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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의심 보도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한 2일 MBC PD수첩 제작진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로 그간의 설움을 표현했다. '너무 당했다', '괴로웠다'는 울분도 함께 터져나왔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조능희 PD는 선고 직후 취재진을 만나 "21세기 대명천지에 있어서는 안되는 아주 비열한 사건이었다"며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한 이후 새 검사들이 정치 재판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추호도 유죄로 인정될 것이란 생각을 한 적이 없었고 당연한 귀결이다"라고 말했다.
조 PD는 지난 3년 4개월, 40개월의 일이 스쳐가는 듯 눈시울을 잠시 붉히기도 하면서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 지수가 이집트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지금처럼 눈치 보고 눈을 감는다면 되겠나.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면 국민의 자유가 억압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시 수사진이었던 전현준 부장검사, 정병두 차장검사, 총괄한 천성관 당시 지검장, 현 서울중앙지검장인 최교일 당시 차장검사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던 그는 "우리의 이름과 함께 영원히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BestNocut_R]
이어 "우리는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보도를 했을 뿐인데 정부정책을 비판한 언론인을 겁박하고 괴롭히고 포승줄로 묶어 검사 앞에 데려가면서 비판 언론을 죽이려고 했다. 검사들과 현 정권이 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PD는 검찰의 태도 뿐 아니라 같은 언론인들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검찰이 모 중앙 언론사 기자를 불러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의사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서류를 입수해 미국 소송서류를 보니 인간광우병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슬쩍 흘린 적이 있다"며 "당시 이 기자가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이 확인됐다고 기사를 써버렸다"고 꼬집었다.
송일준 PD도 "세상에 잘못된 일이 참 많은데 결국 바른 길로 돌아간다. 언론의 자유는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지만 결국 사법부 최후의 보루인 대법원에서 인정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 PD는 "마치 한국을 뒤흔든 변란의 주인공 같은 취급을 당해 분통터지는 날들이었지만 인내하니까 좋은 날이 오는구나 싶다"며 "몇몇 언론사 기자들도 남의 집 머슴살이 한다 해도 학교다닐 때 배운 저널리스트의 기본으로 돌아가 냉정하게 사건을 분석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