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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에 한번?… 아이들 코 묻은 돈까지 터는 '빼빼로데이'



생활경제

    천년에 한번?… 아이들 코 묻은 돈까지 터는 '빼빼로데이'

    중고생뿐 아니라 유치원까지 퍼져…과자값만 3~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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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기업이 오는 11일을 말장난에 불과한 '천 년에 한번 오는 빼빼로데이'로 부르면서 청소년들은 물론 초등학생들까지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모 양(7)은 오는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빼빼로 과자를 40개나 샀다. 용돈도 받지 않은 이 양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줄 과자를 사기 위해 돼지 저금통까지 털어야 했다.

    다른 초등학교에서 만난 학생들도 엄청나게 빼빼로 과자를 준비하고 있다.

    정모 군(10)은 "한 달 용돈을 모두 털어 친구 6~7명에게 줄 빼빼로 과자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고, 이모 양(9)도 "4~5개씩 사서 친구들, 선생님에게 나눠 준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중학생들은 빼빼로 과자를 직접 만들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기까지 한다.

    서울 종로구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만난 김모 양(14)은 "빼빼로 과자 모양의 쿠키를 굽고, 전용 그릇을 구입해 초콜릿을 녹여 바르기까지 하면 보통 3~4시간이 훌쩍 넘는다"라며 "지난해에는 새벽 2시까지 빼빼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예모 양(14)도 "1학년 때는 같은 반(35명 내외) 친구들이 거의 다 빼빼로를 준비하고 2학년, 3학년이 돼도 몇 명을 제외하곤 빼빼로를 준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소 1,000원 남짓하던 빼빼로도 이맘때만 되면 포장이 화려해지고, 부피가 커지면서 가격도 껑충 뛴다. 유명 제과회사인 A사의 빼빼로 과자는 한 통에 700원 남짓이지만 빼빼로데이를 겨냥해 출시되는 과자 묶음이나 과자 바구니는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1만원을 훌쩍 넘는다.

    과자가 든 바구니에 손바닥 만한 인형이라도 들어 있으면 가격은 2만 원까지 뛴다. 빼빼로데이 '특수'를 노려 유명 제과점에서 내놓은 빼빼로 과자는 적게는 5,000원에서 비싸게는 3만 원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빼빼로데이를 바라보는 부모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6살과 8살 자녀를 둔 주부 노모 씨(36.여)도 "모양이 예쁘기도 하고 아이들이 사달라고 조르는 탓에 빼빼로 과자를 사주지만 성분도 안 좋고 아이들도 금방 실증 내서 못 먹게 하고 버린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BestNocut_R]8살 자녀를 둔 주부 김모 씨(35.여)는 "중고등학교에서 유행하던 빼빼로데이가 어느새 유치원까지 전염됐다"며 "아이들 친구들 줄 과자에 선생님에게 선물할 과자까지 준비하면 과자 값만 서너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1월 11월이 천 년에 한 번 오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고 이름붙여 광고까지 해대맨서 아이들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빼빼로 과자를 반드시 주고받아야 하는 것처럼 현혹시키는 제과, 유통업체의 상술은 한두 해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말장난에 불과한 '밀레니엄 빼빼로'라는 말까지 만들어내 폐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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