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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의 등록금 고지서 발송 시기가 임박하면서 '등록금 액수'가 대학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폭적인 인하를 주장하는 총학생회와 이에 미온적인 학교 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정이 막판까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 109개대 평균 4.8% 인하
= 24일 현재 전국 344개 대학 가운데 32%인 109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평균 4.8%포인트 인하키로 결정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이날 발표한 대학들의 올해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전국 344개 대학 중 112곳이 명목 등록금 수준을 정했고 이 가운데 109개 대학은 작년보다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인하율이 5% 이상인 곳은 75개로 전체 등록금 인하 대학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3% 이상~5% 미만은 18%로, 대학들의 평균 인하율은 작년 대비 4.8%로 나타났다.
부산대와 경남대, 명지대, 서울여대, 인하대 등이 5% 이상 등록금을 내렸고 고려대와 광운대, 숙명여대 등은 3% 미만 수준으로 인하했다.
하지만 연세대 등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 중 상당수는 아직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는 20일 7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 2% 인하와 장학금 40억 확충 안에 최종 합의했다.
학교 측의 인상안에 반발해오던 학생들의 뜻이 일정 부분 받아들여지면서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올 한 해 등록금을 낮췄다라기 보다는 등록금 인상, 동결 추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며 "10~20%가량 낮추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 추가 인하 등을 계속해서 요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의 등록금 인하안 합의에 따라, 나머지 주요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도 잇따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또 일각에선 2% 인하가 그동안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면서 반발하고 있어 최종 인하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인하폭 5~10% 돼야"= 등록금넷 김동규 조직팀장은 "교육과학기술부도 최소 5%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동결이나 2% 인하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최소 5~10% 정도는 인하돼야 실효성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주요 대학들은 등록금 인하의 '총대'를 누가 메느냐를 놓고 서로 눈치를 봐왔다.
앞서 숙명여대는 등록금 2% 인하 방침을 밝혔다.
이날 현재 연세대가 인상이나 동결, 인하대 한양대 한국외대 건국대가 동결 쪽으로 각각 방향을 잡았지만,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의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연세대 측은 내부 사정을 들어 등록금 협상을 연일 미루고 있다.
학교 측은 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기획실장 인사마저 예정된 상황에서 등록금 협상을 진행할 여건이 아니라며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화여대의 경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열리지 못했다.
20일에는 학교 측이 등심위 개최를 학생 측에 일방 통보, 학생들이 이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후 학교 측의 신입생들을 상대로 한 등록금 고지서 발송과 등록금 일방 통보를 우려하며 본관 재무처장실을 찾아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총학생회 없이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체제로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어 등심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