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권파는 당 결정에 승복해야
- 당권파 희생해야 명분도 생기는 것
- 국민선출 의원직, 당원총투표 부적절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통합진보당,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현실이 됐습니다. 이미 강기갑 위원장을 내세운 당 비대위가 꾸려진 상태에서 어제 구당권파들이 “독자적인 비대위를 구성하겠다.” 확정을 한 건데요. 접점이 잘 안 보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당 진성당원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어제 갑론을박을 하다가 자정이 돼서야 이 지지철회 여부를 놓고 결론이 났습니다. ‘조건부 지지철회.’ 어떤 입장인지 들어보죠.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연결돼 있습니다.
김영훈
◇ 김현정> 결론이 났습니다. ‘조건부 지지철회.’ 어떤 건가요?
◆ 김영훈> 결국 민주노총은 그동안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해 왔었는데요.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더 이상 지지가 불가능하다는 거죠. 현재의 통합진보당의 모습이라고 하는 것은 부실, 부정 선거 논란도 논란이거니와 그 뒤에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폭력사태라든지 그리고 방금 말씀하셨던 두 개의 비대위가 나타난다든지 이런 것들은 어떤 진정한 진보정당에서는 많이 일탈한 것이라고 보아지거든요.
따라서 저희들은 어제 격론 끝에 현재의 통합진보당을 계속 지지할 수는 없으나 당 혁신비대위가 출범을 했고, 또 약간 의외이기도 하고 고마운 일이기도 한데, 많은 국민들이 입당을 하겠다고 하시잖아요.
◇ 김현정> 입당하기 운동, 이런 게 일어나더라고요.
◆ 김영훈> 그걸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를 지지했던 이백만 명이 넘는 많은 유권자들 속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그래도 제대로 된 진보정당은 하나 정도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마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모태가 됐던 민주노총이 전면적인 철수를 결정해 버린다면 정말 심폐소생술이라도 하려고 하는 당 혁신비대위에서 우리가 산소 호흡기를 우리 손으로 빼버리는 그런 결과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까지 당이 혁신비대위를 통해서 특히 강기갑 위원장께서 곪은 데가 있었다면 심장이라도 도려내는 심정으로 하시겠다고 하는 마당에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조건부 지지철회’. 그러면 조건을 한번 들여다보죠. 우선 비례대표 14명은 반드시 꼭 총사퇴를 해야 됩니까?
◆ 김영훈> 그것은 제가 이야기하기 이전에 혁신비대위의 권능이나 위상은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 결정을 수임 받아서 집행하는 기구이거든요. 그래서 당중앙위원회에서는 이미 당 혁신 방안을 6가지인가 이렇게 정돈해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저는 당에서 결정한 사항이 당내에서도 책임 있게 집행되지 못한다면 또는 당의 결정을 국회의원 당선자이기 이전에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불복하게 된다면 그 어떤 권위를 가지고 이후 국정을 감시하고 행정부를 비판할 수 있을지 그것이 의문입니다.
◇ 김현정> 지금 구 당권파 측에서는 ‘당의 결정이 있었던 그 전자투표가 무효다.’ 라고 주장하는데, 전혀 동감할 수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영훈> 무효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그 무효를 주장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해서 그 효력이 정지된다? 그렇게 되면 어떤 공조직의 운영이 불가능하죠. 왜냐하면 정당이든 노동조합이든 다수의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또 소수의 의견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때마다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그에 불복하고 해 버리면 어떤 결정도 못 하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 하는 조직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 결정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 효력이 정지된다고 생각하면 이 세상에 어떤 것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자진사퇴를 안 하겠다는 입장은 완강합니다. 그러면 출당조치라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김영훈> 그건 전적으로 당에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 김현정>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영훈> 저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국회의원이고를 떠나서 당원의 한 사람이라면 당의 결정을 승복하는 것이 기본 아닐까요?
◇ 김현정> ‘따라야 한다.’ 지금 당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하셨지만 사실은 민주노총이 조건부 지지철회를 걸고 있기 때문에 그냥 당이 알아서 해라.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 김영훈> 출당을 결정할 것인지 무엇을 결정할 것인지는 당에서 알아서 하라.
◇ 김현정> 그것도 당에서 알아서 하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출당이 맞는 것 같다 이런 말씀?
◆ 김영훈> 개인적으로 출당이 맞는 것 같지도 생각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당 결정에 승복하는 게 제일 맞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되면 분당이 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더라도 당의 결정이라면 이건 감수해야 된다?
◆ 김영훈> 그분들이 어떤 명분 없이 거취를 정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고 이석기 당선자께서도 당원 총투표를 통해서 해결하자고 제안하셨는데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국회의원 당선자이십니다. 당직자가 아닙니다. 최종적으로 국민투표를 통해서 우리 당의 정강과 정책, 노선을 보고 정당비례투표에 의해서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 되셨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원이 뽑아준 국회의원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국민들이 뽑아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당원 총투표로 국회의원의 거취를 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만약 총투표를 계속 주장하면서 분당사태까지 일어난다면 그건 그렇게 해서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씀이ㅔ요?
◆ 김영훈> 저는 명분을 달라는 말씀도 이해가 됩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보통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죠? 어떤 그 정도의 명분이 있어야 자신의 거취도 정할 수 있지 않겠나.. 라는 그 심정은 제가 백번 이해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명분이라는 것은 대의에 복무할 때 자기를 희생할 때 명분은 자동적으로 쌓입니다. 더 큰 억울함이 있다면 더 큰 명예가 뒤따라올 것입니다.
◇ 김현정> 구당권파가 독자적인 비대위를 만들었는데요. 이것은 분명히 인정 안 하시는 거고요?
◆ 김영훈> 저는 그런 사례를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만약 민주노총의 이 조건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여전히 지지철회나 탈당의 여지는 남아 있는 거죠?
◆ 김영훈> 민주노총이 어떤 입장을 정하기 이전에 그렇게 되면 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어떨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당 스스로 정한 혁신안조차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다면 공당으로서 작동될 수 있을지. 그런 당에 대해서 민주노총이 지지하고 계속 지지한다고 해서 그 공당의 지지율이 올라갈지 수권정당으로 나갈 수 있을지 대단히 회의적입니다.
◇ 김현정> 시한이 있습니까?
◆ 김영훈> 일단 저희들은 혁신비상대책위가 설정한 시한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짧다면 짧은, 6월 말이죠. 짧다면 짧은 시간이고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 분, 초를 쪼개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입장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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