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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뇌물 진상조사위원회는 12일 공천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이 지역구 공천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기 위해 지역구 공천신청을 철회한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위는 이날 2차 회의에서 공천실무를 총괄했던 이동주 전 기조국장을 불러 비례대표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당초 부산 중·동구에 지역구 공천 신청을 한 현 의원이 공천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인 3월 8일 공천 신청을 포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서는 지역구 공천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수 개월 동안 공천을 위해 선거운동을 벌였던 현 의원이 공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스스로 공천 신청을 포기한 것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
현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 신청 기간 첫날인 8일 지역구 공천을 포기하고 바로 당일 비례대표 공천 신청서를 당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위는 확인했다.
현 의원이 공천심사위원회 내부 누군가로부터 지역구 공천 결과를 미리 전해 들은 뒤 공천 신청을 포기하고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미리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될 수 있다.
현재 공천뇌물 전달책 혐의를 받고 있는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공천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지역구 공천 포기를 둘러싼 이같은 의혹은 더욱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시 각 지역에서 지역구 공천을 위한 컷오프 여론조사가 실시되면서 공천여부와 관련해 어느정도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현 의원이 이를 전해 들은 것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시 중·동구에는 현 의원을 비롯해 군소후보가 난립하면서 컷오프 여론조사에서 공천을 받은 정의화 의원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 추천 몫으로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조성환 경기대 교수는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포기하고 비례대표를 신청한 사람이 60여명으로 현 의원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이한성 의원은 "오늘은 이 국장으로부터 전반적인 공천프로세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지역구 공천 포기와 비례대표 신청 과정에 대해서는 현 의원을 불러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이와함께 이날 이 전 국장을 상대로 비례대표 공천심사 관련 서류의 보관 여부를 조사했지만 이미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전 국장이 비례대표 공천을 위한 공천심사위원회 기획소위에 업무지원을 했는지 여부도 조사했지만 이 전 국장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BestNocut_R]
조사위는 13일에는 현 의원을 직접 불러 드러난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다음날에는 현 전 의원을 불러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두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이 서로 맞지 않을 경우 대질 심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조사위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