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향된 가치관, 자질, BBK보은인사
- 대법원은 사회 다양성 반영해야
- 제왕적 박근혜, 철저히 검증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
우리나라의 최고 법원은 대법원입니다. 가장 중요한 판결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독립성, 중요성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고 있죠. 그래서 대법관들의 면면, 성향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다가오는 7월 10일, 대법관 가운데 4명의 임기가 끝납니다. 그래서 후임 대법관 후보들이 발표가 됐는데요. 지금 민주통합당의 반발이 거셉니다. 어떤 이유인지 직접 들어보죠.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 연결돼 있습니다.
박영선
◇ 김현정>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13명의 후보들을 발표했는데, “국민 뜻에 맞지 않는다. 다시 추천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셨어요.
◆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이유일까요?
◆ 박영선> 크게 4가지 사안을 고려해 볼 수 있겠는데요. 대법관의 기준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이 가치관입니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판결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가. 그 가치관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번에는 너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을 들 수 있고요.
또 두 번째는 성별 안배입니다. 50대 후반의 남성으로 13명이 모두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여성이 절반이지 않습니까? 이런 성별 안배가 안 됐다는 점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죠.
그리고 세번째는 대법관으로서의 자질 문제를 볼 수 있겠는데요. 예를 들면 고등부장 승진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고요. 또 대법관마저 BBK 보은인사를 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을 받을 인물도 포함이 돼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또 트위터에서는 이런 부분도 지적을 하더라고요. 민주통합당의 고 김근태 고문이 1990년대의 민자당 창당 반대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3년을 선고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자질 문제와 관련해서는 물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는 합니다만, 이번처럼 이렇게 대법관 후보에 선정된 13명의 명단이 발표된 후 시끄러웠던 기억은 그렇게 흔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13명 다 문제입니까? 아니면 그 중 몇몇이 문제입니까?
◆ 박영선> 물론 다 문제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지금 제가 지적한 3가지 부문의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후보 추천을 다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저희가 어제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고요.
특히 이번 13명의 추천자는 18대 국회에서 사개특위가 가동이 되면서 제왕적 대법원장의 기능 가운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 문제가 있는데요. 이것은 아마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법원장이 갖고 있는 권한 중의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이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규정을 좀 더 명시적으로 사개특위에서 통과를 시켰습니다. 그러고 나서 발표된 명단이라서 더욱더 실망스럽다는 그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반론도 있습니다. ‘후보자들 면면만 보면 사법부 안정에 무게를 둔 거다. 그러니까 고도의 법적 경험, 소양 이런 것을 기준으로 뽑은 거지 진보냐, 보수냐, 가치관, 정치적 성향, 이런 것이 기준이 되어서도 안 되고, 그렇게 된 것도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박영선> 그런 반론을 하시는 것이 저는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법원이라는 곳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법적 가치와 기준을 제시하는 최종적인 곳입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인종이라든가 각종 다양한 가치관의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시하려는 것이죠. 그리고 대법관의 판결은 최종판결이기 때문에 그 사회의 법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단순한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예를 들어서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만 매년 3만 6000건이기 때문에 이런 사건을 많이 처리해야 된다. 이런 것을 강조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대법원에서 이번 대법관 구성의 기준 제시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법원이 18대 때 사개특위를 하면서 이런 기능적인 문제 때문에 대법관 숫자를 늘려야 된다는 어떤 보수진영의 의견이 있었을 때, 이것을 강하게 반대해 왔었습니다. 그 이유로 어떤 통일적인, 법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법관의 권위를 존중해 줘야 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강한 반론을 제시한 대법원이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하는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또 다른, 전혀 다른 견해를 낸다는 것 자체가 지금 우리나라 대법원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박 의원님, 혹시 ‘후보 추천 단계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서도 들어보셨어요?
◆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대법관은 본인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하지 않겠다고 하면 추천위원회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후보 추천 단계가 자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알려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전에 후보추천위원회가 이런이런 후보를 하겠다. 결정하기 전에 이미 청와대에 명단이 올라가서 청와대가 사전 스크린을 했다 라는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사람은 되고 이 사람은 안 된다.’ 라는 걸 청와대가 먼저 점검했다고요?
