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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대강 사업을 벌이면서 부족해진 세원 확충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민연금에 주식거래세를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노후대책인 국민연금의 재정 손실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민주당 주승용 의원과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09년말 "국민연금은 2010년부터는 연금 운용시 발생하는 주식의 양도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하고, 국세예규심사위원회에서 이를 의결해 증권거래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2010년에 연금 총 324조원 중 국내 주식에 55조원을 투자해서 895억원에 달하는 증권거래세를 납부했고, 2011년에는 총 340조원 중 60조원을 투자해서 8개월간 885억원의 세금을 냈다.
올 연말에는 증권거래세가 1,3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의원은 "향후 국민연금 재정이 2,400조에 이르는 2040년에는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며 "향후 30년간 국민연금 재정에서 13조원에서 16조원 이상의 연금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국민연금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억지스럽게 법을 고치면서 법적 논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국민연금측은 정부의 세금부과에 대해 "증권거래세법 제6조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권 등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증권거래세를 면제한다는 조항을 들어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리.운영 주체로 국가 기관이기 때문에 면제되어야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기재부는 그러자 지난해 10월 '기금관리주체가 중앙행정기관의 장인 기금에서 취득한 주권 등을 양도하는 경우'는 면세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을 만들었고, 개정안은 연말 국회에서 '예산안 강행처리' 당시 예산안과 함께 통과됐다.
정부는 "일몰기간이 끝나서 부과를 다시 시작했다"고 했지만, 이 일몰규정은 공공기금이 아닌 민간기금의 증권거래세를 일정기간 면제해 주기 위한 것이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몰규정이 도입된 2001년 이전에도 국민연금은 증권거래세를 내지 않았다.
주 의원은 기재부의 개정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권등을 양도하는 경우 면제해주고 있으면서도 국가 기관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권을 양도하면 세금을 부과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정안 대로라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국가 기관이 아닌 민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라는 예산을 쏟아 붇고, 부자감세로 5년간 90조원을 감세해줘 세입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꼼수를 쓴 것이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