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ㅊ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전문기관이 뉴세븐원더스 효과를 자신했다고? 믿어도 될까?
11월 24일, 제주도 의회 감사현장에서 제주도 7대 자연경관 선정 과정의 예산 낭비와 선정 효과 문제가 거론됐다.
''''공무원들이 행정전화로 전화투표 건 것이 얼마나 되나? 모두합치면 200억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정말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따른 지역 경제 효과가 1조6천억 원이 되겠냐? 로열티는 또 얼마나 내야 하나?''''
제주도세계자연유산관리단장의 답변. ''''파급 기대효과는 전문가가 분석했기 때문에 믿고 있습니다. 로열티는 계약서에 총론만 있고 전체적인 것은 없는데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협상을 하자고 해 협상 중입니다.''''
뉴세븐원더스에게 말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잠정발표 해놓고 확정 발표 전에 로고 사용 문제로 협상하자고 제안하니 갑과 을의 처지에서 협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더구나 이미 국민들에게 호언장담해 놓은 게 있어 감히 협상을 결렬시킬 처지도 못 된다. 그 문제는 뒤로하고 우선 전문기관이 연구조사했으니 제주도가 1조6천억 원의 효과를 거둔다는 그 문제를 따져 보자. 과연 이 나라 전문연구기관들의 수요 예측과 효과 예상은 맞아 들어갈까?
◇ 연구에 속고 돈에 울고… 빚더미 지자체들△<경인아라뱃길(서해-김포)> 사업의 타당성 근거는 <서해 주운사업="" 기본설계보고서="">. 하루 평균 3천7백 명이 유람선을 탈거라 하더니 조사 대상자의 83%가 하루 1인당 5만원 이상이면 타지 않겠다고 한 내용을 보고서에서 빼버렸다고 지적됐다. 그럼 유람선 가격은 얼마인가? 3박4일에 28만원이다. 서울에서 인천항까지 1시간 30분 걸리는 걸로 따져서 지금 서울 인천을 오가는 승객의 28%를 아라뱃길이 담당하게 될 거라고 했지만 실제 배를 운항하는 사람들은 5시간 ~ 5시간 30분 걸릴 것으로 본다. 용산에서 지하철 타면 1시간이면 가는데 누가 5시간 배에서 시간을 허비하겠나? 내내 똑같은 한강 경치 보면서. 보고서 유람선 속도는 최대 38노트로 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 운항중인 유람선 최고 속도는 15노트이다. 오류를 지적한 대로 계산하면 서울에서 중국 상하이를 5박6일로 관광하는 크루즈 유람선 일정은 배타고 차타는 이동시간을 다 빼면 6일 동안 관광할 시간이 9시간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밥 먹고 화장실 가고 관광까지 과연 6일 9시간 내에 처리할 사람이 있을까? 2년 8개월에 2조2천5백억원이 들어간 대형국책사업이다. 2만5천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3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수입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칠 게 뻔하고 당장 수자원 공사는 갑문과 운수 유지비로 정부에게 해마다 200억 원 씩 내놓으라 한다.
△<부산 김해="" 경전철="" 사업="">개통 2개월이 넘었는데 승객 수가 애당초 예상한 수의 20%도 채 안 된다. (17%). 하루에 17만6천 명씩 타고 다닐 거라 주장한 보고서 책임자는 누구인가? 실제는 3만1천명이다. 부산시가 매년 400억 원, 김해시가 750억 원을 해당 기업에게 물어줘야 한다. 20년 동안 꼬박꼬박 물어줘야 한다. 김해 1년 가용예산의 딱 절반을 여기에 던져 넣어야 한다. 감사원에 국민감사가 청구돼 있다. 그나마 이건 두 번째 용역조사고 그 이전에 교통연구원 조사는 하루 29만2천명이라나? 승객 예상 규모가 10배나 뻥튀기 되어 있다.
