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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측이 기자회견 취재를 하러 온 기자들의 사내 진입을 막는 바람에 취재진들이 '사다리'로 정문을 넘어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KBS에서도 사내 집회를 취재하려는 CBS 취재진의 내부 진입을 보안요원들이 가로막는 등 언론사가 취재를 막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일 오전 11시 5분쯤 서울 여의도 MBC 1층에서는 MBC 아나운서협회와 기자협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러나 사측은 이에 앞서 10시 15분쯤부터 정문을 아예 걸어 잠그고 취재를 온 타사 사진기자, 취재기자 20여명의 진입을 막았다.
이 때문에 취재진들은 40여분 동안 MBC 사내에 들어가지 못했으며, 이미 내부에 들어가 있던 직원들과 출연진 역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결국 취재진들의 연락을 받은 MBC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m 가량 높이의 사다리를 가져온 뒤에야 취재진들은 정문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BestNocut_R]
노조원 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다리를 타고 넘어온 몇몇 기자들은 "언론사가 언론인을 막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이냐"고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MBC 노조 관계자는 "MBC는 불법으로 진입한 기자들에 대해서도 고발할 테냐"고 비판했고, 노조원들은 사다리로 넘어온 기자들을 향해 박수로 환영의 의사를 표했다.
기자회견에서 노조원들은 ▲ 김재철 사장의 즉각 퇴진 ▲ 계약직 직원 채용을 포함한 비정상적인 채용 철회 ▲ 방문진 이사진들의 사퇴와 구조 개혁을 요구했다.
앞서 MBC 노동조합은 10층 복도에서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강지웅 사무처장 등 8명의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특히 보도국 게시판과 트위터에 개인적 의견을 올렸다는 이유로 인사위에 회부된 박 모 기자에 대한 인사위 회부 철회와 경영진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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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파업 28일째를 맞이한 KBS 새노조도 조합원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날 오후 'MB 특보출신 사장 퇴진'과 '부당징계, 막장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KBS 신관 1층 로비에서 본관까지 길게 늘어선 조합원들의 집회 취재차, 취재진은 노조 관계자와 함께 내부로 들어가려 했으나 MBC에서와 마찬가지로 보안요원 대여섯명이 둘러싸며 제지했다.
통상적으로 KBS 직원들과 동행할 경우 외부인이라도 사내 방문이 허용된다.
KBS 새노조는 전국언론노조와 협의를 거쳐 불법사찰과 관련해 청와대를 상대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