◆ 박영선> 네, 그래서 다시 반려했다는 얘기도 했고요. 처음에 올라간 명단 중에 일부를 반려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만약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가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기본 체제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특정 교회의 목사님이 입김을 넣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고요. ‘유력한 후보가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그 경위가 무엇이냐?’ 라고 법조계에서 술렁이고 있거든요.
또 그것뿐만 아니라 예를 들면 이번에 13명의 후보자 가운데는 검찰 출신 후보자들이 세 분 계신데요. 이 검찰 간부들의 배정 문제도 지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저 사람은 검사로서 대법관의 소양을 갖추고 있다 싶은 분들이 다 사전에 거절을 했다는 것이죠. 나는 하지 않겠다... 그런. 검찰총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다 대법관으로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검찰 출신을 한 명 집어넣어야 한다. 라는 이런 것은 좀 개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청와대 의혹 부분도 좀 철저하게 소명이 되어야 될 것 같고요. 만약 제청권이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 재 추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혹시 다른 방안도 구상하세요? 방안이 있습니까?
◆ 박영선> 일단 저희가 어제 다시 추천하라는 성명서를 낸 것은 대법원장의 권위를 존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왜냐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제청권자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13명 가운데 대법원장이 누군가를 제청을 해서 결정이 되게 되는데. 그 전에 다시 한 번 이것은 대법원장께서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저희가 성명서를 낸 것이고요.
이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무기명 투표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관 후보 추천 단계에서부터 이렇게 시끄러운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는 저는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계속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리고 국회 동의 과정에서도 저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최근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 비판하고 있고요. 7인회 이야기, 삼불론, 로비스트 박태규와의 문제들. 이런 여러 가지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에서는 흠집 내기라고 주장하고 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증이라고 주장합니다. 박영선 의원은 어떻게 보세요?
◆ 박영선> 당연히 여권의 강력한 후보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히 박근혜 전 위원장의 경우에는 다른 국회의원들과 달리 기자들의 개인 접근이 지금까지 불가능한 그런 사람입니다, 예를 들면.
◇ 김현정> 접근을 하긴 하잖아요. 옆에서 마이크도 들이대고.
◆ 박영선> 그러니까 국회에 한 번씩 나타나셨을 때마다 한마디씩 하는 것이 마치 제왕적, 권위주의적인, 어떤 행태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그런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일반 언론인들과 개인적인 전화통화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은 개인적인 휴대폰 전화통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이런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예를 들면 저축은행문제만 하더라도 그것도 국회에 한번 나타나셔서 동생이 아니라고 하면 그만 아니냐, 여기에서 마침표가 찍혀져 있는 상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은 국민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더 소상하게 알 권리가 있다고 보이고요. 또 어떤 가치관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도 저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박영선 의원께서는 MB 새누리당 부정부패청산국민위원장, 이런 직을 맡고 계시는데, 그럼 혹시 지금까지 세간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새로운 의혹으로 더 가지고 있는 게 있습니까?
◆ 박영선> 저희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금 더 가지고 있다. 없다. 이런 것을 말할 단계는 아니고요. MB 새누리당 부정부패청산국민위원회는 지금 열 손가락으로도 세기가 힘든 MB 새누리당의 부정부패, 불법민간인 사찰, 저축은행 사태, CNK 다이아게이트, 각종 의혹에 대해서 가장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검찰이 적당히 버무리고 가려는 것 아닌가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분께서 질문을 주셨는데요. ‘얼마 전에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하셔서 시대가 부르면 대선출마 할 수 있다. 이러셨어요. 어떻게 지금 시대가 부르고 있는 거 같습니까?’ 뭐라고 답변하시겠어요?
◆ 박영선> 시대가 두려워하지 말고 상상을 하라고는 이야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부르고 있다고는... 제 스스로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앞으로 몇 개월 남은 동안 부를 것 같습니까?
◆ 박영선> 글쎄요, 그건 좀 더 두고 지켜봐야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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