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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수사 지지부진…이대로 끝?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수사 지지부진…이대로 끝?

피해자 모임 비상대책위원장 "우린 검찰을 믿는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각종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가 이르면 이달 말쯤 7개월 여에 걸친 장기 수사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15일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공식 수사 발족 이후 7개월 반만이라는 숨가쁜 일정이 갈무리에 들어가는 셈이다.

지난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개점휴업'' 상태였던 대검 중수부는 작년말 C&그룹 수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개업''을 선언했다.

이후 올해 2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대검 중수부는 서민금융 비리 척결을 기치로 정관계, 금융권 비리를 정조준했다.

100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수사팀을 꾸린 중수부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구속기소하는 등 일정 성과를 거뒀지만, 부산저축은행의 무차별 로비의혹의 전모는 밝히지 못했다.

◈ 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 진술번복…로비수사 사실상 지지부진

박연호 (61.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과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등 7조원대 금융비리를 저지른 그룹 임원들에 대한 처벌 외에 정관계, 금융권 수사는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금융비리 척결이라는 당초 ''본궤도''를 달성하기엔 ''로비수사 실패''라는 꼬리표가 두고두고 따라다닐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8월말 부산저축은행 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기소)씨의 신병이 검찰에 확보될 때까지만 해도 풍문으로 나도는 ''정관계 로비 몸통''이 밝혀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서민들을 상대로 한 금융비리 단죄라는 차원에서 박씨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관계, 금융권 인사들을 겨누는 검찰의 수사 칼날에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그러나 구속된 박씨가 초기 진술과 달리 여러 정황에 대해 입을 닫으면서 검찰 수사는 난항에 부딪쳤고, 결국 많은 의혹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달리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대검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과정에 공도 있고 과도 있지 않겠냐"고 말해 ''로비수사 실패''라는 국민적 비판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 김옥주 위원장 "우린 그래도 검찰을 믿는다"

지난 6월말까지 활동했던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주영 의원)는 여야 합의로 대검 중수부 폐지안에 대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검경 수사권 논란보다 더 뜨거웠던 일명 ''검찰총장 직수부대'' 중수부 폐지론에 반발한 쪽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모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피해자 모임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108배까지 하며 중수부 폐지에 대한 반대입장을 적극 표현했다.

당시 법조계 안팎에서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모임이 중수부를 살렸다''는 뒷말도 나왔다.

하지만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대검 중수부 수사가 종결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검사들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저축은행 수사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합동수사단 수사가 진행중이니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계속될 것"이라며 "대검 중수부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종결이 아니라는 입장뿐 아니라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향후 검찰 수사방향까지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부산저축은행 은닉자산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공매 등 자산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검찰이 계속 주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박연호 회장과 김양 부회장에 대해서는 검찰이 단순 경제사범으로 다룰 게 아니라 가중처벌 차원에서 무기징역까지 구형해 은닉재산에 대한 심정적 포기를 이끌어야 한다"며 "그래야 향후 비슷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금융비리 척결을 선언했지만 정관계, 금융권 로비 수사에 있어 일정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검 중수부가 남은 시간동안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모임의 기대를 어느정도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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