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중고등학생 수 백 명을 상대로 먹이사슬 관계처럼 상납액을 갖다 바치라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20대 2명, 10대 50여명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년에 걸쳐 흉기로 후배들을 폭행하고 강남권 일대 20여개 중·고등학교 학생 700여 명으로부터 수 천 만원의 금품을 상습적으로 빼앗은 혐의로 김 모(18)군을 구속하고 10대 중고생 50여 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김 군의 윗선에서 상납액을 갖다 바치라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이 모(21)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20대인 이 씨는 학교 후배인 김 군 등 4명에게 금품을 주기적으로 상납할 것을 요구하고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온몸이 피범벅이 되도록 폭행을 하고 현금과 명품의류 등 수 천 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고등학생일 때 조직폭력배 가입 권유를 받은 적도 있어 조폭과의 관계 가능성도 열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의 폭행과 협박을 받은 김 군 등은 이 씨에게 줄 상납금과 자신의 생활비,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네 및 학교 후배들을 주기적으로 때리고 설거지, 방청소 등의 집안일을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명품의류, 알바비 등 수 천 만원의 금품을 빼앗았다.
일명 ''대갈''로 통하는 김 군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후배들을 서초구 내 자신의 오피스텔로 수시로 불러 쇠파이프 등 흉기까지 이용해 온몸을 수없이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의 범행수첩에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 누구에게 가져오게 할 것인가, 몇 일자로 받을 것인가 등의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김 군의 상납지시가 떨어지면 먹이사슬의 아랫단계인 신 모(16), 황 모(17) 군이 강남권 중고등학교 중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학교 학생들로부터 수시로 금품을 갈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런 피라미드 방식으로 활동한 청소년 50여 명이 강남권 20여개 중·고교 학생 700여 명을 상대로 수억원 상당 금품을 갈취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 학생 중 일부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수 차례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처럼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학교폭력을 사주하는 세력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