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8월 2일 (화)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한국낙농육우협회 배정식 지도부장
우유값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오늘 3부, 두 건의 전화인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잠시 뒤에 대학 등록금 문제인데요, 방학 때 학점을 딸 수 있게 하는 계절학기 등록금이 아주 크게 올랐다고 그럽니다. 어떤 내용인지 실태를 조사한 참여연대 쪽 이야기 들어보겠고요. 자, 우선 우유값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7월 26일, 여의도에 낙농인들이 모여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그날부터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단식투쟁 상태입니다. 내일 하루는 우유 원유 생산을 중단하겠다, 이렇게 선언해서 우유 공급의 차질까지 또 예상이 되고 있는데요. 우유의 원유가 논란, 어떤 것인지 이야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이 우유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주체인 유가공협회, 또 정부 기관인 낙농진흥회, 양쪽에게도 저희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오늘은 성사가 되지 않았어요. 추후에 그쪽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 만들겠고, 먼저 낙농인들 입장 들어봅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배정식 지도부장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배 부장님, 안녕하세요?
▷배정식>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낙농육우협회,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젖소 키우는 분들 모임이지요?
▷배정식>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몇 분 정보 모여 계십니까?
▷배정식> 지금 현재 농가수가 많이 줄어서요, 6천 농가 정도, 6천호 정도 남아있습니다.
▶정관용> 6천 농가가 모여 있는 한국낙농육우협회. 그런데요, 우리 뭐 예를 들어서 배추 키우시는 분들 배추 무슨 협회 만드시는 거 없고요. 그렇지요?
▷배정식> 예.
▶정관용> 배추가격 이런 거 뭐 다 산지마다 조금씩 다르게 지정이 되는데, 이번에 제가 자료를 보니까 이 우유 원유 가격 결정체계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일반 농산품하고?
▷배정식> 예, 그렇지요.
▶정관용> 어떻게 됩니까? 그것부터 좀 소개해주세요.
▷배정식> 일반 농산물이나 축산물은 소위 이제 시장 가격,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서 가격 결정이 되는데, 이 우유는 생산비를 기준으로 해서 증감 요인에 따라서 가격 조정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낙농진흥법에 의해서 설립된 낙농진흥회에서 원유 가격 결정을 하게 되어 있는데.
▶정관용> 낙농진흥회는 정부 기관이지요?
▷배정식> 사단법인 형태이지만 낙농진흥법에 의해서 설립된 특수법인이기 때문에 정부 산하 단체로 보시면 됩니다.
▶정관용> 좋습니다. 거기에서 수요 공급에 관계없이 생산비와 관련된 가격 결정을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배정식> 우유라는 것이 이제 품목의 특성상 저장성이 없고 또 부패성이 높기 때문에.
▶정관용> 그렇지요.
▷배정식> 우유 가격 자체는 목장의 생산비 증감 요인이 발생되었을 때, 가격을 결정한다, 라고 낙농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낙농진흥회 규정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예, 그럼 낙농진흥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건 아니잖아요?
▷배정식> 그렇지요. 이제 낙농진흥회 이사회 구조는 생산자와 또 수요자인 유가공협회, 학계, 소비자단체, 뭐 정부 축산정책과는 당연직 이사로 지금 참여를 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중요한 것은 최종 소비자는 일반 국민이 됩니다만, 생산자는 지금 말씀하신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원들이고. 1차 소비자가 예를 들면 우유업체 사장님들, 이런 분들 아닌가요?
▷배정식> 그렇지요. 일차로 우유는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없고 당연히 가공을 거쳐야 되는 거기 때문에.
▶정관용> 그분들이 유가공협회라는 걸 만들었나요?
▷배정식> 예, 유가공협회가 지금 존재합니다.
▶정관용> 그래서 유가공협회랑 한국낙농육우협회가 가격협상을 하는 겁니까?
▷배정식> 아, 유가공협회와 한국낙농육우협회가 가격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고요,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저희 협회 측 추천이사가 들어가 있고, 농협중앙회 조합장 협의회 측 조합장 대표로 또 생산자 측 대표가 들어가 있고요, 유가공협회 추천 수요자 측 우유업체 대표들이 들어가 있는 겁니다.
