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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한국경제, 벼랑 끝? & 한국 정치" -②

정치 일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한국경제, 벼랑 끝? & 한국 정치" -②

    [집중인터뷰]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없으면 양극화 극복 어렵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7월 28일 (목)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종인

     

    ▶정관용> 시사자키 전 청와대 경제수석, 또 전 보건사회부 장관, 그리고 전 4선의 국회의원 출신인 최고의 경제전문가 김종인 박사와의 긴 대화 계속 이어갑니다. 2부 마무리 지으면서 동반성장위원회, 결과적으로 이미 나타나있는 이익을 어떻게 나누느냐. 초과이익 공유제 이런 것들은 방법이 될 수 없다, 또 대기업 때리기 식의 발언, 이런 것들도 사실 그냥 전반적인 국민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것 정도라고 본다,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주 의미심장하게 이제는 정치세력보다 경제세력의 힘이 더 세다, 라고까지 표현하셨어요. 그런데 양극화는 분명히 우리가 극복해야 할 숙제 아니겠습니까?

    ▷김종인> 예.

    ▶정관용> 그런데 경제세력, 즉 재벌로 대변되는 대기업 집단들의 힘이 그만큼 세져 있다면, 그걸 어떻게든 제어하거나 규제하지 않으면 양극화는 더 심화되지 않아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없으면 양극화 극복 어렵다

    ▷김종인> 아, 물론이지요.

    ▶정관용> 제도를 통해 하라? 어떻게요?

    ▷김종인> 그런데 그게 제도를 통해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대통령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그것을 추진하지 않는 이상은 그거를 실현시킬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이제 소위 경제세력들은 경제세력 나름대로의 자기네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또 역시 언론이니 이런 걸 동원해서 자기네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정관용> 언론뿐 아니라 사법계 뭐.

    ▷김종인> 모든 우리나라의 각 분야를 다 그 사람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관용> 그러니까요.

    ▷김종인> 예를 들어서 뭐 언론에다가 학계, 여론 지도층에다, 무슨 법률 시장에다가 다 그런 걸 가지고 있으니까, 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지금 완벽한 자기네들의 소위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채비를 다 갖추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정부는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강력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최고 통치자의 의지가 강하지 않은 이상은 그게 별로 그렇게 의미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야기예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김종인> 그러니까 그 문제에서 보다 각성을 하지 않으면 우리 앞으로의 사회 안정과 경제발전에 큰 장애요인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서 미국의 예를 들 것 같으면, 미국도 19세기 말에 굉장히 복잡하게 독점과점의 횡포가 심하고 그랬었는데, 다행히 20세기 초에 들어와서 젊은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이 들어가서, 그 사람이 공화당 대통령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소위 말하는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해서 이 독점도 분화시켜버리고, 여러 가지 기업의 횡포를 많이 정리하는 그런 단계를 밟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이것이 프랭클린 루즈벨트에 이르기까지 쭉 지속이 되는 과정 속에서 오늘날 미국 사회라고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안정을 가져왔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걸 미국의 제2의 각성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걸 안 했으면 오늘날 미국이 과연 존재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그동안에 압축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어쩌다가 보니 상황이 이렇게까지 와버렸어요. 그러니까 이거를 새롭게 각성을 해가지고 이 문제를 참 순리적인 방법으로, 제도를 통해서 풀지 않으면 풀 수가 없어요.

    ▶정관용> 제도를 통해서라도 했는데, 현재 작동시킬 수 있는 제도의 대표적인 것이 공정거래위원회, 그겁니까?

