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천안함 폭침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 국민들은 백주대낮에 북한이 민간인도 거주하는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또 다시 경악했다.
그러나 우리 군을 굳게 믿어왔던 국민들은 북한에 대한 분노와 함께 천안함에 이어 또 다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우리 군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실망을 느꼈다.
이후 우리 군도 대대적인 개혁을 하였고 서해 5도를 기필코 수호할 뿐 아니라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도 타격한다는 지침 하에 지난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해병 1,000명과 각종 첨단 장비를 추가 배치하였다.
K-9자주포를 증강하고 대당 140억원에 달하는 대포병 레이더 '아서', 코브라공격용헬기, 국산지대공미사일 '천마', 그리고 공격 원점을 무력화시키는 다연장로켓 '구룡'이 배치되었다.
북한이 서해에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대대적인 보복 공격이 가능한 수준의 전력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브라헬기는 구조상의 이유로 해상작전이 어렵고 '아서'는 해무가 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하루 6시간 이상 사용하면 과부하로 고장이 나곤 한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더 큰 전략적 우려는 서해 5도가 우리의 주력 기지에서 배로 두 시간 이상 떨어져있는 반면, 800문 이상의 북한 해안포의 사정권 내에 위치하고 있고 백령도에서 불과 50km거리에 공기부양정 전진기지가 건축되어 2,000명의 특공대가 100대 이상의 공기부양정으로 30분 내에 쇄도한다면 과연 이를 방어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또한 서북도서에 우리의 전력이 집중되면 북한군이 서부전선이나 동부전선을 통해 침투할 경우 대응이 부실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 군의 기본 전략이다.
적이 공격해오면 물론 필승해야 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책'이므로 위기관리와 전쟁의 사전 억지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려면 다음 세 가지 지침을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
먼저 북한은 우리의 빈틈을 노려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는 각오 하에 적의 입장에서 우리의 허점을 찾아 꾸준히 보완함으로써 철저한 억지태세를 구축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즉응적으로 현장에서 강력하게 보복하여 도발하면 결국 북한만 손해라는 학습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끝으로 평상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적당한 수준에서 자제해야한다.
체제 경쟁에서 이미 승리했다는 자신감에 입각하여 북한의 도발과 무관한 북한 주민들에게는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한다면, 북한의 도발 의지와 명분을 제거하여 평화 유지 구조를 보강할 뿐 아니라 이산가족상봉 및 남북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