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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명동을 찾는 사람들의 '절규'

    대출 힘든 소외계층,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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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명동의 한 사채시장 골목에서 급전을 구하러 온 김미옥(가명.43세) 씨를 만났다.

    단돈 200만원을 빌리지 못해 이곳까지 왔다는 김 씨는 난생처음 와본 사채시장의 이율에 대해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당초 기존 대부업체에서 200만원을 빌리려고 했을때의 이자는 연 39%.

    일반은행에서는 아예 대출이 안되기에 마지막 희망으로 3금융권에서 대출을 원했지만 대출문이 높아지면서 결국 명동까지 오게된 김 씨에게 제시된 사채시장의 이율은 선이자 10% 떼고 매달 10%로 거의 연 120%였다.

    명동의 사채업자는 김 씨의 금액이 작고 신용도가 그나마 최하수준은 아니어서 이정도라며 다른 사람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말했다.

    김 씨는 어차피 돈은 꼭 필요해 39%짜리 기존 대부업체라도 받았어야 하는데 정부에서 대출을 옥죄는 바람에 자신같은 서민들은 이젠 사채시장으로 밖에 갈 수가 없지 않냐고 불평을 터트렸다.

    김씨는 이젠 더이상 돈을 알아 볼때도 없어 마지막으로 여기에서 빌릴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후에 벌어질 미래의 일이무척 괴롭고 무섭다며 눈물은 글썽거렸다.

    김 씨처럼 이른바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금융 소외계층 인데 김씨처럼 무직여성이나 소득이 불규칙한 비정규직 직장인이 많다.

    김씨처럼 무직여성들이 쉽게 사채를 쓰다가는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일부 악덕업자들이 원금날짜를 넘기면 이자를 원금에 포함시켜 복리로 대출을 계속 늘려가기 때문이다.

    김 씨는 죽어도 사채시장 돈은 겁나서 못 쓰겠고 당장 돈 200만원은 필요한데 대체 어쩌면 좋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김 씨처럼 소액의 돈을 조달못해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39%의 제도권 대출을 해주던 업소들이 정부의 30% 이자율 조정방침으로 문을 닫는곳이 많아져 서민들이 돈쓸곳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으며 문을 닫는 상당수 대출업소들이 지하경제로 들어가 이자율이 엄청 높은 사채시장에서 둥지를 틀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같은 사채시장에서 만난 앳된 얼굴의 대학 3학년이라는 김소은(22) 양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얼마전까지 케이블방송에서 늘상 나오는 대부업체에서 가끔씩 이용했지만 이번에 정부에서 대출을 줄이려는 방침에 따라 할 수 없이 사채시장까지 기웃거리게 됐다며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소액의 급전뿐 아니라 전세대란으로 인해 담보대출도 제도권에서 힘들어 지자 사채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김 씨같은 경우 소득이 없고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이기에 미소금융 같은 서민대출조차 힘들어 현재로서는 대출방법이 없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사채시장 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우리사회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김씨가 부르짖는 200만원의 절규가 사채시장 골목에서 한동안 메아리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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