    ▷김종인> 그렇지요. 공정거래법 같은 것도 고칠 것이 있으면 제대로 고치고, 현재 있는 것이 제대로 집행이 안 되고 있으면, 그걸 제대로 집행을 하고, 그리고 세금, 법인세, 소득세 같은 것도 밤낮 무슨 감세, 감세만 할 것이 아니라 과연 세금을 어느 정도 확보를 해야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느냐, 이것도 심사숙고를 해야 돼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종인> 지금 이 감세문제라고 하는 것은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까지 계속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과거보다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하나도 없어요. 그렇다면 세금이 성장에 대한 효과가 어떤 거냐, 하는 것도 좀 제대로 인식을 해야 되고, 또 법인세 자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법인세가 실질적으로 한국의 법인세의 실제 부담이 얼마나 되는 건가, 그런 것들도 따져보고. 지금 각 기업들에게 정부가 세제 상의 혜택들은 무엇이 있는 건가, 그런 것도 다 고려를 하면서 제도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걸 현재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정관용> 그래요. 조세정책에서도 재검토, 그리고 법을 손댈 것이 있으면 그래야 한다. 공정거래 부분도 역시 그래야 한다. 그렇게 해서 제도를 갖추고 정부는 그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대통령의 의지를 가지고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김종인> 당연한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너무 지당한 말씀이라서 그런지 이상하게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이지가 않아요. 조금 아까 말씀하신 게 우리나라 경제주체들, 재벌들, 대기업 집단들이 뭐 언론계, 각계 여론 주도층, 뭐 이런 말씀 하셨는데, 뿐만 아니라 정부 관료에게도, 정치인에게도 엄청난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참 그 사람들의 로비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거기에 다 그냥 숨죽이고 사는 거지요. 그러니까 좀 과감하게 생각하는 지성인 그룹들이 좀 나타나가지고서, 그런 것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가하고 그걸 해소하려고 노력을 해야만 사회가 발전을 하는 겁니다. 최근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해가지고서 일본 사회가 왜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가지고 갈팡질팡하느냐. 정부가 왜 도쿄전력 하나를 제대로.

    ▶정관용> 컨트롤.

    ▷김종인> 컨트롤을 못하느냐. 그 배경을 보면, 도쿄전력의 막강한 경제력이 동원이 되어가지고, 언론, 정부, 뭐 학계 할 것 없이 모두 다 그 사람들이 자기네 잘못이 있는 것을 자꾸 숨겨가면서 해온 것이.

    ▶정관용> 그래요.

    ▷김종인> 오늘날의 일본 사태를 낳은 거다, 이겁니다. 우리가 이러한 형태를 맞게 되면 곤란하지 않겠느냐. 그러면 그때 되면 국민이 가만있지를 않아요. 국민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면 코스트(cost)가 너무 큽니다.

    ▶정관용> 국민이 어떻게 해결하지요?

    ▷김종인> 국민이 나서서, 국민의 저항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그 코스트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거는 정치권이 진짜 각성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4선 의원도 하셨고, 여러 가지 경험이 많으시니까, 아주 솔직하게 말이지요. 지금 국회에 한 300명 쯤 되는 국회의원이 있지 않습니까? 이 중에 지금 말씀하신 그런 정말 이 사회의 큰 구조적 숙제의 하나를 풀기 위해서 공정거래 및 조세정책 등등의 방향을 이렇게 새롭게 잡아야 한다, 라는 것에 동의하고 찬성표 던지는 의원이 몇 명쯤 있습니까?

    ▷김종인> 그건 내가 뭐 숫자는 정확하게 말씀을 못 드리겠는데, 국회의원 한두 사람이라도 그러한 것을 자기 신념으로 발의를 해서 그것을 역설하고 돌아다녀야지요. 그래서 거기에, 그것이 일반화될 것 같으면 일반 국민의 지지가 나올 겁니다. 그럼 그것이 바로 힘이 되어가지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사실 제가 제 경험을 예를 들어보면, 지금 119조 2항이라는 문제가 자꾸 나오고 있는데.

    ▶정관용> 예, 헌법.

    ▷김종인> 제가 1986년도에 국회 개헌특위의 특위 위원으로서 경제, 헌법의 경제조항을 담당하는 분과위원장이 됐어요. 그 분과위원장이 되니까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전경련이 발칵 난리가 나가지고, 헌법 개정에 대한 전경련의 무슨 홍보대책위원회라는 게 구성이 됐어요. 나는 어느 나라에서도 헌법을 개정하는데, 경제단체가 그렇게 처음에서부터 막강하게 무슨 로비그룹을 만들어서 시도를 하는 예를 내가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 이제 그러한 상황을 내가 경험해본 사람이에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제가 이 경제정책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참, 회유도 당해보고, 협박도 당해보고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인데.

