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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남북관계 예상밖 평온…北 자극 자제

우리 측 접근 한결 성숙…남남갈등 아직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한 남북간 긴장 격화 사태는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현재까지 나타난 북한 내부의 움직임이나 우리 측의 대응 양상을 보면, 그간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김 위원장의 공백을 틈탄 권력 투쟁이나 대남 무력 도발 등은 최소한 단기적 국면에선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비록 김정은의 후계체제 구축 기간이 김정일에 비해 절대적으로 짧긴 하지만 김경희(고모)와 장성택(고모부) 등 든든한 후견 세력을 두고있는데다, 무엇보다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중동의 자스민 혁명과 같은 대규모 주민 소요사태도 현실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북한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자가 늘어나고 한국 TV드라마 같은 한류까지 확산되는 등 외부 문화가 적잖이 유입됐지만,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통제된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 측의 접근법도 과거 김일성 주석의 사망 때와 비교하면 한결 성숙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 문제나 북한에 대한 단기적 대응 조치에서 우려했던 수준의 ''남남갈등''은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일부 보수단체들은 조문 주장 세력에 대한 엄단을 촉구하고 한나라당의 다수 의원들도 정부 차원의 공식 조문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몽준, 구상찬 등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조문에 대해서는 상호주의 차원에서라도 허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의원은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이희호 여사 본인이 조문하러 간다고 하면 허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오 의원의 경우는 같은 회의에서 "군사적 심리적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BestNocut_R]

민주당 송민순 의원도 "애기봉 점등 같은 것은 공세적 제스처로 보일 수 있다. 이거야 말로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조문 여부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은 자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류 장관은 "불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기 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면서도 워치콘은 상향 조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애기봉 점등에 대해 "현재 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에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당초의 대북 강경정책에서 선회하며 최근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과 함께, 남북간의 대형 사건을 이미 수없이 겪었던 역사적 경험에 따른 일종의 학습효과로 보인다.

어찌됐든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 민주당 이부영 의원이 정부의 조문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수측으로부터 난타 당하며 조문파동을 불렀던 전례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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