△<경기도 용인시="" 경전철="" 사업=""> 역시 경전철 사업을 추진했다. 돈이 없어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총 7천3백억 원 정도 투입했다. 계약 조건은 하루 평균 승객을 14만 명으로 잡되 실제 승객 수가 이 예상치의 90%가 안 되면 부족한 분을 용인시가 물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개통을 앞두고 다시 조사하니 하루 승객은 14만이 아니라 3만 명. 이대로라면 매년 550억 원씩 계약기간 30년 동안 물어줘야 하니 1조6천5백억 원을 메워줘야 한다. 이대로는 개통 못한다고 용인시가 버텼으나 투자한 외국 자본이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해 건설비용 5,160억 원을 돌려받는 것으로 결정 났다. 용인시 1년 예산의 40%.
△<인천시 관광열차="" 사업=""> 2009년에 월미도에 853억 원 들여 고가 철로를 달리는 관광열차 놓았다가 안전성 없는 걸로 판명 나 250억 원을 다시 들여 관광열차를 철거하는 중.
△<경기도 성남시="" ''파산''=""> 흥청망청 쓰다가 파산한 도시. 파산에는 이유가 있다. 시내도로 1.5킬로미터 확장하는데 3천억 원을 쓰고 있다. 3천2백억 원짜리 호화청사 짓더니 이 마을은 보통 단위가 3천억이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황금도시. 버스 대여섯 정거장 거리 도로에 3천억 원을 들여 고쳐봤자 그 지역은 차들이 몰려 주차장이나 마찬가지일거라는 예상이다.
△<경기도 부천시="" 실버투자="">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요양원, 재가센터를 370억 원을 들여 지어 민간재단에 운영토록 했다. 그런데 원장 위에 시설장 자리 두고 월 850만원 월급 주고, 환자 진료할 의사는 80세 고령이라 한다. 이동목욕차량도 구입했다. 값은 1억 원, 그러나 1년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민간요양시설이 넘쳐 지어도 이용할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말렸지만 밀어붙여 지은 시설. 여기에도 용역보고서가 근거가 됐는데 2020년이 되면 노인 요양 병상이 2천5백 개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해 300병상을 갖춘 이 시설들을 지었다. 그러나 2020년에 2천5백 개가 필요하다 한 노인 요양 병상은 이미 5천개가 공급돼 넘쳐난다. 5년간 위탁운영하면 3년 안에 손익분기점 도달한다고 용역보고서가 주장했고 첫 해에 2억 원 수익이 났다. 재단이 투자한 돈은 42억 원. 3년 안에 손익분기점은커녕 투자한 돈 뽑으려면 20년 이상 걸린다.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운영재단은 무슨 편법을 쓸까? 행정사무조사와 시의회 특별위원회 조사 진행 중이다.
△<태백시 리조트="" 사업=""> 4천4백억 원 들여 오투 리조트 사업으로 스키장 골프장 콘도 지었다가 거덜이 나고 말았다. 2900억 원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하루 이자만 2천3백만 원. 태백시의 인구가 몇 이고 가게가 몇 이나 되길래 하루 이자비용 2천3백만 원을 감당한단 말인가?
◇ 연구기관 치고 빠지고, 기업 먹고 튀고, 정치인 임기만 채우고이 같은 엉터리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멋진 사업은 하고 싶고 돈은 없으니 민자를 끌어들이는 대신 민간업체에 수십 년 간 이익을 보장해 주기로 하고 그 이익이 나지 않으면 차액을 보전해 주는 방식 - <최소 운영수익="" 보장방식="">을 적용하면서 생긴 일이다. 거기에 전문 연구기관마다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쪽의 눈치를 살피며 적당히 계산을 뽑아주고 연구조사비만 챙겨 튀니 그렇다. 사업을 맡은 민간업자가 직접 용역조사를 주고 정부 부처나 지자체는 이를 검증할 능력도 없으면서 덜컥 받아들이니 거액을 들이는 사업들이 기본 토대와 설계부터 잘못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지방자치단체장, 기안자, 실무추진자, 수요조사기관을 추적해 책임을 묻고 배상시킬 부분은 배상시켜야 한다. 또한 감시 못한 의회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언론 역시 도덕적 책임 그 이상을 시민들에게 져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