    ▶정관용> 그렇지요.

    ▷김종인> 그렇다고 해서 자기가 소신을 버리면 거기에서는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어요. 꿋꿋이 그걸 참고 견디고 소신껏 밀어붙여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의 현실을 보면 소신을 가지고 이런 방향을 이야기하시는 분들, 몇몇 분들은 있는 것 같은데, 그냥 계속 찻잔 속 메아리인 것 같거든요.

    ▷김종인> 그러니까 그것을 자꾸 대중화시켜야지요. 그 노력을 그렇다고 해서 좌절되어버리고 안 해버리면 아무 것도 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제가 테오도르 루스벨트가 왜 프로그레시브 정책을 했느냐, 나중에 배경을 보니까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 당시 미국의 소위 “muckraking(부정부패, 추문을 캐는 행위)”이라고 주간지 같은 조그마한 주간지들의 그 횡포를 실은 기사들이 많이 났었대요. 그거를 루즈벨트가 젊었을 때 쭉 읽어가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 문제는 반드시 시정하겠다, 그것이 이제 원래 기초가 되어가지고서 그런 정책이 나왔다고 그래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루스벨트가 그거 할 때만 해도 그게 좀 가능했다고 보는데, 지금 너무 우리 재벌의 힘이 세서 말이지요.

    ▷김종인> 아니, 제가 보기에는 아직은 우리는 그래도 희망이 있어요.

    ▶정관용> 아, 그래요?

    ▷김종인> 예, 아직은.

    ▶정관용> 내년 총선, 대선에서 정치권에 좀 기대를 걸어보아도 되나요? 변화?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국민들이 이제는 모두 다 경험을 해서 압니다. 좀 우리가 과거에 군사정권도 지내봤고, 민주화하는 대통령도 두 사람이나 겪어봤고, 새로운 인물도 지금 두 번이나 겪어보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다음에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국민에게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으면 내가 보기에 상당히 어려울 거라고 봐요. 무엇을 어떻게 내가 어떤 사람들하고 하겠다, 하는 것을 사전에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않으면.

    ▶정관용> 정책의 청사진까지?

    ▷김종인> 그렇지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 되기가 어려울 거라고 보는데, 일단 국민에게 약속을 하고 들어갔으면 그건 실현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정관용> 우선 총선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내년 총선, 어느 당도 과반 차지하지 못할 것

    ▷김종인> 뭐 총선은 제가 보기에 1992년 총선 때 결과나 다소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어 있는데.

    ▶정관용> 1992년이면?

    ▷김종인> 예, 92년 당시에 3당 합당하고 난 다음에.

    ▶정관용> 3당 합당 직후?

    ▷김종인> 예, 직후에 처음 맞는 총선이었는데.

    ▶정관용> 민자당이 그때 과반수를 못했지요?

    ▷김종인> 과반수를 못했지요, 민자당이.

    ▶정관용> 국민당이 있지 않았나요?

    ▷김종인> 국민당이 새로 창당이 되어가지고 그게 한 30여 석을 얻었어요. 무소속도 한 20여 명 당선이 됐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보면 그때 상황보다도 지금 상황은 여당이 더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볼 것 같으면 내년 총선 자체가 그렇게 기대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정관용> 누가 기대하는 대로요?

    ▷김종인> 아, 뭐 지금 여당이 기대하는 것도 그렇고.

    ▶정관용> 그럼 한나라당 과반은 턱도 없다?

    ▷김종인> 어느 정당도 제가 보기에는 과반은 달성하기 어렵다고 봐요.

    ▶정관용> 아, 민주당도 과반 못하고?

