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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박원순 "내가 시장 되는 데는 MB도 한 몫"

    - 왜 사찰 하는지 정부가 그렇게 할일이 없는지
    - 도종환 문제 있으면 이문열도 문제, 그렇게 시비걸면...
    - 대통령? 시민들이 믿어주었을 때 일, 지금은 시장직 열심히
    - 시민들에 위로되는 시장 되고파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 손님 : 박원순 (서울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 김미화
    =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지금 서울시청 박원순 시장님 집무실에 와있습니다. 오늘 1부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톡톡 콘서트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무실에 방청신청 해주신 분들이 여길 꽉 채워주시고 계세요. 오늘 저와 함께 할 여행스케치 조병석, 남준봉 씨 소개합니다.

    ▶ 여행스케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연주)

    ▶ 김미화
    = 오늘 주인공 박원순 서울 시장님 바로 만나봅니다.

    ▶ 박원순
    = 안녕하세요. 너무 즐겁네요.

    ▶ 김미화
    =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 해주세요.

    ▶ 박원순
    = 여기 오늘 미인들이 오셨네요. 고맙습니다.

    ▶ 김미화
    = 시장님 집무실에 와보니 어떠세요?

    방청객1)
    인터넷에서 본 것과 똑같아요.

    방청객2)
    결재를 어디서 하시는지 궁금했어요.

    ▶ 박원순
    = 요기서 주로 합니다.

    ▶ 김미화
    = 서류가 너무 많아요. 분류법이 있으세요?

    ▶ 박원순
    = 다른 사람은 아무것도 못 찾을 텐데 저는 딱 찾아냅니다. 뭐 하나 얘기해보세요. 제가 딱 찾아 올게요.

    ▶ 남준봉
    = 정말 새 청사로 빨리 이사를 가야할 것 같아요. 10월에 새 청사로 가시잖아요. 새 청사에 있어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요?

    ▶ 박원순
    = 지하에 3천 평의 큰 공간이 있는데, 그 전에는 서울시 사업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예정을 했었더라고요. 홍보공간으로 안 해도 된다, 서울 시민들에게 주자고 해서 거기는 서울 시민청이라고 이름 붙이고 시민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결혼식도 하고 공연도 하고 시민들이 잘 활용하실 수 있도록 만들겁니다.

    ▶ 김미화
    = 건물 모양 맘에 드세요? 솔직히 저는 별롭니다.

    ▶ 박원순
    = 어떡합니까. 저희가 가서 잘 가꿔야죠.

    ▶ 김미화
    = 시장님 일하시는 것에 대해 시민들 생각이 또 다르실 듯해요.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맘에 드는 건 대형마트 규제한 거라고 보거든요.작은 슈퍼나 가게가 문닫는 곳이 많은데, 앞으로 서민들 위주정책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반값등록금이요. 많이 줄어 부럽죠.-무상급식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서울시장에 비해 괜찮은 이미지인 것 같아..-낭비하는 세금을 아끼는 모습을 봤을 때, 이런 모습을 발전시켜 더 높은 자리에서 큰일을 하는 사람이 됐으면

    -예전 시장이 한강르네상스 추진하면서 양화대교나 세빛 둥둥섬이나.. 예산 낭비 사례인데 잘 처리해야 할듯-비정규직 문제를 새롭게 보고 거기서 성과가 나오니까 공약한 것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아-최근에는 버스파업 앞두고 현장에 가서 타협을 이끌어 낸 게 인상적

    ▶ 김미화
    = 현장에서 소통하신다, 소통의 이미지를 강조하시는데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박원순
    = 스스로 노력은 하는데 1천만 시민이 잖아요. 다 만나긴 힘들고 분야별로 여러 형태로 뵙고 있습니다.

    ▶ 김미화
    = 트위터 공릉동 아줌마께서 잠은 주무시냐 궁금해하셨어요.

