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아듀 2011] 사건사고로 되돌아 본 한국사회

김정일 사망, 쇼셜무비 활약, '나꼼수' 열풍, 한미FTA 날치기 통과 등

 

올 한 해는 사회적인 이슈들이 정치와 문화, 언론계의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BS 노컷뉴스가 다사다난(多事多亂)했던 한 해의 주요 사회뉴스를 정리했다.

◈김정일 사망 이후 전세계 '요동'

지난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한 전망과북한 주민들의 조문 행렬에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디도스 정국'도 잠잠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틀 전인 17일 이미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정부의 정보수집 능력 부족에 대한 질책이 잇따랐고, 북측 발표의 진위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전세계가 소식을 동시에 알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소셜 무비의 활약, '도가니' '완득이'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으키는 이른바 '소셜 무비'는 올 한해를 뒤흔든, 또 하나의 언론이었다. 지난 9월 개봉돼 467만 관객을 모은 영화 <도가니>로 전국은 '도가니 열풍'에 휩싸였다. 6년 전인 2005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법망의 허술함과 법조계 전관예우, 장애인 성폭력 문제 등을 신랄하게 꼬집었고, 국민들은 공분에 휩싸였다. 경찰은 재수사에 나서 40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1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7명은 관계 기관에 징계 등을 통보했다. 국회도 장애인 성폭력범 형량을 강화하는 이른바 '도가니법'을 제정했으며, 대법원도 최고 15년으로 형량을 상향 조정했다. 53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완득이>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 이주 노동자 처우 등 문제를 지적했다. 2007년 '석궁 사건'이 소재가 된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도 내년 1월 개봉을 앞두고 있어 소셜 무비의 행보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은 '나꼼수' 열풍, SNS 선거운동도 확산

4월 첫 방송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대안언론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자, 정치인, 언론인, 평론가가 모여 사회적인 이슈를 놓고 토론하는 방송에 청취자들은 열광했다. 자기 검열과 정부의 SNS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논의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은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당국의 SNS 규제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SNS를 통한 불법 선거운동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비방 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SNS 선거운동이 여야의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10.26 재보선 당시 검찰과 김여진 등 '소셜 테이너'들의 활동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우면산 산사태, '안전불감증' 도마 올라

올 여름 시간당 200mm가 넘는 폭우로 발생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인근 주민 16명이 깔리거나 다쳐 숨을 거뒀다. 서초구청이 수십차례의 산림청 권고에도 불구하고 특보를 발령하지 않은 내용을 처음 확인한 CBS의 단독 보도, 산림청의 산사태 관련 행정지도를 무시하고 담당자 연락처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예보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한 서초구청의 안전불감증 등으로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서울시 합동조사단은 '천재'로 결론내렸고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재조사를 촉구했다. 지금까지도 반발과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하라"

지난 5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련 촛불집회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수 만명의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의 반값 등록금 이행을 외쳤다. 이 과정에서 70여명의 대학생이 연행되고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이내 기각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립대가 반값등록금을 결정하고, 대학 총학생회 후보마다 등록금 인하 공약을 걸고 유세에 나서는 등 등록금 인하가 가시화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정치권은 1년 내내 '좌불안석(坐不安席)'

올해는 정치권으로 파장이 확대되는 일들도 많았다. 특히 10.26 재보선 당시 선관위 홈페이지와 박원순 당시 후보자의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은 사건은 일파 만파 확대되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5명은 구속기소됐지만, 최구식 의원의 비서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최 의원과 한나라당 차원의 개입 여부는 여전히 핵심 쟁점이다. 디도스 사건은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과 청와대 개입 의혹,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 전환 등으로 이어지면서정치권의 지형을 바꾸는 모양새다. 지난 5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으로 KBS 기자 등이 연루된 민주당 대표실 도청논란도 정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BestNocut_R]

◈새로운 노동운동 실험 '희망버스'

지난해 12월 시작된 한진중공업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자 복직 문제. 1월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 고공 농성, 단식 농성에 돌입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5차례에 걸쳐 부산과 서울을 오간 '희망버스'에는 수 많은 시민단체 관계자, 문화계 인사, 정치인, 시민이 탑승했다. 30일 오전 타계한 '민주화의 산 증인' 김근태(64)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3차 희망버스를 탔다. 김진숙 위원은 309일만에 크레인에서 내려왔지만, 희망버스 기획자인 정진우(43) 진보신당 비정규실장과 송경동(44)씨는 현재 구속수감 중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부산구치소 앞에서는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한미 FTA 법안 '날치기' 통과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반발 가운데도 한미 FTA 비준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재석의원 170명,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이었다. 당시 국회 출입문은 통제됐고 경비는 강화됐으며, 박희태 국회의장은 법안을 직권상정하고 질서유지권을 발동시켰다. 야당은 24일 본회의 직권상정에 대비하고 있었고, 민주당 김성곤, 강창일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열던 상태였기에 완벽히 허를 찔렸다. 광화문 광장과 서울 광장에서는 대규모 반대 집회가 이어졌고, 현직 법관들도 페이스북에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밖에 7월 강화 해병2사단 소초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드러난 해병대 기수열외, 대전 여고생 자살에 이은 대구 중학생 자살로 촉발된 왕따 문제도 올 한해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였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