▶정관용> 그래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낙농육우협회는 육우협회 차원의 의견을 내시는 거고, 유가공협회는 유가공 협회 차원의 의견을 내시는 거고. 그런 거지요?
▷배정식> 일단 구조상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제가 관련 자료를 보니까 지금 원가가 많이 올라서 낙농육우협회는 뭐 리터당 173원 올리자, 그런데 유가공협회에서는 사십 몇 원밖에 못 올린다. 41원. 이게 결정적 차이입니까?
▷배정식> 예, 저희는 목장의 경영에 생산비 증가 요인인 173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요, 뭐 유가공협회는 저희가 보기에는 소위 협상용으로 41원을 제시했다가 소위 낙농진흥회에서 어떤 안을 제시한 81원까지 수용하겠다, 일단 그렇게 입장을 지금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갭이 큰 상태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요. 저희는 이게 지금 임금 협상을 한 게 아니거든요. 저희가 뭐 월급을 5% 올려달라거나 10%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법에 근거한 대로 생산비가 증가된 만큼 우리는 우유값을 올려 달라. 소위 소비자물가 말씀하셨듯이 생산자 물가라고 하는 사료값 등 각종 경비들은 올랐는데, 그건 정부가 잡아주지를 못하고, 소위 소비자 물가를 빌미로 생산자 물가를 잡겠다. 이건 좀 말이 안 맞다고 저희는 보고 있거든요.
▶정관용> 예, 실제로 사료값 같은 게 얼마나 올랐어요?
▷배정식> 저희가 우유값을 2008년도에 그때 원유가가 오르고 나서 지금 3년째 동결되어 있는 상태이거든요. 그 동안에 지금 한 30% 가량 사료값이 올랐고요. 또 젖소는 우유를 짜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3년 간에 벌써 폭염이다, 폭서다, 한파다, 이런 이상기후로 인해서 유량이 또 많이 감소가 됐어요. 두당 산유량이 많이 감소가 되다보니까 당연히 생산비는 상당히 폭등을 하게 된 거지요.
▶정관용> 그래서 리터당 173원 올리지 않으면 손해다?
▷배정식> 그렇지요. 그러니까 손해라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생산비가 보전이 안 되면, 작년에만 저희가 500농가가 폐업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400농가가 폐업을 했습니다. 이제 6천 농가가 무너진 상태인데, 어차피 지금 농가들이 이렇게 폐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고 경영을 지금 포기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나마도 경영을 포기하는 농가들은 부채가 좀 적은 농가들일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부채가 많은 농가들은.
▶정관용> 못 버티지요.
▷배정식> 저희가 폐업을 할 경우에 일시에 그런 정책자금이든 일반 대출이든 일시상환이 되기 때문에, 소위 이야기하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농가들은 그만둘 수도 없고, 목장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원유가가 현실화가 되지 않으면 낙농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되고, 뭐 지금 우유 부족 사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구제역 이전에도 우유 부족 사태는 예견되어 있던 문제이기 때문에.
▶정관용> 가격 때문에?
▷배정식> 예, 그래서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이제는 우유를 공급하기 어려운, 그렇게 기반 자체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반을 조성하지 않으면 소비자한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어요. 이런 생산비가 이렇게 올랐다, 라고 하는 자료는 다 있을 텐데.
▷배정식> 예.
▶정관용> 그럼 유가공협회나 이 정부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낙농진흥회 쪽은 왜 생산자 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안 기울일까요?
▷배정식> 글쎄요, 뭐 제가 그쪽 입장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저희가 이 협상 과정에서 그렇게 제안을 했습니다. 목장의 이런 실태 조사를 해서, 정말 당신들 요구하는 41원, 81원만 올려줘도 목장을 경영할 수 있다고 하면 실태조사, 현장을 나가서 조사해서 그게 맞다, 라고 하면 우린 그것만 받겠다. 다만 실태조사를 했는데, 이것 가지고는 안 되고, 173원 가지고도 안 되고, 200원 정도를 올려야 우리 농가와 목장을 경영할 수 있겠다, 하면 200원을 올려주시라. 그걸 우유업체가 거부했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우유업체들도 농가의 어려운 부분을 다 알고 있다고 봐요. 정부도 마찬가지이고. 하지만 우유업체는 소위 협상용으로, 물 타기로 사실 41원이라는 것을 제시했고. 정부는 물가 안정이라는 기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정관용> 물가 안정 때문에?