    ▶ 박원순
    = 사실 잠이 좀 모자랍니다. 4시간 반 정도 자는데요. 잠도 질이 있습니다. 저는 아주 숙면 취해서 개운합니다. 그런데 조금 모자란 것은 차를 타거나 회의 중에 잠깐씩 조금 졸아요. 그런데 상대방은 잘 모릅니다. 제가 비법이 있어요.

    ▶ 김미화
    = 어떻게 조세요?

    ▶ 박원순
    = 가끔 눈을 감아도... 절반은 자고 절반은 깨서 듣죠.

    ▶ 조병준
    = 잠을 못 주무시면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 박원순
    = 제가 먹는 것은 잘 먹거든요. 그런데 운동할 시간이 전혀 없어서 배가 너무 나왔다고 해서 어제부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북한산도 다녀오고 오늘 러닝머신 30분 탔습니다.

    ▶ 김미화
    = 사실 시장님이 바쁘시면 직원들이 힘드신데.. 저기 계신 직원분, 안 힘드세요?

    ▶ 박원순 시장 대변인
    = 힘든 경우도 많죠. 시장님이 워낙 일 벌이시잖아요. 즐겁게 잘 맞춰가고 있습니다.

    ▶ 김미화
    = 시청 분위기는 어때요?

    ▶ 박원순 시장 대변인
    = 전 직원이 밤낮없이 일하고 있죠. 그런데 시장님이 빨리 퇴근하라고 주장하세요.

    ▶ 김미화
    = 그런데 시장님이 퇴근 안 하시면 퇴근하기 곤란하시잖아요.

    ▶ 박원순 시장 대변인
    = 시장님이 몰래 계세요. 가신 것 처럼하고 계속 일하시고요.

    ▶ 박원순
    = 요새는 제가 굉장히 일찍 퇴근합니다. 웬만한 드라마, 어제도 신사의 품격도 보고. 왜냐면 정말 일찍 가야겠더라고요. 저는 안 가면서 아무리 일찍 가라고 하면 안 되잖아요.

    ▶ 김미화
    = 시장님이 열심히 일하시면 시민들에게는 좋은 거거든요. 올 여름 휴가 계획은요?

    ▶ 박원순
    = 휴가는 확실히 갈 겁니다. 공무원들 보니까 법정 휴가가 평균 20일인데 2-3일 간데요. 그건 안된다. 쉬어야 창조적인 생각도 하고 시민들을 위해 더 잘할 것 아닙니까. 저도 억지로 8월 첫째주에 가려고요.

    ▶ 김미화
    = 어디로요?

    ▶ 박원순
    = 그거 말해서 사람들이 몰려오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8월이 장마나 폭우가 오는 계절이잖아요. 유사시에는 바로 올 수 있는 거리로 가려고 합니다.

    ▶ 김미화
    = 안 그래도 폭우 얘기하셨는데, 며칠 전에 트위터에서 새벽까지 안 주무시고 계시고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의견 나누셨잖아요. 그렇게 걱정이 많으세요?

    ▶ 박원순
    = 예, 그럼요. 서울 시장이라는 자리가 걱정을 싸고 있는 자리입니다. 아까 출근하는데도 지하철 공사하는데 중장비가 엔진과열로 불이 났나봐요. 그럼 가슴이 덜컹하죠. 하룻밤 자고 나면 팩스나 이메일로 보고가 옵니다. 그게 한 장짜리면 안심이 되고요, 두 장 지나가면 걱정이 되죠.

    ▶ 조병준
    = 시장을 누가 시켜 준다고 해도 못하겠네요.(웃음)

    ▶ 박원순
    = 시장이 하는 업무를 제대로 알면 안 하겠다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 김미화
    = 시장님 살아오신 이야기 궁금 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지금의 나를 만든 내 인생의 어느 한 순간을 꼽으라면?

    ▶ 박원순
    = 제가 재수를 2번 했습니다. 고등학교 들어갈 때, 대학갈 때요. 그렇게 대학을 간신히 들어갔는데 바로 감옥갔잖아요. 저는 그 정도면 구류나 훈방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4개월이나 구치소에 가 있었어요. 어린 시절에 고통스러운 순간이 나중에 더 훨씬 더 기억에 남아요. 용기를 가지는게 정말 중요해요. 고난은 쉽게 지나갑니다.

