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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뿌리채 흔들'…공멸이냐 환골탈태냐

국회/정당

    통합진보당 '뿌리채 흔들'…공멸이냐 환골탈태냐

    당 진상조사위 "비례대표후보 선거를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 규정한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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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당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민주노동당 출신 당권파와 국민참여당 측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사태 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어, 향후 며칠이 당의 운명을 결정짓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 모바일 투표 모두 민망한 수준의 부정 선거"

    진상조사위원회가 언론에 발표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대표단과 사전 조율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과없이 발표된 조사 결과에는 현장 투표와 온라인 투표 모두에서 총제적인 부실을 엿볼 수 있었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후보 선거를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 규정한다"며 "특히 현장투표와 관련해 '조작'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비례대표를 뽑기 위한 현장 투표에서는 마감시간 이후의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투표 집계 등 다양한 형태의 부실,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기자들에게 "분명한 부정적 내용을 확보했다"면서 "동일인 필체가 나온 것을 확보했고, (투표한 사람이) 당원이 아닌 경우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 중앙선관위가 투표를 진행하고 보고된 결과를 집계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며 "결과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정, 부실 선거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 투표와 관련해서도 "잘못 표기된 데이터를 초기화하는 등의 사례는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수 차례 걸친 프로그램의 수정은 투표함을 여는 행위와 같은 의혹을 불러 일으켰고, 기표 오류를 수반한 결함도 발생해서 온라인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위원장은 "샘플링 결과 중복된 IP에서 투표한 내용이 확인됐다"면서 "동일 IP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투표행위에서 대리투표 등 부정투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밝혀 파문을 예고했다.

    그는 "앞서 진행된 청년비례대표 투표 과정에서 동일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오류를 반복한 것은 단순한 실무착오나 기술적 문제 수준을 넘은 심각한 선거관리 부실사례"라고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향후 대책에 대해 조 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며, 책임 소재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기위원회 회부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전체 당원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재발방지 대책 및 당 쇄신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엄정한 문책을 강조했다.

    ◇위기에 몰린 당권파 "진상조사 신뢰 못해" 반발 예고

    진상조사단의 충격적인 발표에 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 게시판에는 당원들의 실망감과 비난의 글이 쏟아졌으며, 수면 아래 있던 계파 갈등이 정면으로 분출되기도 했다.

    부정 선거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사면초과에 몰린 당권파들은 진상조사 결과가 악의적이라며 반발했다.

    선거 당시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의엽 진보당 정책위 의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단지 의혹이 제기된 것일 뿐,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해명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의장은 온라인 투표 조작 의혹을 조목조목 해명하며 "진상조사단이 총체적 부실이라고 규정했지만 아직 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해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친 의혹이 번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하지 않고, 다소 추상적인 형태로 발표돼 당권파들의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골탈태냐 공멸이냐.. 당의 운명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통합진보당은 존립의 기로에 섰다. 위기를 극복하고 대중정당으로 거듭나느냐, 공멸하느냐의 갈림길이다.

    야권 인사들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당의 불합리성과 폐쇄성을 지적하며 충언을 아끼지 않았다.

    [BestNocut_R]조국 교수는 트위터에서 "진보당 비례대표후보 선거부정 소식을 들으니 일부의 의식과 행태가 현대화 이전에 근대화가 안된 것이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각종 부정 선거 행태가 공당에서 더욱이 기성 정당의 구시대적 정당 운영에 비판적 목소리를 높였던 진보정당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분노와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통합진보당의 운명을 결정 지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대표단 총사퇴와 비례대표 1,2,3번 사퇴 등 강경한 주문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원만하게 중재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수습안을 두고도 갈등이 예고된다.

    3일 열리는 대표단 회의에서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고, 계파 갈등을 잠재우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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