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후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한국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지 않은 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책임감 때문이라고 중국 전문가가 밝혔다.
중국 외교부 산하 외교학원 쑤하오(蘇浩) ''전략과 충돌관리연구센터'' 주임은 21일 홍콩위성TV인 봉황위시(鳳凰衛視)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사망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가진데 이어 미국과 일본, 러시아 정상과 각각 전화통화를 통해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지만 중국과는 전화통화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국이 외교부 경로를 통해 중국과 연락을 취하려했지만 중국이 한국측에 신중한 태도로 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쑤 주임은 "중국은 북한과 특수한 국가간 관계를 유지한 나라로서 (다른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면서 "만약 중국이 한국처럼 다른 한국의 우방들과 이런 접촉을 했다면 중국은 미국이나 일본과 똑같은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그것은 북한을 더 민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쑤 주임은 "북한의 안정과 중·북간의 우호협력관계 유지 및 남·북한 관계의 평형유지를 위해 중국은 북한문제를 놓고 한국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런 각도에서 보면 중국은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쪽 관련인사들과 이 문제를 놓고 얘기를 나눴으며 한국정부을 포함해 한국쪽 인사들도 이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일 사망발표 당일인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뜻을 모았지만 중국 후주석은 이명박 대통령의 전화통화 요청에도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과 함께 우리정부의 대중국 외교력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이에 대한 국회답변에서 "상호 체제가 달라서 그런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과는 협의하고 있으며 한·중간에 해외 전화통화는 익숙하지 않아 그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고,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정상간 일정조정의 문제이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후주석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후 아직까지 한국을 포함한 미국, 일본, 러시아 정상 누구와도 전화통화를 갖지 않고 있으며 대신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20일 이들 국가의 외교장관들과 연쇄 접화접촉을 갖고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학원은 외교부 산하의 국제문제 연구 및 외교인력 양성기관이며 쑤 주임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안전협력이사회 중국위원회 위원과 중국아태학회이사, 중국동맹협회이사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