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2년 6월 15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의사협회
▶정관용> 이슈인터뷰입니다. 포괄수가제, 정부는 예정대로 시행하겠다. 이제는 김황식 국무총리까지 오늘 나서서 강행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이것 문제 있다, 라고 계속 반발하고 있고요. 얼마 전에는 수술 거부하겠다고 했다가 일단 그건 좀 물러섰습니다만, 오늘 포괄수가제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국민 선전 포스터를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사협회 입장 들어보지요. 노환규 의사협회 의장, 안녕하세요?
▷노환규>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단도직입적으로 포괄수가제 하면 왜 안 됩니까?
▷노환규> 포괄수가제는 진료의 양이나 질에 상관없이 동일한 금액을 지불하는 정찰제이지요. 치료비가 많이 들어도, 그리고 적게 들어도 똑같은 금액을 지불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나쁜 재료를 사용하거나, 또 하루를 입원하거나 한 달을 입원하거나 치료비가 똑같기 때문에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닌 공공병원에 사용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민간병원에 사용한다면 병원의 운영자들이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환자를 일찍 퇴원시키려고 합니다. 이것 때문에 이제 불성실한 치료, 그리고 저질 의료를 부추길 가능성이 많고, 그래서 환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반대하는 겁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금 OECD 국가에서는 대부분 이걸 하고 있다면서요?
▷노환규> OCED 국가 중에서 공공의료가 대부분인 나라들, 유럽 국가들, 그런 나라들이 하고 있고요. 미국도 공공의료 부분만, 메디케어, 그 부분에서만 지금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고 있지요. 일본처럼 지금 공공의료가 안 되어 있고, 우리나라처럼 민간의료 위주인 나라들은 전부 이 행위별 수가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아, 공공의료 쪽이 강한 나라들만 대부분 하고 있다?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돈을 벌어야 하는 민간병원이라면 당연히 싼 값에, 또 빨리 빨리 하려고 할 것이다?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러면 의료의 질이 낮아진다?
▷노환규> 예.
▶정관용> 혹시 지금 포괄수가제에 정해져 있는 단가나 그런 게 너무 낮아서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노환규>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정부는 많은 의사들이, 의료진들이, 또 병원들이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 이번에 수가를 올렸습니다. 그래서 행위별 수가보다 다 올라 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는 의사들이 지금 여기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데 이제...
▷노환규> 그러나 그것이 적절한 비용인지는 그것은 아직도 의문이지요.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지금보다 조금 의료수가를 올려서 기준선을 정해놓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환자의 특성에 따라서 어떤 경우는 그 포괄수가 액수보다 조금 더 들 것이고, 어떤 부분은 조금 덜 들 것이고.
▷노환규> 맞습니다.
▶정관용> 평균 잡아서 그냥 적정한 의료 행위를 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요?
▷노환규> 그런데 그것이 예측 가능하지가 않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예컨대 환자분 중에 예측이 가능한 분이 있습니다. 의료비가 많이 들 것으로 예측되는 분. 예를 들어서 합병증이, 여러 가지 만성질환이 있다든지, 특히 노인분들, 또 임산부 중에 고위험군들, 이런 분들은 수술 끝나고 나서 오랫동안 입원해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제 병원에서 회피하게 되지요.
▶정관용>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정부는 또 오랫동안 이걸 준비해왔다, 그리고 이미 의원급 병원 이미 80%가 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된 겁니까?
▷노환규> 이미 의원급이 이제 80% 이상 참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그것은 그동안 수가를 더 많이 줘왔기 때문에 의사들이 선택을 해왔고, 지금 그 의사들이 모두 후회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80%가 이미 참여했기 때문에 100% 전부 의무적으로 해라, 라고 하는 것은, 지금 의사들은 이 제도를 독이 든 사과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관용> 독이 든 사과?
▷노환규> 예, 독이 든 사과를, 왜냐하면 이제 나쁜 제도인데, 수가를 더 준다고 의사들이 선택을 해왔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10명 중 8명이 먹었다고 나머지 2명도 강제로 먹어야 한다고 하는 주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이 포괄수가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대국민 선전전에 오늘부터 돌입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중간에 잠깐 수술 거부 선언들이 나왔었지요?
▷노환규> 아, 그것은 오해가 있는데요. 수술 거부 선언을 저희가 한 것은 없고요. 다만 백내장에 대해서만 수술 연기 발표를 했고. 다른 과에 대해서는 저희가 발표를 한 적은 없고...
▶정관용> 그런데 왜 그런 보도가 나왔지요?
