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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의 미학… 한옥은 자연 품은 예술품"

[Interview] 한옥 지킴이 피터 바돌로뮤

"한옥지킴이는 말 그대로 오래된 한옥의 원형 그대로를 지킨다는 의미다.

한옥을 새로 짓는 것과는 별개다.

오래된 한옥의 미닫이문이나 문살, 덧문 등을 없애지말고 수리해서라도 그대로 지켜야한다.

한국 건축의 독특한 문화인데 그것을 없애는 것은 너무 잘못된 것이다."

ㅁㄴㅇ

 

1968년도 한국에 처음와서 40여년 동안 한옥과 우리 전통문화에 흠뻑 빠져 생활하는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Peter Bartholomew)'씨의 따끔한 충고의 말이다.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한국의 나무, 돌, 기와, 흙, 처마 등이 사람에게 좋다"며 인터뷰 내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우리 전통문화를 자랑했다.

지하철역까지 직접 취재진을 마중나온 그의 안내를 받고 마주한, 성북구 동소문동에 위치한 한옥 앞에서 마치 과거로 여행을 온 기분이었다.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는 한옥에서 그의 40여년간 한옥사랑에 얽힌 얘기를 들어봤다.

-지금 살고 있는 한옥(자택)을 소개한다면

▲ 1930년대 말경 지은 80년이 넘은 한옥이다.

설계·시공한 사람은 전부 한국사람이다.

당시 기술자들의 나이(40~50세) 로 봤을 때 조선시대 말기에 건축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추정된다.

모양이나 시공이나 문살 등이 원형대로 보존돼 문화적 가치가 있다.

이 집에서 36년간 살았다.

집에 와 본 사람들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든다고 말한다.

사방탁자, 서류함, 문갑, 책장, 도자기 등은 서울에 와서 다 구한 것이다.

웬만한 수리는 직접 한다.

집 마당에 30년 넘은 은행나무가 있다.

대나무가 많아 분위기가 색 다르다.

돌담도 기와로 쌓아 꾸몄다.

집 뒤 켠에는 10년 전에 구매한 또다은 한옥이 한 채 더 있다.

수리를 앞두고 있다."

-재개발로 부터 한옥을 지키기위해 법정공방도 불사했다는데…

▲ 한옥을 보존하기 위한 집단소송(20여 명)이었다.

한옥살리기라는 법이 없어서 매우 힘들었다.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이 60%이상이면 재개발을 추진하고 이하면 취소다.

60.74%가 나와 관할 구청에서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왠지 결과에 의심이 갔다.

구청에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요구했더니 거부당했다.

그것도 이상했다.

그래서 소송을 통해 확인한 결과 60%미만에다 허위 건축일자 기재 등 서류도 조작된 것을 알았다.

오히려 그 덕분에 우리가 승소했다.

이후 구청에서 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거기서도 우리가 이겼다.

그러나 구청에서 올 9월~10월쯤 다시 주민의견 수렴해 재개발 하려고 한다.

공방이 8년째다.

이 집을 리모델링 하려해도 구청에서 허가를 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현상은 한옥의 가치가 오르면서 값도 올라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이 갈수록 늘고 있다.

ㅁㄴㅇ

 

-언제부터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됐나?

▲ 원래부터 오래된 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다.

1968년 1월에 미 평화봉사단으로서 한국에 왔다.

강원도 강릉의 유명한 선교장이라는 99칸규모의 양반집에서 생활했다.

1703년에 지은 집이었다.

선교장에서 살면서 한옥 매력에 빠졌다.

안채도 있었고 건축물의 용도가 모두 달랐다.

모양, 설계, 나무 가공 등 전체적으로 연구했다.

모양도, 재미도 있고 역사까지 배울수 있었다.

전통 한옥뿐만 아니라 궁, 절, 사원, 향교 등이 너무 재미있어서 연구하고 싶었다.

선교장에서 함께 살던 19세기 말에 태어나신 할머니한테 한옥에 대해 자주 물어봤다.

그 분의 친척들에게까지 물어봤다.

한옥에는 철학과 문학, 과학이 들어있다.

배울 것도 많았고 즐겼다.

좋은 기회였다.

-한옥의 매력은 무엇인가?

▲ 전통 조선기와집이 가장 아름답다.

규격과 부드러움이 잘 조화됐다.

집안에 들어가면 온돌방 미닫이 문 좌우에 병풍이 있다.

벽지는 보기가 좀 안 좋았지만 바닥 장판지에는 들기름을 칠했다.

말 그대로 자연이다.

가구도 조선시대의 것 그대로다.

보고 있으면 눈까지 편안해진다.

문손잡이와 문살 등 어디를 봐도 예술공예품이다.

건축물 자체가 예술작품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치를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

그런데 모두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통을 뿌리뽑고 다 없애려고한다.

대한민국 교육이 부족해서다.

-우리나라의 '전통의미 복원 운동'을 어떻게 보나?

▲ 전통복원 말은 많이 하는데 실제로는 별로 없다고 본다.

한옥이 계속 철거되고 있다.

서울 북촌의 한옥을 잘 보존하지 않고 해체하고 다시 짓는데 그것은 신축 한옥이다.

한옥의 원형이 없기 때문에 문화적 가치가 없다.

10여년 전부터 수 많은 한옥 관련 포럼, 토론회, 세미나에 참여하고 강의를 들었다.

그러나 오래된 원형 한옥을 보존 수리, 관리 보수하는 방법을 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신축 한옥에 대해서만 말했다.

미국 맨해턴과 뉴욕에는 아직도 18세기 건물들이 많이 있다.

한국은 20~30년만되면 노후건물이라며 철거하고 재개발하는데 이건 아주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자기네 문화를 뿌리뽑고 없애는 것은 후손에게도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피터 바돌로뮤 (Peter Bartholomew·미국·61)

ㅁㄴㅇ

 

문화답사활동이 취미인 그는 미국 나이아가라시티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후 한국에 왔다.

지금은 해양시설이나 시추선 등을 연구, 시행, 생산하는 선박건조 컨설팅업에 종사한다.

국내 굴지의 선박회사와도 함께 일할 만큼 업계 유명인사다.

1900년에 창립한 왕립아시아학회 활동도 한다.

역사·미술·자연 등을 연구해 영문으로 논문이나 책 만들고 매주 강의와 답사도 한다.

1984년 한국 해군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자신의 집에서 해군 의장대 출신 사병들이 대학졸업 후 취업할 때까지 조건없이 생활하도록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있다.

현재 6명이 그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이렇게 거쳐 간 사병만도 약 60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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