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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강금실 "지금은 노무현 정신이 죽은 사회"

    "분권 소통 공정, 盧 정신 되살려야"



    - 권양숙 여사 우울 많이 극복
    - 노, 대선자금 수사때 많이 힘들어해
    - 현 정부 검찰인사, 굉장히 편중
    - 박정희 패러다임 수명다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금실 前 법무부장관

    5월 23일. 3년 전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소식을 전하던 그 순간을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3년을 지내면서 곳곳에서 재평가 작업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분은 그 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까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연결해 보겠습니다

    강금실

     

    ◇ 김현정> 참 오랜만에 방송 출연하셨네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 강금실> 변호사 열심히 하고요. 건강하게 잘 지내고요. 대학원 다녔어요.

    ◇ 김현정> 봉하마을에 자주는 못 가시죠?

    ◆ 강금실> 1년에 몇 번 가는데 지난 1월에 가서 권양숙 여사님 뵙고 왔고요. 이제 또 가야죠. 3주년 됐으니까.

    ◇ 김현정> 권 여사님은 어떻게 지내시던가요?

    ◆ 강금실> 마음이 많이 힘드셨고요. 지금도 혼자 계시기 때문에 원래 대통령 은퇴 후에 사저로 쓴 큰집에 혼자 계셔서 마음이 안 좋아요. 봉하 역사유적지 사업이 잘 되고 권 여사님도 좀 활동을 하셨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죠.

    ◇ 김현정> 활동을 좀 하셨으면 좋겠다?

    ◆ 강금실> 많이들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겉보기에 많은 분들이 찾아가는 것과 실제로 거기 계신 것하고는 또 차이가 있기 때문에요.

    ◇ 김현정> 많이 우울해하세요?

    ◆ 강금실> 지금 그렇지는 않으세요. 많이 극복을 하셨죠.

    ◇ 김현정> 이사를 간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된 겁니까?

    ◆ 강금실> 아직도 운신하시기가 불편하신 상황이세요. 자녀분들하고 인터넷으로 대화도 많이 나누고 하시지만 일단 혼자 계시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어느새 3주기가 됐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각 많이 나시죠?

    ◆ 강금실> 당연히 추모를 하고 생각을 다시 해 보고 하죠.

    ◇ 김현정>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어떤 장면 같은 게 있으세요?

    ◆ 강금실> 노 대통령님과 마주앉아 독대하면서 조찬했던 장면이 떠오르는데 그때 대선 자금 수사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고통 받으니까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제가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성경 말씀을 인용해서 아브라함이 아들을 제물로 바치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정치가 깨끗해지기 위해서 대통령님이 몸소 자기희생을 하시는 거 아니겠느냐,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그게 위로가 되셨는지 그 다음 날 언론에 그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런 장면들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 김현정> 법무부장관 시절에는 검찰개혁 추진하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그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뭐라고 좀 위로를 해 주셨습니까?

    ◆ 강금실> 위로라기보다는 참여정부 초기에 가장 집중하셨던 것이 권력기관 개혁이었습니다. 또 검찰개혁은 국민들께서도 가장 관심이 많으셨고 저도 헌신하고 대통령님하고 많이 의논도 드리고. 대통령께서 워낙 개혁의지가 강하셨죠. 그런데 여러 가지 여건으로 원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지 못했고. 이번 정부 와서 또 많이들 실망하시니까 국민들께 굉장히 송구스럽죠.

    ◇ 김현정> 요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한창입니다. 개개인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거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도 물론 계실 텐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잘 한 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강금실> 제 입장에서는 지금 3주년이 됐는데 어떤 구체적인 정책을 잘했다, 못했다보다는 참여정부 초기 노무현 대통령께서 보여주셨던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고 그것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정치를 바꿔나가는 데 좀 되살릴 필요가 있지 않나. 그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그게 너무 많이 죽어버린 것 같아요.

