응급복구에 들어갔지만 손을 봐야 할 곳이 한 두곳이 아니어서 당분간은 도로보수에만 매달려야 할 판이다.
서울 북부 시설관리공단에서 나온 한 용역업체 직원은 "올해는 장마가 길고 비가 많이 와서 복구 작업량이 작년보다 70% 가량 더 늘었다"며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가량 100개 가량의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복구를 해도 고민은 남는다. 기존 도로와 높낮이가 맞지 않아 승차감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미관도 좋지 않다. 서울시내 도로 가운데는 몇 년간의 이런 땜질로 이미 누더기처럼 기워진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8월에 태풍이 몰려오고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똑같은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이 때문에 시공 당시부터 배수를 중심으로 설계.시공을 해야 반복되는 도로 파손을 막을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돈이 필요하고 공사를 다시 하는 동안 엄청난 교통체증이 빚어질 수 있어서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는 집중호우는 우리에게 하나의 골칫거리를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