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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혼잡통행료 확대 왜 주저할까?

사회 일반

    박원순 시장, 혼잡통행료 확대 왜 주저할까?

    전문가들 "도심 교통량 해결 유일한 방법…표심 의식?"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교통량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도심 '혼잡통행료'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관련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녹색성장'을 퇴색시키는 교통정책, 거꾸로 가는 교통정책이 정부 부처와 서울시를 중심으로 난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효과' 입증된 혼잡통행료

    혼잡통행료는 교통이 혼잡한 지역을 통행하는 차량에 부과되는 비용으로 도심 교통난 해결의 한 방법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2007년 조사한 결과, 도심 및 강남의 주요 혼잡지역에 혼잡통행료를 시행할 경우 40%가까이 유입교통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총통행거리가 부과지역 내 15% 가까이 줄어 대기오염 배출물질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996년 도입된 서울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는 하루 1만 2,039대의 교통량을 줄여 '효과'가 입증된 바 있지만, 어쩐 일인지 전역으로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두 곳에서만 2인 이하 탑승한 승용차 혹은 10인승 이하 승합차에 한해 2,000원의 혼잡통행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2003년 2월 당시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이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반까지 일일 8파운드를 부과하도록 과감하게 혼잡통행료 제도를 시행하면서 자전거 이용 확대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런던의 경우 시행 후 징수 구역 내 진입, 진출 승용차 교통량은 각각 33%, 35% 줄었고 총 교통량은 14%, 18% 줄었다.

    ◈ 박 시장 '교통 패러다임 전환' 할 수 있을까?

    '혼잡통행료' 확대 시행을 주장하는 학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단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신재은 간사는 "환경 문제와 직결된 도심 혼잡통행료 부과를 위해서는 지자체 가운데도 서울시가 제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표심을 의식해서인지 미적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서울시가 보여주기에 불과하고 정작 교통난이나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만 밀어부친다는 분석이다.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일환으로 최근 발표한 '전기차 도입 확대' 정책이 그 예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기승용차를 36대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총 385대를 도입하고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신 간사는 "한 대당 4500만원 상당의 전기차에 최대 3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과연 교통 관련한 해결책으로 볼 수 있겠냐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2008년 도입한 '출퇴근 통행료 할인', 화물차량 등에 지원되는 '유가보조금' 등도 대표적인 승용차 지원책으로 꼽는다.

    서울시는 박 시장 취임 이후 혼잡통행료와 관련한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전임 오세훈 시장 때는 관련 토론회를 열거나 TF(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검토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여론을 떠보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저도 2010년을 전후해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BestNocut_R]

    서울시도 혼잡통행료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도로를 증설하는 등 승용차 위주로 돼 있는 교통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라면서도 "교통수요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본 방향은 분명하지만, 제도적 검토와 시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도 "혼잡통행료 범위 설정의 문제, 백화점 등 쇼핑센터 수요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시설별로 부과하는 문제를 논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시정개발연구원 역시 '국가 경제적 상황', '소득 수준', '대체 수단으로 충분한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 '생계형 운전자들에 대한 고려', ‘기업체 수요관리와의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정부 차원 논의 될 때 '녹색 성장', '녹색 교통'

    전문가들은 서울시와 정부 차원의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준행 도로교통연구원 기후변화센터장은 "승용차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시장으로서는 표심을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는 엄청난 도박일 수 있다"며 "혼잡통행료의 전국적 시행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권역별 통합교통관리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녹색성장으로 2020년까지 BAU대비 30%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고, 교통부문에서는 34.3%를 줄이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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