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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풍전등화''…고립무원의 ''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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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내 당권파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진보세력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비례대표 경선 불법.부정선거에 대한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거부하고, 진상조사위의 결과를 오히려 재검증하겠다고 반격에 나선 것은 대중과 유리된 채 ''고립''의 벽을 더 높게 쌓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당권파가 진상조사 결과를 불신하고 있지만, 이미 사실로 드러난 사례만 감안하더라도 국민의 대표를 뽑는 비례대표후보 경선의 정당성은 이미 크게 훼손됐다고 봐야 한다.

또 당권파의 비민주성은 지분보장을 전제로 비당권파를 상대로 물밑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데서도 나타난다. 지난 5일 전국운영위원회 표결에는 전원 불참한 뒤 이후 운영위 결론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민주적인 절차와는 동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세력의 생명인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지자 7일엔 백기완 선생 등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원로인사들까지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참담하다"며 쓴소리를 내놨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날 C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부정.부실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백기완 소장은 "진보(進步)의 순 우리말은 ''아리아리''라고 한다. 길이 없으면 찾아가고 그래도 길이 없으면 길을 낸다는 뜻"이라며 "그런데 요즘 진보를 표방하는 젊은이들이 스스로 수렁을 만들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통진당 당권파가 운영위 결정을 추인할 중앙위를 물리력으로 무산시킨다면 진보정치는 완전 ''개망신''! 수십 년 만에 ''용팔이 사태(87년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를 보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며 "부정선거에 이어 또 어떤 ''바보짓''이 나올지 염려된다"고 밝혔다.

권영길 의원은 "통합진보당이 지금 걸어야 할 길은 딱 하나"라며 "죽는 길이 사는 길이고 살려고 하는 길이 죽는 길. 죽어야 산다"고 썼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상임고문은 "진보의 명예를 최소한으로라도 지키고 사죄하는 길은 운영위의 결정에 따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뿐"이라며 "하루 속히 이런 책임을 지지 않으면 역사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전날 김재연(32) 당선자(청년비례. 3번)의 사퇴 거부 기자회견과 관련, "아예 드러누워 배째라는데, 어이가 없다"며 "진보를 위해, 통합을 위해 이석기.김재연은 반드시 낙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지영 작가도 "제2의 이정희라 하는 김재연 당선자의 기자회견을 보니 한숨 나온다. 손수조가 연상되는 이유는 뭘까?"라며 "무늬만 젊고 구태는 그대로 간직한 젊은이들이 우리를 암담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이날 "동굴에서 살다가 광장으로 나왔는데, 광장 정치의 구도나 운영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보당 당권파를 겨냥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1, 8, 9, 10, 11, 12, 13, 16, 17번 등 9명이 이미 사퇴 또는 사의를 표명한 마당에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전국운영위원회가 결정한 순위경선 비례대표 전원사퇴를 골자로 한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갈라서는 게 낫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의석 13석을 확보한 만큼 국고보조금 등의 문제도 얽혀 있을 것"이라며 "진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비당권파는 깨끗히 나와서 새출발을 하는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SNS 글에서 "진보당 당권파가 운영위 결정을 정파적 관점에서만 해석한다면 결국 당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estNocut_R]그러나 유시민 공동대표는 "분당은 없다"며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노회찬 대변인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분당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상상하지 않고 있고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당권파 비례대표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궁에 빠져든다"며 파국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중과 괴리된 정치는 진보든 보수든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논리는 민주주의의 상식과 전혀 동떨어진 것으로 대중과 담을 쌓는 자멸의 길을 재촉할 뿐이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부실 사례가 드러난 만큼 그 경중을 떠나 경선의 정당성은 이미 상실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합진보당이 진보정당의 불씨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사퇴라는 아픔을 받아들이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등 혁신을 통해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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