    ▷김종인>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정관용> 예, 그럼 한나라당, 민주당 중에서는 어디가 이길 거라고 보세요?

    ▷김종인> 몰라요, 그건 뭐 내가 점쟁이가 아니니까 그런 이야기는 하기는 곤란한데, 하여튼 지금 현재 여건으로 봐서 총선이라는 것이 결국은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나올 테니까 거기에서 다소 몇 석이라도 현 여야가 역전이 될 가능성은 없지 않아 있겠다, 그렇게 봅니다.

    ▶정관용> 아, 그래요?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몇 석이라도 조금 앞서는 상황을 점쳐볼 수 있다?

    ▷김종인>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러나 두 당 다 과반은 안 되고?

    ▷김종인> 과반은 안 될 거로 봅니다.

    ▶정관용> 그러면 나머지 진보정당들이 차지하는 겁니까? 무소속이 갑니까?

    ▷김종인> 제가 보기에는 진보정당은 별로 크게 의석을 차지하기 힘들 거예요.

    ▶정관용> 그래요? 재벌개혁하려면 그분들이.

    ▷김종인> 지금 상황이 양극화 문제가 지금 심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지금 진보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말이 진보세력이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어요.

    ▶정관용> 그래도 요즘 구체적인 대안들을 많이 내는데요.

    ▷김종인> 예를 들어서 늘 복지, 복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것 같으면 실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뭐가 나와야지, 그렇게 막연하게 그냥 무조건 실현 불가능한 것까지 합쳐가지고 이야기를 해서는 국민이 거기에 따라가지를 않습니다.

    ▶정관용> 그래도 요즘 상당히 구체화시켜서 감세 이런 것 안 하고, 또 이러이러한 몇 가지 세금 같은 것 신설하고 그러면 복지,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등에 들어가는 어느 정도의 비용은 나온다, 이런 계산법들을 가지고 요즘 이야기를 하던데요?

    ▷김종인> 아니, 물론 그런 계산법이라는 건 그렇게 간단하게 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너무 쉽게들 이야기하니까, 그것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 하는 것에 대한 회의를 갖는 거지요.

    ▶정관용> 국민 일반이? 그래서 표를 잘 안 준다?

    ▷김종인> 그렇지요. 그리고 사실 어떻게 보면 진보진영이라고 하는 것이 뭐 몇 사람 당선되어 가지고 가서 그걸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이 없어요.

    ▶정관용> 그렇지요. 그건 또 그래요. 하지만 아까는 또.

    ▷김종인> 그러니까 일반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센 당, 큰 당에다 표를 주는 거잖아요.

    ▷김종인> 아니, 큰 당이라고 그래도 지금, 원래가 여당이 잘하면 야당은 희망이 없어요. 원래가. 그러나 여당이 잘못하면은 결국은 한번 야당에게 줘서 새로운 것을 기대해보자, 하는 기대심리에서 야당에 표가 가고 그러는 거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런 반사이익으로 야당한테 간다?

    ▷김종인> 그런 현상이 나올 수가 있다, 이렇게 보는 거지요.

    ▶정관용> 얼마 전에 민주당이 우리 김 박사께서 만드신 헌법 제119조 2항, 그것을 이름에 내건 위원회도 만들고 말이지요.

    ▷김종인> 글쎄요, 그렇다고 그러대요.

    ▶정관용> 그 요즘 민주당 그러면 잘하고 있는 겁니까?

    ▷김종인> 그런데 내가 보기에 뭐 여당 대표인 홍준표 대표도 119조 2항대로 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야당에서는 119조 2항에 대한 발전위원회까지 만들었는데, 내가 보기에 두 당 다 119조 2항이 무엇 때문에 만들어진 것인가에 대한 참 뜻을 잘 이해를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정관용> 지금 우리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읽어드릴게요.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에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김종인> 그게 예를 들어서 헌법이라는 게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조항만 있다고 그래서 민주주의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권력구조라고 하는 것을 헌법에다 세부적으로 따로따로 넣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관용> 그렇지요.

