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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들에게 붙잡혀 국경에서 북한의 보위부 요원들에게 넘겨지면 먼저 짐승이 돼야 합니다. 보위부 요원들은 ''너희는 이제부터 개다. 앞으로 머리 숙이고 땅만 보며 다녀라''라고 말합니다"
"탈북자 가운데 중국에 머물다 임신한 상태로 송환된 임산부에게 ''중국놈의 씨를 배어왔다''며 각목으로 머리를 내리쳐 피가 사방으로 튀는 것을 내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6일(한국시각)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주관한 탈북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한송화 씨와 딸 조진혜 씨의 증언에 참석자들은 놀라움을 그치지 못했다.
한 씨는 1990년대 말 굶주림이 극심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먹을 것을 찾아 두 딸과 탈북을 감행했다. 첫 탈북당시 두살난 딸은 이미 굶주림으로 숨졌고 ''다섯 밤만 자면 사탕 가지고 온다''는 말로 남의 집에 맡겨 놓았던 다섯살 아들은 엄마를 찾아 울다가 영양실조로 숨졌다. 먹을 것을 찾아온다며 먼저 탈북했던 18살 큰 딸은 아직껏 생사도 모른다.
한 씨는 "굶주림과 고통에서 해방되는 소원"에 따라 탈북을 감행했지만 중국 공안에게 적발돼 모두 4번 북한으로 강제송환돼 강제노동단련대로 보내졌다.
"새벽5시부터 밤늦게까지 노동을 하고 오면 주먹만한 옥수수밥 한덩어리가 전부입니다. 그런 다음 밤 11시까지 학습을 해야 합니다"
한 씨와 나란히 증언대에 오른 딸 조 씨는 "보위부 요원들이 16살 여자아이의 몸에 돈이 숨겨져 있는지를 찾는다며 세탁용 고무장갑을 끼고 자궁을 뒤졌다가 하혈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씨 모녀는 "이제는 미국이 나서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역시 증인으로 나온 수전 숄티 북한인권연합 대표는 "최근 북송 탈북자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100일 애도 기간동안 가족 가운데 한명이라도 탈북한 사람이 있으면 전 가족을 멸하라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북한에 탈북자들의 정보 등을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도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처형당할 것을 알고 있는만큼 중국정부는 계획된 살인의 공범"이라고 설명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연방하원의원(공화, 뉴저지)은 "국제적 기준에 따르면 송환될 경우 처형당할 것이라는 합리적 사유가 있는 사람은 보호해야 한다"며 "그러나 중국은 북한과의 송환조약에 따라 탈북자들을 강제송환하는 등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 의원은 "이 야만적인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특단을 조치를 취할 것을 중국 정부에 요구한다"며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보장하고 망명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인 애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공화, 캘리포니아) 역시 "중국 정부가 최근 송환자들을 더욱 많이 수용하기 위해 국경을 따라 수용소를 짓는 등 송환노력을 배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인권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악몽''"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의회는 물론 UN등 국제사회가 개입해 상황을 호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를 개최한 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는 의원과 행정부 인사들이 공동으로 구성한 위원회로 해마다 중국의 인권상황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행정부에 제출하는 등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권''압력''에 상당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