▷노환규> 예, 많은 오보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국민의, 처음부터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저희가 이것을 국민이 포괄수가제를 수용을 한다면 저희도 수용을 하고 국민이 이 제도를 반대한다면 의사단체가 앞장서서 반대하겠다고 계속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굉장히 중요한 의료제도의 변화를, 정부가 국민이 포괄수가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또 당사자인 의사들과의 합의 없이 강제적으로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붙인다고 하는 것이 매우 문제가 크다, 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아, 그러면 일단 제왕절개, 맹장수술 이런 게 보도된 게 있는데 이런 건 다 오보다?
▷노환규> 전부 완전히 오보입니다.
▶정관용> 수술 거부 선언한 적 없다?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백내장 수술은 일주일 정도 안 한다고 그랬었잖아요?
▷노환규> 예, 일주일 정도 연기하겠다고 안과의사회에서 결정했습니다.
▶정관용> 그건 지금 여전히 유효합니까?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물론 그것도 환자분들의 의사를 물어보아서 환자분들, 국민의 동의가 있을 때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정관용> 무슨 뜻이지요, 그게? 환자분들이 나는 수술하겠다, 그러면 응해주겠다, 이건가요?
▷노환규> 아, 저희가 지금 백내장 수술 같은 경우에 환자분들의 지금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지금 포괄수가제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만약에 다수가 반대한다면 저희가 이 제도의 시행을 반드시 막아야 되는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포괄수가제에 대한 국민 여론을 살펴보겠다?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어떤 방식으로 살피겠다, 이 말씀이십니까?
▷노환규> 지금 건강한 사람 1,000명, 그리고 환자 1,000명을 상대로 각각 설문조사할 예정이고요. 그래서 먼저 포괄수가제에 대해서 알고 계신지, 그리고 실손 보상보험, 즉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셨는지, 그리고 포괄수가제의 장단점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찬성하시는지, 반대하시는지 여쭤볼 예정입니다. 저희가 이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셨는지 여쭤보는 이유는,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신 분들은 이 포괄수가제가 시행이 된다면 손해를 보십니다.
▶정관용> 그래요?
▷노환규> 예, 왜냐하면 지금 민영 의료보험사가 부담해야 될 비급여 부분들이 전부 다 본인 부담금, 아니, 저기 급여 부분에 들어가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이것을 부담하게 되거든요. 즉 환자분의, 본인의 어떤 추가 부담 없이 민영 의료보험사의 부담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이제 포괄수가제로 인해서 평균적인 진료만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본인 손실인 것이지요.
▶정관용> 이렇게 되면 그 포괄수가제가 확대되면 구태여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 안 해도 되는 것 아닙니까?
▷노환규> 아, 아니지요. 포괄수가제가 확대가 되면 비급여가 완전히 다 들어가야 되고, 그렇게 되면 지금 이번 7개 질환만 하더라도 지금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이 많이 늘어납니다. 지금 병원까지 들어오면 약 800억 정도의 건강보험 재정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것이 완전히 들어온다고, 이제 전체 질환으로 확대가 되고 완전히 들어온다고 한다면 지금 건강보험료가 크게 올라가겠지요.
▶정관용> 올라간다?
▷노환규> 지금 정부는 민영 의료보험사를 더 살리고 지금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민영 의료보험사를 반드시 살려야 된다, 라는 취지로 이 포괄수가제를 지금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저희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이제 어쨌든 지금 여론조사를 해보아서 국민들이 동의하면 의사협회도 반대 안 하겠다, 이 말씀이신데?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정부는 이 여론조사, 그것 뭐 믿을 수 없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노환규> 믿을 수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고요. 정부가 지금 포괄수가제를 하는데 실제 의료의 질이 떨어지지 않았다, 환자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라고 발표하는 그 모든 주장의 근거 역시 정부가 진행한...
▶정관용> 조사다?
▷노환규> 조사입니다. 저희는 그것을 신뢰 못하지요.
▶정관용> 그러면 의사협회 주최 조사는 언제 시행되어서 언제 결과가 나오지요?
▷노환규> 다음 주 안에 시행되어서 다음 주 안에 나오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관용> 뭐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그런 여론조사 기관에 맡기게 되나요?
▷노환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국민 다수가 반대한다면 계속 반대 투쟁을 하시겠다?
▷노환규> 예, 맞습니다.
▶정관용> 정부는 그래도 강행하겠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게?
▷노환규> 글쎄요, 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관용> 일단은 여론조사를 통한 대정부 압박을 가하겠다, 이런 전략이시군요?
▷노환규> 예, 그래서 저희의 첫 번째 역할은, 지금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대 목소리를 먼저 냈지만, 저희들의 첫 번째 역할은 포괄수가제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선 다음 주 여론조사 결과를 한번 같이 지켜보겠습니다.
▷노환규>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