    ▷김종인> 경제도 제119조 1항이 우리는 개인과 기업의 창의를 존중하는 시장경제 원리를 원칙으로 한다. 그것 하나만 가지고는 시장경제가 제대로 운영이 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시장경제를 제대로, 효율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부수적인 헌법이 따로 들어가야 한단 말이지요. 그래서 2항이 만들어진 겁니다.

    ▶정관용> 그렇습니다.

    ▷김종인> 그래서 지금 2항이 만약에 없었을 경우에는 정부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어떠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제도를 만든다고 그러면, 그게 시장경제 원리에 위반된다고 그래서 헌법재판소 같은 데 갈 것 아니에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종인>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자, 언론 장악하고 있고, 법률 시장 장악하고 있고, 지식인들, 여론계층 장악하고 있고, 그러면 보수적인 헌법재판소 판사들이 뭐라고 판결하겠어요? 전부 기업 편드는 거지요. 그래서 1935년에 루즈벨트가 뉴딜을 할 적에 그게 미국 대심원에 가서 깨진 게 다 그래서 깨진 겁니다.

    ▶정관용> 그래요. 그거 막으려고 이거 만드신 거잖아요.

    ▷김종인> 예, 그래서 만든 거예요, 그걸.

    ▶정관용> 그런데 참 요즘 정치인들은 다 입만 벌리면 다 이 말은 해요. 균형 있는 성장, 그 다음에 뭐 적정한 소득분배, 그리고 조화로운 경제 민주화, 따뜻한 시장경제, 입만 벌리면 다 그런 말을 하거든요.

    ▷김종인> 그런데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니까 그걸 제도화하라, 이거지요, 제도화를.

    ▶정관용> 그런데 그 제도화를 할 실력이 없는 건지, 의지가 없는 건지.

    ▷김종인> 아니, 그게 안 하려고 하니까 못 하는 거지요, 실질적으로.

    ▶정관용> 방법은 사실 다 나와 있지요?

    ▷김종인> 방법은 사실, 누가 솔직한 심정에서 우리 현재의 한국의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방법이 뭐냐, 이것을 골똘하게 생각하고 짜내면 다 나오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서 공정거래법을 어떻게 시정했을 때에 현재의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느냐. 사실은 이 불균형이라는 것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래도 사회가 폭발하지 않을 정도의 어느 정도 긴장이 있으면서도 사회가 폭발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까부터 몇 번, 국민들의 저항을 통해, 내지는 뭐 방금 사회가 폭발하는,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그럼 우리 사회 지금과 같은 양극화가 계속 진행이 된다면, 별다른 새로운 제도화 없이 말이지요. 그러면 민중봉기 같은 게 나타납니까?

    ▷김종인> 아니요, 제가 말씀드리는 의미는 그런 거예요. 예를 들어서 중산층이 자꾸 줄어들어가지고 중산층의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결국은 이제 저소득층과 같이 영합을 하게 되지 않습니까?

    ▶정관용> 연대를 하는 거지요.

    ▷김종인> 예, 연대를 하게 되면 사회적인 변혁을 낳을 수밖에 없어요. 그게 이제 뭘로 나오느냐. 선거에서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거다, 이런 얘깁니다. 그러한 상황이. 그런데 그게 5년마다 그런 현상이 생겨나면, 결국은 그 사회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정관용> 불안정하고 안정감이 떨어진다.

    ▷김종인> 그러니까 최근에 일본의 상황을 보면요, 작년엔가, 벌써 재작년이군요. 60년 가까이 집권하던 자민당이 일본 국민이 도저히 이 사람들 가지고 이제 안 되겠다, 라고 생각하니까 아무 집권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표를 줘가지고 정권을 교체해버리는 그런 현상이 생겨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렇게 되면 코스트가 더 커진다, 이 말이에요.

    ▶정관용> 그런데 그 민주당도 사실은 자민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만든 당이잖아요.

    ▷김종인> 아니, 글쎄, 그러니까, 비슷한 사람들이지만, 하여튼 국민의 심정은 그렇거든요.

