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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 씨 수사와 관련해 사흘 만에 뭉칫돈이 노 씨와 관련이 없다며 말을 바꿨던 검찰이 이번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창원지검은 22일 "오늘은 기자간담회가 없다는 연락이 왔다"며 입구부터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창원지검 이준명 차장검사는 전날 "수사와 관련해 일체 확인해 줄 수 없다. 당분간 간담회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차장검사는 휴대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노 씨가 수백억대 계좌 주인''이라는 식으로 발표를 했다가, 언론의 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자 ''노 씨와 그 계좌는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슬그머니 말을 바꿔 논란이 됐다.
''노건평 씨 주변 계좌에서 거액의 뭉칫돈 발견''은 검찰이 자발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이 차장검사는 언론에 난 오보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기자들의 질문 위주로 진행되던 이전 간담회와는 달리, 18일 간담회에서는 먼저 노 씨 주변 계좌에서 뭉칫돈이 발견됐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전날까지는 노 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대답하던 검찰이 거액 뭉칫돈 발견이라는 새로운 팩트를 검찰 스스로 제기한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금액은 빙산의 일각의 수준일 정도로 거액의 돈이 발견돼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수사의 당위성까지 이야기했다.
그러나, 창원지검이 단독으로 판단해 뭉칫돈 계좌 발견이라는 수사 내용을 밝혔을 리는 없다. 당연히 대검에 보고가 된 상황에서 언론에 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이 어떤 의도를 갖고 언론에 노 씨와 관련한 사실을 흘렸다가, "정치적인 기획수사"라는 노 씨와 노 씨 주변 인물들의 반발과 "수사도 되지 않은 성급한 발표"라는 언론의 비난으로 역풍을 맞자, 슬그머니 말을 바꾼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후 각종 취재에 "더이상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이처럼 한발 물러선 것에 대해서도 추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뭉칫돈에 대한 실체에 대해 검찰이 확인취재에 입을 다물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BestNocut_R]
이에 대해, 검찰이 국면 전환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준명 차장검사는 "우리는 근거없이 수사하지 않는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 중인 계좌의 출처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노 씨의 자금관리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측근 박영재 씨의 동생 박모 씨 등을 소환해 입출금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