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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를 위해 추진해왔던 독도 방파제와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4년만에 정부의 입장이 180도 바뀌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독도는 영토로도 지켜져야 하지만, 친환경적으로도 지켜져야 한다"며 "친환경적으로 지키려면 인공시설물을 건설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방파제와 해양과학기지 등 새로운 시설물을 추가로 짓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와 정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인해 건설하던 것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원래 건설하도록 정해진 것도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독도를 국제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격랑속으로 빠져들자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독도에 대한 실효지배 강화 조치를 추진 4년만에 중단하기로 하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7월 일본이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발표하자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총리실에 독도영토관리대책단을 만들어, 독도 경비대 헬기장 보강사업, 독도경비대 레이다 교체 사업 등 여러 대책들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외교부 당국자는 "방파제와 해양과학기지 건설 작업은 총리실 독도영토관리대책단에서 추진해온 28개 사업 중 하나"라며 "추진사업 변경을 위해서는 총리실 대책단에서 (변경을)결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청와대로부터 아직 이 부분(독도 방파제·과학기지 건설 중단)에 대한 얘기를 들은 바가 없고, 사실인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청와대와 사전에 의견조정이 안됐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중단하기로 한 독도 해양과학기지는 현재 전남 여수 율촌 단지에서 연면적 2,700㎡에 이르는 구조물 설치 작업이 한창이며 올해말 완공 예정이다. 건설이 중단될 경우 총 예산도 430억원도 고스란히 날아가게 된다.
더욱이, 지난 2010년 7월 국토해양부로부터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구축사업''을 위한 검토 요청을 받은 문화재청의 심의기구인 문화재위원회는 한 달 뒤, "이 사업은 독도의 자연환경과 경관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으므로 신청한대로 추진하라"고 국토부에 통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독도 북북서쪽 1㎞ 해상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 문화재 보호법상 현상변경 승인 대상은 아니지만,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중요성을 감안해 문화재위원회에 검토 요청을 했지만, 문화재위원회는 과학기지 설치가 독도의 환경보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BestNocut_R]총 3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길이 265m의 ''독도 방파제''도 실시설계가 올해 말에 끝난다. 이미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방파제 건설 기본설계가 끝나기 석달 전인 지난해 9월과 실시설계가 시작된 뒤 한 달 뒤인 지난 2월 문화재위원회에 2차례 자문을 구했고, 위원회는 바닷속 인공구조물을 친환경적으로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결국, 청와대가 독도 정책에 대한 최고 결정기구인 총리실 독도영토관리대책단 회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더 이상의 실효적 지배를 위한 사업들은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밝히면서 정부내에서 조차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독도영토관리 대책단은 총리실과 외교부, 국토부, 교육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독도 정책을 종합적으로 협의, 조정하는 범 정부기구인데, 최근 독도영토관리 대책단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