    아까 뭐 권력기관 개혁을 얘기했지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화와 인권을 세우셨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노무현 정신이라면 평화, 인권을 완성시키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분권이죠. 권력기관 개혁이나 어떤 소수가 독점하고 그런 사회의 모습을 바꿔나가는 분권과 수평적 소통.

    그리고 부정부패를 불식하는 공정사회수립, 이거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 정신을 지금 되살릴 때가 아니냐.. 그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너무 많이 죽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노무현 정신이 너무 많이 죽었다.’ 그 말씀을 하셨으니까 제가 지금 떠오르는 질문이.. 검찰개혁이 그 당시 완전하게 완성되지 못한 게 아쉬워요. 최근에 노건평 씨 뭉칫돈을 놓고 검찰이 직접 관련이 있는 것처럼 발언을 했다가 또 아니었다고 정정하고. 이런 것들 보면서 어떤 생각 드셨어요?

    ◆ 강금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제가 직접 검찰의 내면까지 잘 겪어본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면, 검찰개혁의 첫 번째 과제는 정치개혁이에요. 그러니까 인사권을 갖고 있는 정치세력, 집권세력이 민주적이고 검찰의 수사를 정말로 제대로 독립시킬 의지가 있을 때 그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경우는 정치개혁을 통한 인사독립까지는 1단계로 갔었던 것이죠.

    그 다음에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이 조직 내부에 여러 가지 요직에서 인사의 공정함이라거나 수사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건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죠. 그런데 이번 정부 와서 참여정부 시절 대선자금 수사 때 박수 받던 검찰이 왜 이렇게 비판을 받게 됐느냐. 그 이유가 바로 첫 번째 과제였던 정치의 문제라고 봐야 되는 거죠. 인사권의 문제에서부터.

    ◇ 김현정> 인사가 잘못됐다는 말씀이세요?

    ◆ 강금실> 거기가 첫 번째 단추인 것이죠. 지금 검찰의 요직을 보면 전부 한 쪽 지역이나 한 쪽 대학으로 편중된 것을 알 수가 있죠. 그런 잘못된 인사가 횡행하는 곳에서 검사들더러 소신 있게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을 잘 헤아려서 진짜로 공정하고 검찰개혁의 의지가 있는 정부가 나서서 하지 않고는 권력자 눈치 보기 해서는 도저히 방법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지금은 권력자 눈치를 보고 있습니까?

    ◆ 강금실> 그렇게 보게끔 만드는 구조화가 됐다는 거죠. 인사는 저는 유심히 보거든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이게 지금 보면 편중돼 있죠. 요직과 수뇌부가 인사가 굉장히 편중되어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최근에 역대 대통령에 대한 국민호감도 여론조사가 있었어요. 이게 관심이 많았는지 지금 청취자들 질문도 많이 들어오는데. 매년 이맘때 같은 기관에서 합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1위를 했더라고요. 그동안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늘 1위 하셨었는데, 이번에 2위로 물러나고. 이 결과, 이 의미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강금실> 시대가 바뀐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도 그 생각을 많이 하는데. 국민들께서도 변화를 이미 바라고 있고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시고 계신 거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구체적으로?

    ◆ 강금실> 이른바 학적으로 박정희 체제라는 말을 쓰죠. 뭐냐 하면 60년대 시작된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체제가 기본적으로 박정희 패러다임이다. 이런 표현들을 하거든요. 이것은 이미 시대적으로 끝난 것이죠. 역할을 다했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그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야 할 때 우리는 DJ정부, 참여정부의 시대정신을 한번, 노무현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노무현 정신을 국민들께서 구현한다는 분권과 수평적 소통, 부정부패 없는 공정한 사회. 이것이 구현된 새로운 체제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수평적 소통을 그리워하는 민심이 여론조사에 드러났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강금실> 당연히 그래야지만 민주사회라고 할 수가 있는데, 우리 사회가 지금 소통이 안 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 김현정>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좋았고요. 가끔 좀 이렇게 목소리 들려주세요.

    ◆ 강금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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