▷배정식> 예. 어떻게 보면 농가의 사정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저희가 보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어쨌든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당연히 소비자 우유 가격도 올라가게 되는 거지요?
▷배정식> 그렇습니다. 다만 정확히 저희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가 200㎖, 통상 마시는 조그만 우유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 그렇습니다.
▷배정식> 200㎖ 기준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금액은 35원입니다. 그러니까 1리터 큰 것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가 173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200㎖ 기준에 35원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 소비자 가격 5% 수준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마치 이만큼 올리면 물가가 20~30% 우유값이 올라야 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생산자 분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여도 최종 소비자 물가는 5%만 오른다?
▷배정식> 그렇지요. 지금 상태에서 본다, 라고 하면.
▶정관용> 유제품 가격은?
▷배정식> 제품 값이, 200㎖ 우유가 650원에서 750원 사이란 말이지요. 거기에 35원이라는 것은 5% 수준인데, 당연히 또 우유업체들, 유통 이런 쪽에서 경영적인 측면에서 인상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관용> 그렇지요.
▷배정식> 저희의 생산자 이런 원유값 현실화를 빌미로 해서 과도한 인상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지요.
▶정관용> 결코 과도하지 않다, 이런 주장이신데.
▷배정식>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래도 어쨌든 계속 논의를 더 전개하고 계신 거지요? 8월 5일이 최종협상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배정식> 예, 맞습니다. 내일 8차 협상이 있고요. 그 이후에 8월 5일이 마지막 협상 기한인데요.
▶정관용> 그 협상은 그러니까 누구랑 누구랑 하는 거예요?
▷배정식> 지금 이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하는 건데요,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구성원이 많기 때문에.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배정식> 그 중에서 이제 수요자 대표, 생산자 대표 간에 회의를 하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예, 어떻게 좀 협상이 잘 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배정식> 글쎄요, 지금까지로는 전망이 좀 어두운데요, 뭐 저희도 극단적인 상황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뭐 원만히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관용> 내일 하루는 그러면 이른바 소 젖 짜기를 아예 다 안 하신다?
▷배정식> 젖을 안 짤 수는 없지요. 소를 밥을 안 먹일 수는 없으니까요. 젖을 안 짤 수는 없고요. 짠 우유 자체를 공급을 하지 않겠다, 라는 거지요.
▶정관용> 그거 하루 묵히면 혹시 상하지 않나요?
▷배정식> 냉각기가 다 있기 때문에요, 냉각기 보존해서 안전합니다.
▶정관용> 8월 5일 최종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무기한 공급 중단하겠다. 맞습니까?
▷배정식> 예, 저희는 그 이후에는 협상, 추가적인 협상을 할 생각이 전혀 없고요. 협회 저희가 긴급 이사회 비상대책위원회 결정에 따라서 향후 방향에 대해 설정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거듭 173원이 최소한의 요구다, 라고 하셨습니다만.
▷배정식> 예, 저희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정관용> 조금 협상 여지는 있는 거지요? 아닙니까?
▷배정식> 글쎄요, 뭐 우유업체가 전향적으로 나오면, 그때는 저희가, 협상 대표단이 봐야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는 임금 협상을 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생산비가 올라간 만큼에 대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데, 생산비가 인상된 만큼 인정을 하면서 좀 어려우니까, 좀 이게 뭔가 좀 조정을 해야 되지 않겠냐, 이런 입장과 못 올려주겠다, 이거랑은 좀 다르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생산 원가가, 생산비가 올라간 것 인정한다. 그러나 전 국민이 어려우니 같이 좀 고통을 나눕시다. 이런 자세로 나와 주기를 기대한다는 말씀이시지요?
▷배정식> 그렇지요.
▶정관용> 예, 그런 자세로 해서 어떻게든 원만하게 타결이 됐으면 좋겠네요. 예,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배정식>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한국낙농육우협회 배정식 지도부장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