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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압수되지 않은 민간인 불법 사찰 자료들이 외부에 아직 보관돼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장진수 전 주무관으로부터 제기됐다. 그는 특히 직속 상관이던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자료가 담긴 노트북 컴퓨터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27일 CBS와의 통화에서 “2010년 검찰의 압수수색 뒤, 진 전 과장이 감찰 업무 정리를 담당하던 전모 주무관이 집으로 찾아가 그의 업무용 노트북을 가져갔다”며 “노트북 안에는 업무 관련 자료가 많이 담겨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 전 과장이 (진상 규명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는 진 전 과장이 불법 사찰 관련 중요 증거를 검찰 몰래 빼돌렸다는 의미로 읽힌다.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로 2심까지 유죄 선고를 받았다.
진 전 과장은 그러나 2심 재판 당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야당 측은 최근 진 전 과장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장 전 주무관은 2년전 1차 수사 때 검찰이 확보하지 못한 증거들이 아직 외부에 보관돼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람들이 거의 다 USB메모리를 사용했다. 사찰 관련 자료 등을 USB나 외장 하드디스크 등에 따로 보관한 사람들이 꽤 있을 수 있고, 아직 자료가 보관돼 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 수사 때 공직윤리지원관실 내 한 컴퓨터에서, 특정 외장 하드디스크의 'BH(청와대)보고' 폴더에 있던 '다음(동자꽃).hwp'란 파일이 열렸던 기록이 확인된 바 있다. '동자꽃'은 불법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의 포털사이트 아이디였다. 다른 관련자의 USB에서도 'BH 하명'이라고 적시된 자료 파일이 발견됐었다.[BestNocut_R]
사찰팀 각자 별도의 외부 저장장치에 중요 자료를 저장해 두고 썼을 가능성이 높고, 휴대가 용이하다는 점에 따라 외부 반출도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과장이 부하 직원의 노트북 뿐 아니라, 증거 자료가 담긴 별도의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보관하고 있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은 재수사 착수 이후 아직까지 진 전 과장의 집을 압수수색하지 못했다.
불법 사찰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지난주 주요 수사 대상자들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진 전 과장의 집은 “진 전 과장을 포함한 가족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등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대상에서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