    ▶ 김미화
    = 박원순 시장님께서 검사에 합격하셨는데, 왜 그만 두셨어요?

    ▶ 박원순
    = 검사가 맨날 죄 지은 사람들 만나잖아요. 저는 좀더 창조적인 일, 남에게 벌을 주는 사람보다 억울하게 벌을 당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게 좋겠다. 검사를 해보니까 내 체질이 아니더라고요. 6개월후에 사표를 냈는데 바로 받아주지 않아 1년만에 그만뒀죠. 나중에 인권변호사를 했었죠.

    ▶ 김미화
    = 여행스케치가 짧은 질문을 하면 예, 아니오로 대답해주세요.

    ▶ 남준봉
    = 시장임기가 언제 끝나나 계산 해본 적이 있다

    ▶ 박원순
    = 예. 왜냐면 제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는지, 그 때까지 끝낼 수 있는지, 그 이후까지 가도 괜찮은지 늘 그런 걸 생각하죠.

    ▶ 남준봉
    = 힘들어서 그러시는건 아니죠?

    ▶ 박원순
    = 아직은...(웃음)

    ▶ 조병준
    = 요즘에는 시민운동보다 시장으로 일하는 게 더 재미있다

    ▶ 박원순
    = 네

    ▶ 남준봉
    = 시장 취임 후 뉴스보며 억울한 적 있다

    ▶ 박원순
    = 네, 있습니다.

    ▶ 조병준
    = 내가 시장되길 정말 잘했다 스스로 생각해본 적이 있다

    ▶ 박원순
    = 있다

    ▶ 남준봉
    = 내가 시장에 된 데에는 MB도 한 몫했다

    ▶ 박원순
    = ...예(웃음)

    ▶ 김미화
    =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서울시장이 되셨나요?

    ▶ 박원순
    = 예, 제가 그렇게 얘기하고 다닙니다. 처음에는 기대를 많이 했어요. 실용정부를 표방하셨잖아요. 시민들에게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정말 작게 작게 세상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보다 엉뚱하신 것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또 사찰의 피해자거든요. 김미화씨도 그런 것 같은데...(웃음)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왜 사찰을 합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당한 거라면 참고 넘어갈텐데 사회가 많은 부분에서 후퇴하고 있더라고요. 경제, 남북관계 많은 부분에서요. 과연 나 좋은 일만을 하는 게 내 책임을 다하는 건가.

    예전에 공직이나 정치인, 선거 제의는 많이 들어왔어요, 새누리당도 제안 있었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제가 다 거절했죠.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내가 그러면 사회에, 역사에, 시민에게 죄를 짓는 거라 생각해서 나왔습니다.

    ▶ 김미화
    = 내가 서울 시장 되길 정말 잘했다, 나 아니면 없었을까요?

    ▶ 박원순
    = 그렇게 말하면 오만이고요. 더 좋은 분이 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사람중심이라고 얘기했잖아요.

    예를 들면 뉴타운 사업이요.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이 천 군데가 넘는데, 보통 70-80%주민은 쫓겨납니다. 그런 분들이 스스로 선택하면 안 나갈 수 있도록 저희가 출구전략을 만들어 드렸거든요. 제가 시장이 되서 이런 것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삶의 안정,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게 됐구나 생각하면, 저 스스로 이것만으로도 시장된 보람이 있지 않나 스스로 자위해 보곤합니다.

    ▶ 김미화
    = 언론 보도보며 억울한 적이 많으셨어요?

    ▶ 박원순
    = 그런 일 들이 있긴한데요. 사람이 중요한 공직을 맡게 되면 기꺼이 비난이나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론 그것의 이유가 합당하지 않더라도, ''내가 세상에 저렇게 보일 수 있구나''하고 반면교사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변인이 아침마다 언론보도를 갖고 와서 얘기를 해줘요. 나쁜 얘기나오면 듣기 싫은데.(웃음) 그래도 들어야죠.

