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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한나라당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경선과 관련한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계파간 이전투구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같은 폭로전이 가열될 경우 친이계와 친박계간 계파갈등이 봉합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초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봉투'' 폭로 이후 한나라당에서는 각종 당내 선거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돈선거로 지목된 선거와 공천는 모두 친이계가 독식했다는 점에서 돈봉투 사건으로 친이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자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지난 9일 "(차떼기 이후) 참회하는 마음으로 당헌·당규를 엄격히 만들고 그대로 실행했다"며 "국민 앞에 지키는 것이 문제인데, 그걸 안해서 기강이 흔들려서 오늘의 상황이 왔다"고 한탄했다.
이를 두고 제대로 당 운영을 하지 못한 전직 대표와 주류였던 친이계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이 "2007년 대통령 경선도 마찬가지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박 위원장을 공격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2007년 대선후보 경선도 (돈이 필요한) 조직선거였다"며 "앞으로 그런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도 "전당대회하면 버스가 올라오고 그럼 교통비와 식대는 누가 해결하느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면서 "2007년 경선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시 일전을 펼쳤던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 모두 돈선거를 했다는 주장으로 구태척결에 나선 박 위원장에게는 상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범친이계로 분류되면 원 의원은 직전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의 지원을 받아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이에 친박계인 김재윤 전 의원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 특정인이 (돈을) 줬다 안줬다 하는 것을 들었고 결국 그분은 비례대표가 안됐다"며 친이계가 주도한 비례대표 공천에 돈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BestNocut_R]여기다 12일에는 2006년에 치러진 전당대회에서도 돈봉투가 돌았다는 의혹이 익명의 당 관계자를 통해 제기되는 등 무차별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위원장은 12일 강원도 축산농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2007년 경선도 마찬가지였다는 주장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걸 제가 별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났다.
이처럼 돈봉투 사건으로 친이, 친박계 계파갈등이 첨예해지자 "당이 쪼개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돈봉투 사건으로 이미 흠집이난 친이계가 박근혜의 발목을 잡고 물귀신 작전을 펴는 형국"이라며 "모든 것이 당이 쪼개지는 수순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