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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0.28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 때 당시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백원우 의원 등은 송인배 민주당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납치하다시피 해서 유세장으로 모셨다.
현 국회의장인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이라 ''노무현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선 문재인 이사장의 지원유세가 절실했었다. 문 이사장은 그러나 선거사무실에서 유세장으로 끌려오다 유세장 500m를 남겨두고 발길을 돌렸다.
"내 역할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여기까지"라는 게 이유였다. 그만큼 문재인 이사장에게 정치, 특히 유세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그가 13일 저녁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를 돕기 위해 유세 차량에 오른다. 이날 저녁 7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리는 유세에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지원유세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의 정치인생에서 첫 유세다. 그런만큼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 데뷔하는 셈이다. 이번 선거가 향후 야권통합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도 그를 광장에 나서게 했다.
문 이사장은 서울시장 보선 뿐 아니라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 나선 이해성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광화문 유세와 앞서 열린 야권통합 관련 ''시민사회 원탁회의'' 참석을 위해 오전에 상경한 문 이사장은 유세가 끝난 직후 다시 부산으로 내려간다.
다음 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박 전 대표와 문 이사장과의 격돌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문 이사장의 유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문 이사장의 한 핵심 측근은 "이해성 후보로부터 당장 내일 유세에 대한 지원요청이 없지만, 요청이 오는대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한 측근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과 필요성이 절박하고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과 대선의 분수령이기 때문에 문 이사장은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