    ▶ 김미화
    = 시장님과 관련 없을 수도 있는데요. 도종환 시인이 국회의원이 돼서 그분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원순
    = 우리 사회가 갈등이 심해요. 사실 시인이 국회의원 됐다고 시인의 시를 빼는 것은 이해가 안 가죠. 그 시인이 국회의원으로서 잘못을 했다면 몰라도요.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빈부격차, 지역격차, 갈등이 너무 심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시장실 책꽂이가 기울어져 있잖아요. 제가 그걸 바로 잡겠다는 마음입니다. 저도 물론 나름 제 생각과 철학이 있지만, 시장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얘기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직책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해가 안 가는 사건이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요. 만약 그렇게 따지면 이문열 씨도 문제가 있는 거 잖아요. 그렇게 서로 따지고 시비 걸고 하면 누구도 남지 않죠.

    ▶ 김미화
    = 취임 후에 내가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 박원순
    = 저 보고 그렇게 말하라고 하면 깔때기시장이라고 하지 않겠어요.(웃음) 옛날에 정치하는 사람들 보면 나는 못하겠다고 했던 것이 자기 자랑하는 것과 악수를 하고 다니는 것이었어요. 제가 지금 그런 지경이 됐는데...(웃음) 저는 제가 가진 여러가지 생각들도 있지만 시민들의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물러나고 나서 저 시장 참 잘했다는 얘기 듣고 싶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 김미화
    = 가장 어려웠던 일은요?

    ▶ 박원순
    =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데요. 제가 새롭게 시작하는 부분은 시작하면 되는데, 이전에 해왔던 일 중에 제가 맘에 안 드는 부분들이 많이 있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잘 바꿔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죠. 그런데 너무 엄중한 것들이 많죠. 아까 뉴타운이나 오늘 아침에도 저희가 회의했는데, 세빛 둥둥섬, 이런 것이 서울시 시민들에게 어마어마한 손실을 끼치는 일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스마트하게 마무리해서 최소화 할까... 이런 것들이 도처에 있고요. 이런 것 뿐만 아니라 작은 것들도 몇 차례 회의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여기 자료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왜냐면 언젠가 나중에 글로 남겨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잖아요. 오른쪽에서 왼쪽까지 저 파일을 제가 만든 거거든요. 저기 다 주제가 있습니다. 저거 하나하나가 제 고민과 회의의 산물이죠.

    ▶ 남준봉
    = 현기증 나려해요.(웃음)

    ▶ 김미화
    = 인터넷에 넣지 않고 파일로 다 정리하시네요.

    ▶ 박원순
    = 저한테 보고해주신 서류를 버리기 아깝고. 이왕이면 저도 정리해뒀다가 다음에 누구에게 얘기할 때도 하기 좋죠.

    ▶ 김미화
    = 우면산 터널문제가 있어요.

    ▶ 박원순
    = 처음 굴착할 때는 얼마가 통과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실제는 1/6밖에 안다닌단 말이에요. 많이 다닐 거라 예상을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거죠. 안 다닌만큼 서울시가 예산으로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그럼 시민 세금이 나가는 거죠. 그런 건 책임져야 하지 않나. 법률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 남준봉
    = 조금 전에 세빛 둥둥섬 말씀하셨잖아요. 박원순 시장 때문에 서울시에서 예산을 2천억을 들였는데 시민문화공간이 될 한강 인공섬이 고철로 변했다는 얘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원순
    = 전임 시장님때부터 돼왔던 일을 제가 어떻게... 이미 만든 건 활용할 수 밖에 없는데. 여러가지 계약상 잘못 때문에 서울시와 시민들의 부담이 많아졌죠. 그걸 어떻게 하면 최소화하고, 빨리 완공해서 운영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사실 여기 들인 비용이라면 한강에 다른 문화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잘못하면

    서울시가 천억대이상의 손실을 보게 됐으니까.. 그래서 저는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도 이 자리에 모셔서 숙의라는 시간을 갖습니다. 두 시간동안 찬반 양론으로 제 앞에서 토론을 하십니다. 저도 늘 옳은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얘기를 많이 듣는 게 중요하죠.

