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단독]화성 20대 회사원 실족死…사고지점에 취객 내려준 ''경찰''



사건/사고

    [단독]화성 20대 회사원 실족死…사고지점에 취객 내려준 ''경찰''

    유족 "한밤중에 인적없는 곳에…사실상 방치"

    seee

     

    경기도 화성에서 회식후 귀가하던 20대 남자 회사원이 인적이 드문 공터 옹벽에서 실족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술에 취한 회사원을 새벽녘 인적도 없는 곳에 내려준 사람은 다름아닌 경찰이었다.

    ''오원춘 사건''에 이어 수원경찰의 112신고 부실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경찰이 이번에는 안이한 취객 대처로 도마위에 올랐다.

    ◈ 실종후 엿새만에 싸늘한 주검…4.7m옹벽에서 떨어져 방치돼

    올초 경기도 화성의 한 중소기업에 합격한 신입사원 28살 정모 씨.

    지난달 22일 저녁 회식 자리에서 정씨는 이튿날 만나기로 한 친구 임모씨와 잠시 통화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정씨는 그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정씨의 휴대전화는 계속 꺼져 있었다.

    평소 집에 전화도 많이 하고 주말이면 꼭 성남의 부모님 집에서 시간을 보냈던 정씨인지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족들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정씨와 연락이 끊긴지 3일째인 지난달 25일, 불안감을 느낀 가족들은 결국 화성 서부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냈다.

    그러나 실종 엿새만에 정씨는 화성의 한 대학 앞 공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술에 취해 발을 헛디뎌 4.7m옹벽 아래로 떨어진 정씨가 그 아래 물구덩이에 빠져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경찰, 수사 초기 ''단순 가출''에 무게

    가족들은 정씨의 주검을 찾기 전부터 ''사고''가 생겼을 것이라고 직감했다. 평소 현금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 정씨가 실종 이후부터 단 한차례도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

    게다가 정씨는 가장 친한 친구 임씨와 사고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까지 한 상태였다.

    가족들은 이런 정황을 얘기하며 경찰에게 정씨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실종 신고의 80~90%가 단순가출이니 기다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족과 경찰의 통화 녹취록에서 담당형사는 "단순히 집에 안들어오고 카드 안 써서 사고라고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아들이나 친구가 그 사람(실종자)을 다 안다고 생각하시죠. (집나갈 때) 되려 연락 잘 안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황당한 반전…정씨 사망한 곳에 내려준 건 다름아닌 ''경찰''

    더 기가 막힌 일은 그 다음부터였다. 정씨를 사고 당일 사고지점까지 데려다 준 것이 다름아닌 ''경찰''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친구 임씨 등은 정씨가 술을 마시던 그 시간대 한 20대 남성이 취해있다는 119신고가 들어왔고 그 남성이 경찰에 인계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남양 파출소 직원들이 ''신원미상자''를 태워 모 대학 정문에 내려준 기록을 확인한 친구들은 경찰과 함께 수색에 나섰고, 결국 인근에서 싸늘한 정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정씨의 뒷 호주머니에는 지갑과 휴대전화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소지품들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BestNocut_R]

    술에 취한 정씨를 내려주기 전에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거나 지인에게 연락을 취했다면 정씨의 실족사는 막을 수 도 있었다는 판단이 서는 대목이다.

    토요일 새벽시간인데다 인적이 드물고 공사현장같은 학교주변 공터에 경찰은 술에 취한 정씨를 내려주고 그냥 떠나버렸다.

    정씨의 친구들은 "경찰은 당시 ''정씨가 모 대학 기숙사에 데려다 달라''고 해 내려줬다는데, 그 아이는 화성에서 회사를 다닐뿐 화성에 아는 사람이 없다"며 경찰의 안이한 대처에 울분을 표했다.

    게다가 정씨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이미 할 수 있는건 다 했다. 신원미상자도 다 살펴봤다"며 단순가출쪽에 무게를 둔 반면, 유족과 친구들이 스스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부실 수사''비난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유족들은 정씨가 유일하게 찍힌 인근 CCTV도 유족들의 요청에 의해 발견됐다며 경찰 수사에 대해 섭섭함을 쏟아냈다.

    ◈ 경찰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화성 서부 경찰서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르면 취객 신원 확인은 취한 상태에 따라 하게 돼 있다"면서 "당시 현장에서 판단하기에 정씨의 취한 정도는 그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이 ''이번 사건을 단순 가출로 단정하고 수사를 벌였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본래 가출이든 실종이든 수사 과정은 거의 같다"면서 유족들의 오해라고 말했다.

    결정적인 단서가 된 ''119 신고 기록''과 ''파출소 출동 기록''을 유족들이 찾아낸 것과 관련해선 "119 기록을 살펴보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당시 CCTV1화면을 가지러 가고 있던 담당 직원이 정씨의 아버지가 파출소에서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고 해 ''아버님이 가서 확인하시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