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교직을 사고파는 사립학교 비리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전례없는 초강수를 두고 나섰다.
앞으로 돈을 주고 교사가 된 교원은 임용 자체가 취소될 뿐 아니라, 교원 경력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게 돼 사립학교 전체에 상당한 파장이 일 전망이다.
최근들어 사학비리를 향해 부산시교육청이 뽑아든 사정의 칼날이 예사롭지 않다.
시교육청은 채용비리에 연루된 H학원 소속 중학교 교사 2명을 오는 17일까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합격과 임용을 취소하도록 요구했다.
교육청은 이들 교사가 시험 문제지 사전유출이나 점수조작을 통해 임용된 사실이 드러나자 합격와 임용 취소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그러나, H 학원은 문제의 교사 2명 중 1명은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임용취소하고, 학원 이사장의 아들인 나머지 1명은 사표를 받아 의원면직하도록 했다.
교육청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퇴출할 경우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소송을 통해복직할 우려가 있다며 징계절차를 다시 밟도록 했다.
또 의원면직되는 경우 퇴직금 수령이 가능하고, 교사로 근무했던 경력을 인정받기 때문에이후 또다른 형태로 임용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도록 한 것이다.
부산시교육청 신태용 감사담당관은 "해당 사학은 교육청이 요구한 조치들을 따르는 척 하면서도, 나중에 자신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한 변칙적인 조치만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때문에 우리의 원칙대로 따를 때까지 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채용비리를 주도한 H학원 이 모 이사장(90)의 임원 승인도 취소하도록 했으며,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년부터 5년간 학급수를 감축하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보냈다. [BestNocut_R]
부산교육청은 앞서 채용비리로 임용된 교사 14명에 대해 합격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배정학원에 대해서도 8월부터 전국 최초로 인건비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배정학원 역시, 비리로 인해 재단 산하 중학교가 폐쇄되는 등 고강도 징계를 받아왔는 데도 채용비리 교사에 대한 임용취소 요구와 급여 지급 중단 조치가 잇따르자 "선례가 없다"거나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 는 등으로 버텨왔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채용비리가 적발된 교사에 대해서는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아이디를 회수해 교사로서의 업무 수행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만들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해당 학원들은 물론, 사립학교의 뿌리깊은 채용비리 관행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