    ▶ 김미화
    = 대변인이 참 잘하시네요. 나쁜 기사가 나와도 보여드리고요. 저도 뉴타운 사업한다는 동네를 돌아봤는데, 동네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더라고요.

    ▶ 박원순
    = 그런 곳이 서울시에 수백군데가 있거든요. 뉴타운 사업이 되면 새로 짓고 수정하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니까 황폐화되는 거죠. 지금까지는 대기업이나 큰 건설회사가 들어와서 막 짓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은 쫓겨나 도시 빈민을 양산하게 되죠. 이런 분들은 쪽방촌, 고시원 더 가면 노숙자가 되는거죠. 이른바 준주거라고 하는데 이렇게 사시시는 분들이 40만 명으로 추정하거든요.

    이 경우에는 지금과 같이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정말문제다. 그렇지만 진척이 많이 돼서 주민끼리 조합이 구성돼고 이미 진행된 곳은 빨리 지원하고요. 그러나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곳은 자유롭게 다시 하도록 하고요. 너무 큰 구역일 때는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곳은 빼드리는 거예요. 또 주민들 갈등이 너무 심각하면 갈등 조정반을 투입해서 대화를 해결하도록 합니다. 너무 힘든 동네라면 가스시설, 도로, 놀이터를 서울시가 지어주는 대안적 개발도 해드리고요. 정말 서울시 공무원들이 주거 재생권을 위해 밤새 일하고 있습니다. 아수라장 같은 부분을 교통정리 해가야 하니까요.

    ▶ 김미화
    = 무상보육 예산 문제가 화두잖아요.

    ▶ 박원순
    = 그건 중앙정부와 국회가 저지른 일입니다. 저희는 예산을 세워서 국공립 보육시설을 동마다 2개씩 설치하겠다고 해서 잘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예산계획이 다 된 마당에 어느 날 갑자기 국회와 중앙정부가 0-2세까지 무상보육 지원하겠다고 했어요. 중앙정부 예산 만 갖고 하면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런데 지방정부가 5:5로 대라, 서울은 좀 나은 편이니까 2:8을 대라는 거예요. 제일 부자구라고 하는 서초구와 강남구가 제일 먼저 펑크가 난 거예요. 이거야말로 심사숙고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전에 충분히 숙의 과정과 예산의 합당한 뒷받침을 거친 후에 진행 되야하는데. 이 무상보육이야 말로 포퓰리즘이었다.

    ▶ 김미화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박원순
    = 중앙정부가 돈을 내놔야죠. 지방정부는 예산이 굉장히 제한돼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잘되려면 예산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세제는 중앙정부가 다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요.

    ▶ 김미화
    = 중앙정부는 어디서 줄여서 무상보육을 지원해야 할까요?

    ▶ 박원순
    = 중앙정부와 국회는 권한이 많죠. 새로운 세목을 만들거나 전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 아니 4대강 사업 예산을 여기에 얼마든지 투입 할 수 있죠.

    ▶ 남준봉
    = 시장이 결국 결정권자인데요, 거기에 원칙이 있다면?

    ▶ 박원순
    = 저기 서울광장 파일이 있습니다. 제가 10월26일 취임해서 바로 겨울이 왔잖아요. 스케이트 공사를 하는데, 일부 시민들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야지 왜 스케이트 공사를 하느냐. 그래서 제가 회의를 소집했어요. 그랬더니 이미 5년차 계약됐고 작년이 마지막 해였어요. 이미 20-30만 명이 이용해요. 아이들이 좋아해요. 그리고 서울시 한 가운데 스케이트장이 명물이기도 하잖아요. 그럼 공사 기간을 최소화 할 수 없나 해서 제가 보름정도 줄였고요. 그럼 금년에 과연 이 공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회의를 최근에 했습니다.

