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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 사주고 3살 아들 손 놓은 아빠의 눈물

사건/사고

    새우깡 사주고 3살 아들 손 놓은 아빠의 눈물

    부인과 별거한 채 생활고 계속 시달리자 극단적 선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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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애경백화점 앞 길거리를 헤메던 3살배기 아이 박모 군이 발견됐다. 박 군은 서울아동보호센터에 인계됐지만 부모를 찾을 길이 없어 애를 먹었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나온 박 군을 보고 박 군의 외할머니가 찾아와 아이는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이후 가슴 아픈 사실이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이가 단순히 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버지 박모(33) 씨가 아이를 버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아들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의 전말은 이렇다.

    2008년 박 씨는 진모(26, 여) 씨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사귀다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다.

    중고 LCD 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박씨와 일용직을 전전하던 진 씨는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결혼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결혼자금도 마련할 수 없어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빠듯한 살림에 신혼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빌렸던 대출금을 월 120만 원씩 갚아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2009년 박 군이 태어나 자라면서 더욱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고, 부부는 결국 2011년 6월부터 별거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11년 9월 박 씨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면서 3살배기 어린 아들의 양육권은 박 씨가 갖게 됐다.

    이혼에 합의하고 나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결혼자금 대출금 120만 원과 아이 양육비 등으로 정부보조금을 받아도 매달 150만 원 이상씩 지출하다 보니 한 달에 평균 170만 원, 철야 근무를 해도 250만 원밖에 벌지 못하는 아버지 박 씨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 철야근무를 하고 주말에도 일해야 했지만 아이를 봐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 항상 애를 먹었다.

    결국 아이를 맡기기 위해 경기도 평택의 회사 기숙사를 떠나 서울로 올라왔던 2011년 11월, 박 씨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만다.

    박 씨는 그날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향하면서 아이 엄마인 진 씨와 자신의 어머니에게 아이를 부탁하기 위해 계속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결국 박 씨는 진 씨 가족이 사는 종로구와 자신의 어머니가 사는 인천 중 어느 곳에 가야할지 결정하지 못한채 중간지점인 구로역에 내리게 된다.

    구로역에 내린 이후에도 누구와도 전화 통화가 되지 않자 1시간 넘게 고민하다 결국 아이의 손을 놓아버렸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구로구 애경백화점 앞 길가에 자신의 친아들을 유기한 혐의로 박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아이의 눈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 버리지 못할 것 같아 새우깡을 쥐어주고 시선을 돌리게 한 뒤 피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고아원이나 아동위탁 등 다른 방법이 있다는 점을 잘 알지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일을 꾸준히 성실하게 해 왔지만 생활고를 벗어나지 못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박 씨가 아들을 버린 것을 매우 후회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BestNocut_R]

    박 씨 부부는 현재 경찰 등 공공기관의 도움을 통해 아들 박 군을 잘 양육할 방법을 찾고 있다.

    진 씨가 박 군을 양육하고 아버지 박 씨는 양육비 명목의 일정 금액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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