    ▶정관용> 우리도 내년에 그런 정도의 표의 이동이 올 거다?

    ▷김종인> 뭐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거지요.

    ▶정관용> 그 정도의 표를 끌어 모을 만큼 야권은 지금 잘하고 있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종인> 야권이 그렇게 잘하고 있지 않은데, 뭐 일본의 민주당도 잘하지 못하다가 그 꼴이 됐는데. 그러니까 최근에 나타나는 여론조사를 하나 보면은 좀 납득하기가 힘든 이야기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지금 박근혜 전 대표가 제일 선두를 가고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 부동의 1등이에요.

    ▷김종인> 그게 박근혜 대표가 왜 선두주자로 가느냐 하면은, 박근혜 대표가 만약에 대통령이 되면 정권이 교체되는 걸로 본다, 이렇게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게 지금 여당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딜레마입니다.

    ▶정관용> 그 딜레마라도, 그래도 어쨌든 박근혜 대표라도 되면 좋다, 가 한나라당 심정 아닌가요?

    ▷김종인> 아니, 한나라당 심정이 그럴 텐데, 그런데 이제 박근혜 대표의 문제는 거기에 있는 거예요. 선거를 하려고 하는데, 결국은 대통령 선거라는 것은 진짜 정부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것 아니겠어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종인> 그러니까 이제 후보 대 후보의 싸움이 아니라 현 정부 대 야당의 싸움으로 가버릴 것 같으면, 여당의 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위치가 좀 이상해지는 경우가 생기지요.

    ▶정관용> 글쎄요, 박근혜 의원이 만약 후보가 된다면, 후반부에 가서는 또 현 정부, MB 정부와의 차별화를 하겠지요?

    ▷김종인> 글쎄요, 뭐 차별화가 어떻게 그렇게 크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은 그때 두고 봐야 알겠는데요.

    ▶정관용> 그럼 내친 김에 아까 총선 전망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하셨으니까, 대선은 누가 이길 거라고 보세요?

    대선판도, 아직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김종인> 대선은 뭐 지금 제가 그런 이야기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 지금 현재 보기에는, 제가 언제 정관용 교수하고 대담할 적에 이야기한, 제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의 싸움이 될 것 같이 보인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까지도 그 상황은 지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정관용> 백설공주가 박근혜 의원이고, 일곱 난장이가 지금 있다. 아직은 그렇다, 이 말씀이시지요?

    ▷김종인> 아직은 그런 것 같아요.

    ▶정관용> 준비된 대통령론을 여러 차례 펼치셨는데, 현재 그 백설공주는 준비됐나요?

    ▷김종인> 준비가 되는 것은 본인만이 알 일이지.

    ▶정관용> 김 박사님 보시기에는요?

    ▷김종인> 뭐, 대통령이 될 사람이니까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겠지요, 지금. 여태까지 과거에 지나간 대통령들의, 왜 그 사람들이 이렇게 성공을 못했느냐, 하는 것을 자기 나름대로 살펴보면, 이제 준비를 잘 하지 않고서는 나도 저런 상황이 될 수 있겠다, 이런 상황이 들어서 준비를 할 수밖에 없겠지요.

    ▶정관용> 그런데 준비가 됐는지는 아직?

    ▷김종인> 그거야 뭐 확인할 길이 있어야지요, 전혀.

    ▶정관용> 최근에 만나시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제가 들어서요.

    ▷김종인> 뭐, 최근에는 만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뭐.

    ▶정관용> 조만간 한번 만나시면 테스트를 한번 해보시구요, 그 후에 한번 다시 모셔서, 준비가 됐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종인> 내년쯤 가서 보면 알겠지요.

    ▶정관용> 예, 오늘 전 청와대 경제수석, 또 전 보건사회부 장관, 그리고 4선의 의원을 지내신 김종인 박사와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해서, 또 우리 정치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나눠봤습니다. 오랜만에 모시는데, 말씀 잘 들었구요. 또 자주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종인>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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