    그리고 또 봄이 오는데 잔디를 계속 깔아야하나. 그 돈이 많이 드니까 시멘트를 깔아 달래요. 제가 관계자를 불러 다 회의를 했죠. 일년에 1억6천이면 잔디를 깔더라고요. 우중충한 겨울에서 봄이 오는데 파란잔디밭이 있으면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이 될까요.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시장 노릇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 어느 분이든 저와 여행스케치에게 시장하라고 하지 마십시오. (웃음)

    ▶ 조병준
    = 말씀 들어보니 모든 결정의 원칙이 시민의 마음인 것 같아요.

    ▶ 김미화
    = 여행스케치가 질문을 드리면 짧게 대답을 해주세요.

    ▶ 남준봉
    = 트위터에서 깜장고무신께서 주신 질문인데요. 요즘 읽는 책은?

    ▶ 박원순
    = 제가 시장되면서 예스24에서 시민들에게 박 시장이 읽으면 좋을 책 50권을 권해줬어요. 최근에 읽은 책은 <어댑테이션>이에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어떻게 기업이 생존을 이어가는지에 대한 책인데, 사실 행정도 마찬가지 잖아요. 서울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해가야하거든요. 시민들의 이익과 서울시 미래를 위해서요.

    ▶ 조병준
    = 트윗에 오타가 많아요. 왜 이렇게 많으신지.

    ▶ 박원순
    = 제가 보통 자기 직전에 트윗을 해요. 굉장히 피곤하고 눈도 침침하고요. 자기 전이라 졸리면 쓰니까. 말을 못 알아듣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죠?

    ▶ 김미화
    = 보통 높으신 분들은 대변인분들이 트윗을 해주는데 박 시장님은 본인이 하시죠.

    ▶ 박원순
    = 대변인은 대변인의 트윗이 있죠. 예컨데 서울시에서 꼭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제가 알티를 하긴 하죠. 제 트윗은 제가 써야죠.

    ▶ 남준봉
    = 트윗 박정균 님이 이발소 아니면 미장원?

    ▶ 박원순
    = 최근에는 누가 와서 집에서 해주세요. 어제 했습니다.

    ▶ 김미화
    = 숱이 좀 느신 것 같아요.

    ▶ 박원순
    = 자세히 보세요. 여러 가지로 작업을 하죠.(웃음) 요새는 그런 방법이 많잖아요. 아침에 그렇게 하고 나옵니다. 처음에는 대충 살지 했는데 비서와 여러 사람들이 그건 시민에 대한 예의다 라고 해서 설득당했습니다.

    ▶ 조병준
    = 드림오브마리 님의 질문, 월급 얼마 받으시는지?

    ▶ 박원순
    = 7-8백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민주당 가입했더니 1백만원 내라고 하고. 집에 갖다 주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아요. 또 제게 빚이 좀 있어요.(웃음)

    ▶ 남준봉
    = 노래하는 건 좋아하세요?

    ▶ 박원순
    = 너무 옛날 노래라 좀 창피해요.

    ▶ 김미화
    = 요즘 노래는 따라하시기 어려우실 것 같아요.

    ▶ 박원순
    = 그럴 시간이 없어요. 노래방은 옛날에 가면 딴 사람들은 너무 신나게 잘 부르는 거 보면, 나도 꼭 하나 배워가야지 하는데 잘 안 되요.

    ▶ 김미화
    = 나꼼수와 할 때 노래하셨어요.

    ▶ 박원순
    = 가버린 사랑...

    ▶ 김미화
    = 그럼 한 소절?

    ▶ 박원순
    = 반주하시면 제가 잘 못해요.

    ▶ 남준봉
    = 먼저 나가시면 쫓아갑니다.

