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부품이 수입차에 속속 장착되면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국내 업체에게만 제품을 공급했던 국내 부품업체들이 지금은 자체 개발한 부품을 경쟁적으로 해외에서 팔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수출실적은 지난 2009년 5억5000만 달러, 2010년 11억7000만 달러, 2011년 18억2000만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출 초기단계에서는 중국 현지법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벤츠,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BMW, GM 등 수입완성차에 대한 수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도 GM과 크라이슬러에 중앙통합스위치(ICS)와 LED리어램프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었다.
수출 계약 금액은 총 10억 7000만 달러로 지난 2010년이나 작년 한해 전체보다 3배정도 많다.
지난해에는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에서 헤드램프, 스바루 자동차에서 리어램프 등 총 2억3300만 달러 어치의 부품을 수주하면서 일본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LED헤드램프는 국내차에서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에 먼저 수출한 경우다.
수입 고급차에서만 선보이던 첨단장치에 대한 개발도 활발하다.
도로상황과 날씨 등 주행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조명 각도와 조도를 조절해 주는 어댑티브 헤드램프(AFLS)를 개발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K9에 장착했다.
AFLS는 벤츠, BMW 등 유럽 고급형 차량에만 적용되고 있다.
한라그룹의 만도는 지난 2009년부터 유럽.미국 브랜드에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해 그 규모를 키우고 있다.
만도는 PSA푸조시트로엥 그룹, BMW, 폭스바겐 등에 브레이크를 납품하고 있으며, GM에는 첨단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시스템(R-EPS)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닛산과 서스펜션 등 현가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국내 타이어 업체들도 수입 명차의 '발'이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독일 명차 브랜드인 아우디, BMW에 이어 벤츠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벤츠의 A클래스에 15인치 타이어를 공급하고 이어 B클래스에도 장착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벤츠,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GM, 포드 등에 납품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유럽지역 매출은 2007년 대비 50%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부품업체들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지적도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제어 장치(ECU), 주문형 반도체 등 전자장치 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은 과도하게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인 구조로 이뤄졌다"며 "부품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지원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