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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마을이 표적지?' 못 믿을 軍

    강원 양구 사격장 안정평가 사격서 포탄 마을까지 떨어져

     

    강원 양구지역의 주민들이 전쟁터 속에서 수십년을 살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양구군은 11일 오전 9시 방산면 고방산리 사격장에서 제21사 보병사단 169포병대대와 국방기술품질원, 포탄 제조회사, 주민 등 민관군 합동으로 안전성 평가 사격을 실시했다.

    이날 사격은 지난 4월 마을 주변에서 포탄 파편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주민 등이 동일한 진지에서 같은 방식으로 포 사격을 재연해 달라고 요청해 이뤄졌다.

    이날 발사한 포탄 10여발 가운데 7~8번째 포탄이 오발 사고를 일으키면서 사격장 주변의 팔랑리 민가 비닐하우스 인근에 지름 10㎝, 두께 2㎝ 크기의 155㎜ 포탄 파편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격 교범과 전문기관의 연구 보고서에는 155mm의 포탄 파편이 날아갈 수 있는 지점은 최고 550~600m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오늘 사격에서는 1.6km지점의 농가 비닐하우스에 떨어졌다.

    이날 파편이 떨어진 지점에는 3~5가구가 살고 있으며 80~100여명의 농민들이 새벽5시부터 저녁까지 농사를 짓기 위해 수시로 모이기도 하는 곳이다. 이날 파편을 최초로 발견한 이명준(58)씨는 "비닐하우스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들려 주변을 보니 파편이 수도관을 3~5cm를 뚫고 박혀 있었다"며 "파편이 떨어진 지점과 일하고 있던 곳은 불과 5m도 안되는 곳이어서 죽을 뻔했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팔랑리에서는 모 군부대의 155mm 포탄 사격훈련이 있었던 지난 4월 13~14일 포사격장 탄착점에서 1.1~1.8㎞정도 떨어진 도로와 농경지에서 포탄 파편 5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당시에도 주민들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파편이 날아 들었다.

    하지만 당시 군 관계자는 포탄 파편에 대해서 파편이 날아갈 수 있는 거리는 600m가 채 되지 않는다며 책임을 강력하게 부인했었다.

    이날 실시된 사격 결과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황 21사단 정훈참모는 "교범과 전문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폭탄물 파편이 600m이상을 날아갈 수 없게 만들어졌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런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팔랑리 주민들은 이번 사격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 측에 사격장 이전을 전면 검토해 줄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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