    ▶ 박원순
    = 큰일났네..(노래)

    ▶ 남준봉
    = 제 점수는요, 시장님하시길 잘하셨네요.(웃음)

    ▶ 박원순
    = 다음엔 개인 교습으로 가르쳐주세요.(웃음)

    ▶ 김미화
    = 트위터를 함께 하시며 소통하시는 시장님이라 글을 올리는 많은 분들이 내가 시장님께 보낸 트윗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하실텐데요. 그런 적이 있나요?

    ▶ 박원순
    = 저기 "원순 씨에게 바랍니다" 라는 박스가 있어요. 기본적으로 트윗에 오는 글이 하루에도 천여건이에요. 운이 좋으시면 제가 막 대답하게 되는데, 그래봤자 몇 십개 안 되잖아요. 나머지는 각 부서 보내서 트윗에 오는 모든 견해에 답을 합니다. 단순한, 때로는 욕도 있고 그런 것은 빼고 의미 있는 제안은 민원 처리합니다. 그것을 제가 차곡차곡 모아두죠.

    ▶ 남준봉
    = 최근 비 많이 온 날, 트윗을 통해 방재에 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물난리는 걱정인데요. 앞으로 점검이나 대책을 세우셨는지?

    ▶ 박원순
    = 하도 걱정이 되서 일본에 가서도 이걸 확인하고 홍콩에서도 일부로 시간을 내서 산재방지를 어떻게 하는지 제가 가서 봤어요. 이게 하루 아침에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요. 그래서 제가 지금 굉장히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게릴라 호우 등 이상기후들이 많잖아요. 그럴 때는 사실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럴 때는 대심로를 뚫어서 한강으로 물을 빼내야 하는데 그게 보통 몇 천억씩 들어가요. 그래서 늘 침수지역인 신월동을 그렇게 하라고 했고요. 나머지 광화문이나 그런 곳은 돈이 많이 안 들어가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협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차수막이라고 해서 그런 방법을 이용하는 것도 좋고요. 사전 예방이 무척 중요해요. 제가 방재거버넌스라고 말하는데요, 서울시 뿐만 아니라 서울 시민들도 잘 해야 하거든요. 시민들이 빨리빨리 재난이 났다고 알려준다면 예방할 수 있는 게 많죠.

    ▶ 조병준
    = 천사가 나타나서 대통령을 시켜준다고 하면, 대통령이 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 박원순
    = 지금은 말이 안되죠. 저는 서울시민들에게 약속을 했잖아요. 사실 임기 얼마나 안 남았어요. 2여년 남았는데 그 시간동안 정말 열심히 해야죠.

    ▶ 조병준
    = 이 다음에라도?

    ▶ 박원순
    = 잘할 수 있다는 걸 저도 확신하고 시민들도 믿어주셨을 때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고민할 필요가 없고요. 지금 열심히 해야죠.

    ▶ 김미화
    = 서울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니까 그 모습이 좋더라고요. 내일부터 라이브 서울이라고 해서 여기 위에 카메라가 있는데, 라이브 서울이 뭔가요?

    ▶ 박원순
    = 저는 사실 서울 시민들이 시장이, 서울시 공무원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 어떤 청책을 어떤 과정으로 하고 있는지를 시민들이 많이 아실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설익은 상태로 발표하게 되거나 프라이버시에 관계된 것은 안 되죠. 제가 하는 것들을 24시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니꺼 공무원들이 기겁해요.그래서 그렇게는 안하고, 필요한 것, 중요한 것만 하자고 해서 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 마지막으로 서울 시민을 위해 어떻게 일하겠다고 한 말씀 해주세요.

    ▶ 박원순
    =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 업무가 너무나 방대하고 막대 하잖아요. 그래서 하루 아침에 효과가 안 날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 역량을 다해서 모든 공무원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순정만은 알아주시고요.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의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고 싶지만,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 김미화
    = 큰 박수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시장님. 여행스케치가 시장님과 청취자분들깨 노래 선물 하나 해주시면서 마무리하죠.

    ▶ 남준봉
    = 처음 듣는데요, 정말 느낌이 좋으신 것 같아요. <왠지 느낌이="" 좋아=""> 하겠습니다.

    ▶ 김미화
    = 시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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