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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사건의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이번 사건의 몸통이며 윗선은 더이상 없다고 주장한 지 11일만이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비서관은 기자회견때와 같은 네이비색 자켓에 붉은색계열의 넥타이를 했다.
기자 회견 당시 높은 톤에 큰 목소리로 웅변하듯 격한 말을 쏟아내던 것과 달리 이날은 다소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 전 비서관은 '불법사찰을 직접 지시했냐' '청와대도 개입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고만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하지만 '혐의를 인정하느냐'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지시했느냐'라는 질문에는 화를 삭히는 듯 입가를 파르르 떨며 취재진을 노려보기도 했다.
# 기자회견 때와 태도 180도 달라져
앞서 이 전 비서관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이번 사건의 '몸통'이고 더이상 윗선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은 당시 "청와대와 총리실은 불법 사찰은 지시하지 않았고 민간인 불법사찰은 현정부를 음해하기 위한 음모이자 정치공작"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전 비서관은 특히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단어는 호통치듯 큰 목소리로 반복해 읽어 '호통 기자회견', '웅변 기자회견' '깃털의 고백'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는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증거인멸 입막음용으로 이 전 비서관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한 직후였다.
그러나 검찰에 출석한 31일에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기자회견 뒤 약 열흘동안 이 전 비서관의 주장과 상반되는 자료와 문건, 폭로들이 잇따라 쏟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재판을 수시로 체크했다는 정황들이 공개됐고 이 전 비서관이 사찰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30일부터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구체적 사찰문건 보도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BestNocut_R]
일각에서는 이 전 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이후 불법사찰 의혹이 커지는 '역효과'가 생기면서 윗선에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